제 인생에 한나라당을 찍을 일이 있을까 했습니다. 사실 이번 선거도 얼마 전까지 기권할 생각이었습니다. 단일화 직후엔 탐탁찮지만 투표 해야지에서 일주일마다 심경이 변하더니 엊그제 유시민의 토악질 나는 개소리를 듣고 나니 한나라당을 찍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사실 생각해보면 (이미 나온 글이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만큼 한나라당을 찍기에 마음 편한 투표도 없습니다. 이미 의회는 민주당이 점령했겠다, 어차피 3년만 버티면 되겠다. 노빠 세력 제대로 맥일 수 있겠다. 굽신대며 투표하고도 민주당 지지자라고 욕 먹을 일도 없겠다. 등등등

회사에서 투표하라고 수요일에 출근 한 시간 늦춰주던데 다소 미안해지기는 합니다만 뭐 나경원 찍으라는 계시로 알고 찍어야죠 뭐. 그래도 사실 막상 수요일이 되면 어떻게 투표하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을 찍지 못하는 마음이 유전적으로 새겨진 듯 강해서 갈등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일단 지금은 결심을 하니 마음 속의 채증이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후련해요.

그리고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 똑같이 돌려서 약을 올리시던지, 아니면 그냥 못본 척 하세요. 여기 떠나봤자 갈 데도 없으면서 왜들 자꾸 떠나려 하십니까? 인터넷 공간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간 있습니까? 수복? 솔직히 거긴 너무 쎄고, 서울에서 20년 이상 산 저로서는 공감하지 못할 것도 많습니다. 여기밖에 없어요. 가봤자 스카이넷이나 아빠A님 등등의 블로그들인데, 블로그는 한계가 너무 분명해서 활동하기 힘들더군요.

이만한 사이트가 어딨습니까? 논쟁도 아니고 속터지고 교묘하게 비꼬는 모습에 열받는데 참을 수 없으면 차라리 욕이라도 날리고 정지 한 달 정도 먹으면 되잖습니까. 여기 운영자 분들이 그렇게 속좁은 분들도 아니고 최대한 중립적으로 활동하려고 애쓰시는데, 그럴 때 운영자 분들 이용해야죠. ㅎㅎ 

어차피 정서가 달라요. 감수성의 차이라서 이 부분은 설득으로 통할 부분이 아닙니다. 전혀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혼자 열받아서 화 내봐야 그 사람들은 이해를 못해요.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전혀 감정 동요가 없기도 하잖아요? 사실 노빠와 민주당 지지자의 차이는 살아온 환경에서 말미암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지간히 감수성이 좋지 않고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어요. 그래도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적어도 엠팍 따위의 XX들 보다는 훨씬 양반인 사람들 아닙니까. (아, 얼마 전 최강 XX 있었죠. 예외도 있는 법)

물론 일부러 신경을 거슬려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그런 사람에게는 이 사이트의 존재 자체가 신경에 거슬리겠죠. 반박을 할 수 없으니 신경을 거슬르는 소리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적어도 이 사이트에서는 그들이 아무리 신경을 거슬르게 해도 그들은 패배자입니다. 그냥 몽니 부리는 것이에요. <-- 전 이렇게 생각하니 이제 감정의 조절이 가능하더군요.

좀 참고 재미지게 놀아 봅시다. 전 이 사이트에서 자꾸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이 싫습니다. 설사 노빠라 하더라도 이 사이트에서 보고 싶습니다. 적어도 이 사이트라면 엠팍 따위처럼 노빠들이 힘을 발휘할 수 없어요. 이정도 규모에 그런 곳 없어요. 전 이 사이트를 지키고 싶습니다. 흥분해서 홧김에 나가겠다고 말하고 떠나지 마세요. 번복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지 몰라도 제가 싫습니다. 나를 위해서 떠나지 마시고 여기서 노십쇼.

솔직히 저는 인터넷에서 비아냥 거리기도 하고 욕도 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게임입니다. 안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잠도 깨고 흥분되지 않습니까? 그 흥분에 중독된 저에게 욕설과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는 그자체 하나의 자극제입니다. 고작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즐기세요. 자존심따위 하나도 문제 안 됩니다. 현실 세계의 나도 아니도 인터넷 세계의 아바타 따위인데 그게 대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