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원순 캠프에서 각종 이슈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정말 아마추어리즘의 극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 역시 선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정치를 제대로 하고 싶으면 일단 기존 정당에 들어가서 몇년은 굴러봐야 된다는 생각도 다시 듭니다.

암튼 박원순이 오늘 방배동 자택을 공개했더군요.
호화 월세 생활 논란에 대한 대응책일텐데 이 부분도 박원순 캠프쪽은
여전히 포인트를 제대로 못잡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당연히 한 때 잘 나가는 변호사였던 박원순 씨가 강남 60평대 아파트 사는 게 죄는 아닙니다.
더구나 그의 해명대로 한 때는 수억원의 전세보증금을 가지고 있다가
지금은 시민운동을 하다가 다 까먹고 1억원 보증금밖에 안남아서 월세로 산다고 한다면
이건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칭찬과 격려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근데요 사람들이 박원순의 강남월세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근본 이유가 저런 금전적 문제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박원순 측의 변명이 사람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는 겁니다.

지금의 박원순을 키운 건 7할이 참여연대라고 봐야 할 겁니다.
본인은 참여연대 손 뗀지가 이미 오래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박원순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그 사람이 그 이름값으로 아름다운재단이나 희망제작소를
운영하게 만든 근본 동인은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라고 봐야죠.

참여연대가 하는 활동 중 주요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서민의 최저복지 보장입니다.
최저생계비보장, 보육이나 교육에 있어서의 저소득층 배려, 서민주거안정 등등
권력이 챙기지 못하는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 확대가 참여연대의 주 사업목표 중 하나죠.

그런데 이런 활동을 앞장서서 해왔고,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와
특정한 지역, 즉 강남권으로의 부의 쏠림 현상을 서민편에서 앞장서서 다투어왔다는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은 이 사회의 권력과 부가 집중되어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넘치도록 몰려있으며,
교육에 있어서는 타 지역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우월적 권리를 누리는 바로 그 강남권에서 
그러한 생활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며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책이 많아서 집이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도 몫돈이 없어서 월세를 산다 운운하는
변명은 대중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이죠. 
 
병역문제도 그렇고, 주택문제도 그렇고, 어제 논란이 된 학력논란도 그렇고
어찌보면 이런 게 되게 찌질하고 한심한 공격으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근데 선거라는 게 늘상 멋있고 품위 있는 사람들만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온갖 찌질해보이는 질문들과 공격들에도 품위있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찌질해보이는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어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박원순 측 사람들이나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니들은 찌질해서 그런 공격이나 하고 있는 거야'라는 시건방짐이 너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런 다수의(?) 찌질한 사람들을 명쾌하게 설득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죠.

박원순이 강남좌파인지는 모르겠으나 박원순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강남좌파들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의 한계가 아직은 딱 여기까지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 서민대중을 너무 찌질한 존재로 깔아뭉개는 그 나쁜 버릇 때문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