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게플님이 인용한 재건축연한 완화에 대한 선대인의 글을 읽어보았는데
그냥 한마디로 말해 '좀 많이 배운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꼭 남의 돈 등쳐먹는 인간만 사기꾼이 아니라
선대인처럼 평소 주장해온 자기 논리를 어떤 목적을 위해 교묘하게 비틀어버리거나
자기 스스로 왜곡하는 것도 사기꾼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라 봅니다.

과거에 재건축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의 아파트가 100% 안팎의 낮은 용적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24평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면 대지지분이 거의 24평이나 되었고,
그래서 용적률을 200%로 올려만 줘도 기존 조합원들이 자기돈 한 푼 안들이고
넓고 깨꿋한 새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500세대 아파트 허물고 1,000세대 아파트를 지을 수 있었으니 
나머지 일반분양분에서도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건설사나 재건축 조합이 아주 환장하고 그 시장에 달려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선대인이 대단한 선구자라도 된 것처럼 걱정해주는 노원구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노원구를 비롯해 이번에 나경원이 재건축완화를 공약한 1985년에서 1991년 사이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용적율이 200% 안팎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선대인 주장처럼 조합원과 시공사, 그리고 투기꾼들이 돈에 환장하고 달려들려면
용적율을 최소한  400% 정도로는 올려줘야 가능합니다.

선대인은 그런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앞으로의 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최소한 2-3억원은 자기부담금으로 쏟아부어야 추진이 가능합니다.
용적율 상승폭도 미미할 것이구요. 게다가 세대수가 늘어나 일반분양을 하는 것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고
잘해야 1대1, 아니면 오히려 세대수가 줄어드는  마이너스 재건축도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재건축은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버는 시장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내돈 들여서 낡고 불편하고 지하주차장 없는 아파트를 최신식 아파트로 바꾸는 것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재건축 연한을 50년으로 하든 아니면 재건축 연한을 완전히 폐지하든 상관없이
철저하게 투자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재건축이 추진되는 것이지
연한에 맞춰 일시적으로 해당 아파트들이 죄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일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제가 선대인을 사기꾼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선대인이 이걸 모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런 주장을 해왔었죠.

앞으로는 주택수요가 꾸준히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은 과거와 같은 투자상품이 절대 될 수 없고
재건축도 높은 용적률 때문에 더이상 메리트 있는 투자상품이 아니어서 제대로 추진되기 힘들다는 주장을
선대인 스스로도 여러 차례 주장을 해왔었습니다.

그러던 자가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재건축연한 완화를 공약하자
그렇게하면 서울시가 온통 재건축 공화국이 되어 난리라도 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을 보니
이건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학자로서의 양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이 야권진영이나 진보언론 진영을 기웃거리며
이 때는 이 말, 저 때는 저 말 하면서 대중을 기만하고 다니니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못받는 것입니다.

향후 주택시장 동향을 감안한다면 선대인 주장처럼 재건축을 못하게 막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외부 자본을 잘 끌여들여서 불편하고 비좁은 기존 주거공간을
큰 불협화음없이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고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