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 낙관주의자: 번영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조현욱 옮김, 김영사, 1 1(2010 8)

The rational optimist: how prosperity evolves, Matt Ridley, HarperCollins, 2010

 

 

 

문단 나누기를 원문과는 다르게 했다. 원문에서 나누지 않은 곳에서 나눈 곳은 수도 없이 많고, 원문에서 나눈 곳을 나누지 않는 곳도 꽤 있다. 문단 나누기도 글쓴이의 의도다. 왜 그것을 무시하고 번역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한 문장은 반드시 한 문장으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수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원문의 문체를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연체는 만연체로 번역하고 간결체는 간결체로 번역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에는 한 문장을 한 문장으로 번역해야 한다. 이 번역서에서는 상습적으로 한 문장을 두 문장이나 세 문장으로 쪼개서 번역했다. 문학 작품이 아니라면 문체를 완전히 무시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조현욱(15) : 내 책상 위에는 크기와 형태가 비슷한 인공물이 두 개 놓여 있다.

Ridley(2) : On my desk as I write sit two artefacts of roughly the same size and shape:

l  “as I write”를 빼 먹었다.

 

 

 

조현욱(16) : 주먹도끼를 잡았던 손은 오늘날 마우스를 쥐는 손과 똑같이 생겼었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먹을거리를 찾고, 섹스를 갈망하며, 자손을 돌보고, 지위를 얻기 위해 경쟁하며, 고통을 기피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Ridley(2) : Just as the hand that held the hand axe was the same shape as the hand that holds the mouse, so people always have and always will seek food, desire sex, care for offspring, compete for status and avoid pain just like any other animal.

l  충분히 한 문장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세 문장으로 나누어서 번역했다. 게다가 원문의 “Just as”를 무시했다.

l  원문에 두 번씩이나 나오는 “always”를 빼 먹었다.

l  원문에는 없는 “지금도 그러하며”가 삽입되었다. 이런 군더더기는 굳이 없어도 된다.

l  “just like any other animal”를 엄밀하게 번역하자면 “다른 동물들과 꼭 마찬가지로”다. “다른 동물들처럼”이라는 번역은 “just”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조현욱(16) : 지구상에서 가장 깊숙한 오지로 여행을 간다 해도 당신은 예상할 수 있다. 그곳에서도 여전히 노래, 웃음, 연설, 성적 질투심, 유머감각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 중 어떤 특징도 침팬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Ridley(2) : You can travel to the farthest corner of the earth and still expect to encounter singing, smiling, speech, sexual jealousy and a sense of humour – none of which you would find to be the same in a chimpanzee.

l  the same”을 빼 먹고 번역했다. 침팬지에게서는 인간의 것과 똑같은 형태로는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인데 아예 찾아볼 수 없다는 뜻으로 번역했다. 침팬지 사회에도 성적 질투가 있다. 지위가 높은 수컷은 지위가 낮은 수컷이 암컷과 성교를 하려고 하면 가만 두지 않는다. 다만 침팬지의 성적 질투는 인간과 양상이 다를 뿐이다.

l  “smiling”을 “웃음”으로 번역했는데 “미소”가 더 엄밀한 번역이다.

 

 

 

조현욱(16) : 32,000년 전 프랑스 쇼베 동물에 코뿔소를 그린 사람을 생각해 보자. 만일 만날 수 있다면, 그가 심리적으로 모든 면에서 지금의 우리와 똑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Ridley(2) : If I could meet the man who painted exquisite images of rhinos on the wall of the Chauvet Cave in southern France 32,000 years ago, I have no doubt that I would find him fully human in every psychology way.

l  “exquisite”를 빼 먹었다.

l  “southern”을 빼 먹었다.

l  “fully human in every psychology way”은 심리적으로 모든 면에서 온전한 인간이라는 뜻이지 “심리적으로 모든 면에서 지금의 우리와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수만 년 전의 우리 조상들은 심리적으로 어떤 면에서는 현대인과 다를 수밖에 없다. 리들리는 환경 차이가 심리적 차이는 조금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보는 무지막지한 선천론자는 아니다.

 

 

 

조현욱(17) : 세계의 외관과 유전학과 화학을 바꿔놓았으며, 모든 지상식물 소출의 약 23퍼센트를 스스로의 목적을 위해 차지했다.

Ridley(3) : It has altered the appearance, the genetics and the chemistry of the world and pinched perhaps 23 per cent of the productivity of all land plants for its own purposes.

l  유전학적인 측면과 화학적 측면을 바꿔놓았다는 말이지 유전학과 화학을 바꿔놓았다는 말이 아니다. “유전학과 화학을 바꿔놓았으며”라고 번역하면 적어도 오해할 소지가 있다.

