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님께서 "통합신당이 추진됨으로써 나올수 있는 부작용이 뭐죠?" (http://theacro.com/zbxe/free/458653) 란 글을 쓰셨습니다. 그 내용을 조금만 긁어오면,
""만일 박원순이 당선 된다면  민주당 혼자만으로는 힘들기에  분명이 통합신당 얘기가 나올겁니다.  물론 저도 민주당을 오래동안 지지했고 영남좌파들에게 배신당했던 기억도 있고 해서  또 다시 당하는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전혀 없는건 아닐겁니다.  그래서 여기에 계신 구민주당 지지자분들이  박원순이 당선되는걸 우려하는거 같으신데요.(.....)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가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길려면   호남 민주당만으로는 힘든거 아닌가요? 그러면 어쩔수없이  민주당 포함 통합신당이 나올수밖에 없는건  역사적인 당연한 순리가  아닐지요..(......) 근데 여기 아크로에서  무조건  박원순과 그 지지세력들을 무조건 배척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걸로 아는데..그들 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진다고  무너질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보기에는 안철수도 있고  이미 젊은층들은 많이들 그쪽에 혹하고 있는 양상인데...  무조건  이들을 배척하는게 좋은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럼  이렇게 그들세력을 무조건 배척하시는분들은     무슨 대안이라도 있으신건가요? 냥 미워죽겠으니  내가 망하더라도  그들이 잘되는 꼴은 못보겠다는 심보에서 나오는건지..(......)""


이런 쓰레기같은 조롱글을 보니까 부동층으로 변신한 제 마음이 다 흔들릴 지경입니다. 왜 이런 조롱글이나 싸재끼는지 그 대가리를 열어서 확인해보고 싶지만 열어봤자 구정물만 있을테니까 참도록 하죠.

1. 구민주당 지지자들?
구민주당이라 함은, 예전에 새천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당되었을 당시의 민주당을 말씀하시는 것이겠죠? 새천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그 후 구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노무현 탄핵 이후 적극적으로 구민주당을 지지한 사람들은 이곳에 많지 않을 겁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당시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최고 권력자로서 굳이 분당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대통령이 내리겠다면 성공하기를 바래야하지 않을까하는 것이 그 당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집권 초기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대통령이 판을 자기 의지대로 짜고자 하고, 그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면 대통령 중심제 국가를 채택한 우리나라, 우리나라 국민들로서는 그걸 감수해야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 소극적 수수방관의 태도에서, 열린우리당에 적극적으로 표를 던지게 된 계기는 물론 탄핵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탄핵이라는 것 자체도 헌법에 규정된 민주적 절차의 하나이고, 그 자체가 무슨 반민주적 폭거, 헌정 중단에 해당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충격이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개인의 인격에 대해 마치 조선시대 왕, 임금처럼 저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반민주정당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한나라당과 구민주당이 손을 잡고, 구민주당이 만든 노무현을 탄핵시켰다는 사실은 열린우리당을 찍는 가장 큰 계기였죠.

이런 저의 태도를 놓고 노빠근성이네 뭐네 하실 분도 계실테지만, 사실 저게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양태였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의석 분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죠. 여기 아크로라고 뭐가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구 민주당 지지자 운운하면서 개소리 하지 마시길...


2. 호남 민주당?
아직도 저런 호남 타령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금 민주당의 의석 분포와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의 분포를 보시길 바랍니다. 이게 무슨 호남 민주당입니까? 당 대표도 손학규입니다. 아, 최고위원에 호남출신이 많다고요? 그건 인정합니다. 민주당이 호남을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근데 묻고 싶은 것이, 그래서 어쩔거냐는 겁니다. 표를 호남에서 제일 '안정적'으로 '많이' 주는데, 지도부 구성상 호남 출신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죠. 표를 주지도 않는 다른 지역 출신 사람들에게 지도부를 몰아줘야 할까요?

