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글은 원래는 운영회의 게시판에 올리려 한 글이었지만 운영회의 게시판의 조회수가 워낙 저조하고, 또 이 사안이 워낙
 중대하다고 생각되기에 메인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사이트는 현재 몇 몇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봉사에 의해, 그리고 적지 않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임시적인 문을 열었습니다. 탄생한 지 열흘이 채 안된 이 싸이트에 하루 평균 200~300 이상의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하는 것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이고, 또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가 잉태한 이 공론 싸이트를, 세상 속에 제대로 내놓기 위해 밟아 가야할 작업의 로드맵에 대해, 명확한 공유점과 지향점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우리가 현재 터잡은 이 사이버 공간을  단지 임시적으로만 사용하고 컨셉이 완성되면 새로운 싸이트를 설계해서 둥지를 옮길지, 아니면 이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지에 대한 합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벤치마킹할 모델을 외부에서 찾아야 할지,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어디서 할지도, 예를 들어 스켑렙의 구조를 여기다 그대로 가져올지, 아니면 새로운 토론 모델 자체를 자체적으로 우리가 설계할지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이 공감할 만한 합의에 아직 이르지 못했습니다. 다시말해,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이 문제는 회원들 각자의 의식 속에 아직 분명하게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우리가 처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어찌보면 우리 싸이트의 운명이 걸려 있는,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여기에 대해 몇 가지 점을 우선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싸이트가 가야할 길에 대하여, 두 가지 주장을 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버려야 할 고정 관념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싸이트가 지향해야 할 청사진에 관한 것입니다.


 1. 우리가 벤치 마킹해야 할 사이트는 스켑렙이 아니다.


 아직까지 적지 않은 분들이, 운영자의 문제를 차치한다면 스켑렙이 그 자체로 좋은 구조로 되어 있고, 따라서 운영자의 전횡을 막을 제도적인 수단만 갖추면 나머지는 스켑렙의 방식대로 가도 무방하다..아니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스켑렙이 나름대로 장점을 많이 가진,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굴러온 토론 싸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머리만 바꾸고,(혹은 제재 방식만 바꾸고) 스켑렙의 구조를 고스란히 가져오는 식으로 우리 싸이트를 설계한다면, 그 싸이트에는 그리 밝은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그것은 첫째, 스켑렙이 지향하는 토론장의 이념과 우리가 지향하는 토론장의 이념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고, 둘째, 기술적인 이유에서 스켑렙이 가진 구조가 지속적이고 유기적이고 활발한 의사 소통의 흐름을 온전히 담아 내기에는 매우 경직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는 바와 같이, 스켑렙은 말님 일인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는 특히 운영자 1인의 판단에 의해 많은 부분 싸이트의 지향성이 규정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스켑렙은 운영과 제재, 그리고 의사소통의 방식에 의해 어떤 명확하게 합의된 규칙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큰 단점은, 스켑렙에서는 운영자의 정치적인 지향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담론 생태계적인(?) 환경이 조성된 나머지,  너무나도 많은 글들이 각자의 폐쇄적인 진영 논리 속에서만 생산되어,  그 결과 상대방의 견해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에서 평가해 보려고 하지 않고, 결국 상대방의 주장을 흠집내는 데에만 골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해  그 사안을 그 구체적인 사실의 면과 관점의 포괄성의 측면에서 객관적, 합리적으로 따지려 하지 않고,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에 끼어 맞추기만 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결국 소통이란 극도로 경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앞세우는 토론은 감정적인 상대방 공격으로 이어지기 쉽고, 결국은 소득이나 성과 없이 시간만 낭비한 말싸움이 되버리기 십상일 것입니다. 저는 그러므로 스켑렙이 내세우는 좌우의 기계적인 균형, 즉 각자의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적인 입장, 논리 겨룸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  포괄적이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산적이고 유기적인 의사소통의 흐름을 시스템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우리 공론장이 근본적으로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 이 정도만 말씀 드리고 넘어 가겠습니다. 