전 세계 모든 정당 가운데, 집권이 가능하거나 사회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당은 모두 '지역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지기반은 지역기반, 계급(계층), 취향(ex. 환경운동-녹색당, 물론 계급적 성격도 상당히 가미됨)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는 지역기반 이외에 다른 것의 발달이 미미한 편이죠. 게다가 호남이라는 지역기반과 서민계층, 저소득계층, 저개발지역의 주민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호남과 서민이 된 것입니다. 여기에 수도권의 전통적인 민주개혁지지세력들이 결합한 것이 바로 민주당의 지지기반입니다.

최근에는 말 그대로 '지역색'이 각 지역마다 약화되면서, 충청권의 민주당의 지지세가 확산됐고, 특히 충북같은 경우는 민주당이 싹쓸이했습니다. 이러면 민주당은 충북당입니까? 충북에 호남출신들이 갑자기 폭증했나요?

호남 민주당같은 개소리하면서 수도권에 사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엿 먹이고 호남 사람들도 엿 먹이는 개짓거리 하지 마시길.


3. 박원순, 안철수 지지세력이 무너질까? 대안은 있나?
이거 뭐 협박입니까? 그렇게 자신만만하면 박원순, 안철수 따로 제3정당 만들어서 집권하는 것이 좋겠네요. 대안? 왜 정당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강조하는지 짧게 말해드리죠. 박원순, 안철수가 정치 안하게 되면 그쪽 세력은 무슨 대안을 어떤 시스템 하에서 만들 수 있습니까? 박원순 이후의 시민운동가 중에 박원순에 비견되는 인물이 있나요? 안철수 이후 IT업계에서 안철수만큼의 지명도나 신선도 있는 인물 있나요? 없다면 어떻게 발굴하시겠습니까?

왜 정당이냐, 왜 정당이 중요하냐는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대안타령하는 것 보니까 아주 머리가 안좋으신 분 같습니다. 바로 정당이라는 조직이 그 대안을 만들어내는 기구, 시스템입니다. 오바마, 클린턴, 블레어 등이 어떻게 나타났죠? 노무현은요? 왜 민주개혁진영의 정당이 허약해진 이후 제대로 된 리더쉽이 창출되지 못할까요? 왜 지도자가 안나오죠? 왜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박근혜, 이명박, 오세훈(....), 홍준표(?), 나경원 등이 계속해서 출몰하는데, 열린우리당 이후에 민주개혁진영에서는 제대로 된 리더가 안나올까요? 이유가 뭘까요?

박원순, 안철수, 문재인, 유시민, 문국현...이들 이후에 누구를 어떻게 발굴할 수 있습니까? 당장 2012년 이후, 2017년 이후에 어떤 시스템 하에서 인물을 발굴할텐가요? 정당 말고 그 대안을 발굴, 계발시킬 주체가 있나요?

근시안적으로 당장 2012년 정권교체를 한답시고 외부인물 수혈하면서, 기존 정당, 특히 민주당을 흔들고, 그러면서 나오는 떡고물을 챙기려는 무능한 정치낭인들 중의 한 분이 슬로우님은 아니시길 바랍니다.


4. 박원순, 안철수에 혹한 젊은세력?
저도 젊은 세력에 속하는데요, 개소리마시고요. 제 주변의 잘나가고 똑똑한 젊은 세대들은 일단 이번 선거에 별로 관심도 없고, 제3세력 어쩌고 하는 소리에도 관심 없습니다. 한마디로 제 앞가림 못하는 종자들이 궁물 떨어지는 것 핥아 먹으려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거나,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돌아가는 줄 모르는 철부지들이나 트위터, 페북, 각종 인터넷 게시판 붙잡고 자위질 하는 꼴이 지금의 님이 말하는 젊은세력의 실체죠. 이들이 이번에 박원순, 안철수에 집단적인 지지를 보내서 그들이 당선될 수 있죠. 근데 그 지지세의 안정성, 지속성을 보장할 아무런 수단이 없죠. 말 그대로 떴다방입니다. 마치 투기자본같다고나 할까요. 있을 때는 좋은데, 갑자기 어느순간 사라집니다. 무슨 정치세력이 이런 지지세력을 지지기반으로 해서 책임정치를 구현합니까?