 둘째 이유는 말씀드리는 바처럼 기술적인 문제인데요,  저는 스켑렙이 가진 메뉴 구조가 유기적인 의사 소통의 흐름을 담아내는데 그리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켑렙 메뉴는 태그나 검색어 기능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게시판이 분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분야에 대해 어떤 토론이 오고 갔는지를 개괄해 보기가 힘듭니다. 또한 독자가 일일히 읽지 않으면 본문과 댓글들의 연결 고리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하기도 어렵고, 기고문이나 댓글들에 대한 독자의 평가 시스템, 논의의 배경이 되는 정보의 제공이 부족합니다. 특히 토론이 일방의 감정적이고 악의적인 코멘트로 인해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클 경우에 적재적소에 개입을 하여 흐름을 잡아줄 운영진(사회자팀)의 역할 또한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2.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므로 저는 스켑렙이 운영자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가 담아내고자 하는 공론장의 이념을 제대로 구현하기엔 부족한 모델이기 때문에, 과감히 스켑렙을 벤치 마킹 해야 된다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 스스로 독자적이고 자생적인 토론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과, 둘째, 벤치 마킹할 다른 모델을 찾는 것입니다.

 저는 우선 우리가 스켑렙에 대한 고정 관념-즉, 스켑렙은 토론장으로써는 그 자체로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좋은 구조다-을 떨쳐 버려야 한다는 이유에서, 먼저 스켑렙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벤치마킹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제가 초기 단계에서 몇 번 소개해 드린바 있는, 독일의 인터넷 공론장 '사회인'입니다. 영은님의 도움 덕분에 드디어 구글 번역 사이트를 돌려서 여러분들께 이 사이트를 제대로 소개시켜 드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을 클릭해 주십시오. 

http://translate.google.co.kr/translate?u=http%3A%2F%2Fdiegesellschafter.de%2Fdiskussion%2Fforum%2Fthread.php%3Ffid%3D11%26nid%3D24359&sl=de&tl=ko&hl=ko&ie=UTF-8

 이 사이트의 기술적인 장점은 무엇보다 인터페이스가 깔끔해서 독자들이 읽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주제에 따른 글타래들-즉 특정한 주제에 따른 의사소통의 흐름-을 일목 요연하게 개괄할 수 있는 트리식 정렬 구조에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상단 오른쪽 부분에 보시면 '디스플레이' 항목이 있고, 그 오른쪽을 보시면 각각 오름차순/내림차순/나뭇 가지 구조상으로 현 테마의 쓰레드를 입체적으로 바꾸어 가면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한번 바꿔 보시지요..)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특정 주제에 대한 쓰레드의 연결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해줍니다. 또한 이것은 과거에 작성된 쓰레드를 볼 경우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내용상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우선 토론 윤리에 기반한 토론 규칙이 있고, 그 토론 규칙에 따라 인신 공격등 실제의 토론 진행을 방해하는 감정적인 언사들을 걸러내는 제재팀과, 토론을 제재의 방법이 아닌 고무와 정보 제공의 방법으로 더욱 더 북돋아 주는 '사회자팀'이 있어서, 이 두 운영팀의 상호 협력에 의해 '토론 윤리적인 환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설계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감정적인 언사를 주고 받는 과열된 토론을 즐기시는 관전자들도 물론 계시지만, 그와는 달리 눈살을 찌푸리고,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상호 비방하는 모습을 볼성 사납게 보는 분들 역시 많습니다. 제재팀과 사회자팀은 바로 이 두 부류의 관전자의 입장에서, 토론자들에게 적절한 주의, 조언, 고무 등을 함으로써 토론자 상호간, 혹은 토론자와 관전자간의 지적, 감정적, 소통적인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3.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벤치마킹 모델을 거기서 찾을 것인가?

 
 자문 결과, 물론 추후에 구체적으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겠지만,  독일 토론 사이트 '사회인'과 비슷한 메뉴 구조를 만드는 것은 현 단계에서 재정적,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가능할 것이라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가 그 사이트를 단순 모방해서 만들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사이트를 새로운 대안으로 하여,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컨셉과 비젼에 맞는 토론의 구조를 한 번 공동으로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이 사이트는 제가 앞에서 서술했다시피, 제가 보기에는 기술적, 시스템적으로 스켑렙보다 훨씬 진보된 구조와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사이트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우리 자신의 모델을 모색하고 설계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선입관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주춧돌로 삼아, 근본적으로 새로운 우리 자신의 청사진을 공동으로 그려 보자는 것, 이것이 제가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바램이자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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