5. 역사적인 순리
저도 대통합은 순리라고 봅니다. 다만 대 전제는 민주당이 강한 상태에서, 민주당 주도의 통합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 대통합의 명분인데, 그나마 제대로 된 정당인 민주당, 집권경험과 수많은 전문가 인적자원, 인적 네트워크, 지역조직을 갖춘 민주당을 약화시킨 후, 그 빈 공간을 침탈하는 지금의 방식에는 회의적입니다. 이런 대통합은 혁신과 통합에 참여한 상당수 지난 참여정부 출신 행정관들, 공기업 감사로 갔다가 이번 정권에서 잘린 사람들, 그밖에 각 지역에서 참여정부 시절 돈 받아서 쓸데없는 활동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은 사람들, 현재 민주당에 공천 받을 능력없는 무능력자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시절 정부로부터 보조금 받아서(명분은 프로젝트 사업비용) 근근히 생활하던 정체불명의 활동가들, 다 무너져버린 진보정당 사람 중에 감투 노리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줍니다. 현재 민주당의 자금과 조직을 고대로 먹고 자기들이 현재 민주당의 수뇌부들의 인적 네트와크, 인적자원을 대체해버리겠다는 것이죠. 이게 가능할까요? 형식적으로는 대체할 수 있지만, 사람이 중요한데, 저 낭인들은 정당 내 조직을 지속적, 안정적, 장기적으로 운영할 능력도 없고, 각 지역, 나아가 국가를 운영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딴 쓰레기들이 문재인, 이해찬 밑에 줄을 잘 섰다는 이유로 대통합정당의 핵심이 되고, "우리"가 그들에게 표를 줘서 집권시켜야 한다?

무슨 나라 망칠 일 있나요? 나라도 망하고, 민주개혁세력이 통째로 무너집니다. 열린우리당이 붕괴되었을 때, 그나마 민주개혁세력을 살린 세력이 지금의 민주당과 그 조직(니들이 말하는 그 늙은 동원당원들이 아니라, 전문가 인적자원과 그 네트워크, 지역조직을 말한다)인데, 이것들을 공짜로 쓰레기 정치 낭인들이 날름 먹는 것이 역사적인 순리라고요?

똑바로 현실을 직시하시길 바랍니다. 저 쓰레기 낭인들에게 가장 좋은 정치적 상황은, 민주당이 붕괴되지는 않을 정도로 허약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밖에서 민주당의 허약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러므로 대통합할 때 민주당도 1/n로 미미하게 참여하라고 심판자처럼 굴면서 지분을 단단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외부 세력이 똘똘하고 비전이 있으면 이딴 것 아무 상관없지만, 말씀드린대로 쟤들은 병.신.새.끼들입니다. 물론 그중에 괜찮은 사람도 섞여있지만, 그딴 식으로 치면 한나라당에도 똘똘한 사람들이 제일 많죠. 이 병.신.새.끼들이 멍청하지만 소명의식이라도 있으면 괜찮은데 이 병.신들은 그 소명의식은 80~90년대에 다 사라졌고 지금은 생활정치한다고 개소리하는 백수 나부랭이들로 전락한 애들이 다수죠.


6. 고약한 심보 아니냐
고약한 심보가 아니라, 민주당 시망만든 후의 대통합이 초래할 암울한 미래가 답답한 겁니다. 물론 저는 박원순, 안철수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세력이(저 둘도 동일한 세력이 아니지만) 확고한, 안정성, 지속성을 갖춘 지지기반이 없기 때문에 초단기 투기자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람계곡님처럼 김영삼의 자식들이 부활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저 투기자본이 중장기적으로 민주개혁세력을 말아먹을 생각을 하니 굉장히 기분히 좋지 않습니다.

고약한 심보는 슬로우같은 정치낭인들 후장 핥는 사람들에게서나 발견되는 것이고요. 고견을 말해줬으니 이제 다시 민주당과 호남을 욕하고 표 내놓으라고 협박하시길 바랍니다. 근데 정말로 수도권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호남 타령하기도 하던데 왜 그러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