 

 

 

조현욱(17) : 농업, 도시, 상업, 산업, 정보 혁명도 없다.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대공황, 내란, 내전, 냉전, 문화전쟁, 신용 붕괴는 말할 것도 없다.

Ridley(3) : They do not experience agricultural, urban, commercial, industrial and information revolutions, let alone Renaissances, Reformations, Depressions, Demographic Transitions, civil wars, cold wars, culture wars and credit crunches.

l  “Demographic Transitions”는 “내란”이 아니라 출생률과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을 말하며 보통 “인구학적 추이”로 번역한다. http://en.wikipedia.org/wiki/Demographic_transition

l  “credit crunches”를 “신용 붕괴”로 번역했는데 “신용 경색”또는 “신용 위기”가 더 적절하다. 신용 체제가 무너졌다는 뜻은 아니다.

 

 

 

조현욱(17) : 무엇보다,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은 평균 뇌 용량이 나보다 컸지만 이처럼 급속한 문화적 변화를 겪지 않았다.

Ridley(3) : After all, late Neanderthals had on average bigger brains that I do, yet did not experience this headlong cultural change.

l  late Neanderthals”은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후기 네안데르탈인”이다.

 

 

 

조현욱(18) :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가 좋아하는 농담을 보자. 모든 전문직업인은 자신의 경력 중 어느 시기에 다음 문장의 빈칸을 채워넣을 의무가 있다. “인간은 _____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Ridley(4) : The psychologist Daniel Gilbert likes to joke that every member of his profession lives under the obligation at some time in his career to complete a sentence which begins: ‘The human being is the only animal that ...’

l  “every member of his profession”은 “모든 전문직업인”이 아니라 “모든 심리학자”다.

 

 

 

조현욱(18) : 하지만 그러기로 한다면야 땅돼지나 하늘다람쥐도 엄청나게 긴 목록을 작성할 수 있는 독자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Ridley(4) : But then the list of features unique to aardvarks or bare-faced go-away birds is also fairly long.

l  bare-faced go-away birds”는 “하늘다람쥐”가 아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go-away bird”를 “도가머리뻐꾸기”로 번역하는 것 같다. http://en.wikipedia.org/wiki/Bare-faced_Go-away-bird

l  “fairly”는 “엄청나게”가 아니라 “상당히”다.

 

 

 

조현욱(18) : 인간의 모든 특징은 정말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특징들이 인류가 오늘날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Ridley(4) : All of these features are indeed uniquely human and are indeed very helpful in enabling modern life.

l  “All of these features”는 “인간의 모든 특징”이 아니라 “[위에서 나열한] 이런 모든 특징들”이다.

 

 

 

조현욱(18) : 하지만 원인ape-man, 猿人이 한없이 팽창하는 혁신적인 개혁가로 급변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위에서 열거한 인간의 모든 특징들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같은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특징이 나타난 시기가 맞지 않거나, 역사상 꼭 맞는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고 나는 주장하려 한다. 여기서 언어는 예외일 가능성도 있지만 말이다.

Ridley(4) : But I will contend that, with the possible exception of language, none of them arrived at the right time, or had the right impact in human history to explain the sudden change from a merely successful ape-man to an ever-expanding progressive moderniser.

l  “merely successful”를 빼 먹었다.

l  “progressive moderniser”를 “혁신적인 개혁가”로 번역했는데 더 나은 번역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l  바로 위에서 지적했듯이 “them”은 “인간의 모든 특징”이 아니라 “[위에서 나열한] 이런 모든 특징들”이다.

 

 

 

조현욱(20) : 인류는 폭발적인 진화적 변이를 겪고 있다. 이를 일으키는 것은 고풍스럽고 훌륭한 다윈주의적 자연선택이다.

Ridley(5) : Humanity is experiencing an extraordinary burst of evolutionary change, driven by good old-fashioned Darwinian natural selection.

l  “change”는 “변이”가 아니라 “변화”다. 진화 생물학에서 “변이”는 보통 “variation”의 번역어로 쓰인다.

 

 

 

조현욱(22) : 다음과 같은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어느 물고기는 발생 단계의 폐를 진화시키는 중이고 다른 물고기는 사지를 진화시키는 중이지만, 어느 쪽도 뭍으로 올라가지는 못하는 상황 말이다.

Ridley(6) : Think, in cartoon terms, of one fish evolving a nascent lung, another nascent limbs and neither getting out on land.

l  그냥 “장면”이 아니라 “만화 같은 상황”이다. 저자는 “in cartoon terms”를 삽입함으로써 제시한 시나리오가 억지스럽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l  원문에서 “nascent”가 반복되고 있는데 한 번만 번역했다.

 

 

 

조현욱(23) : 만일 어떤 영장류학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점으로 돌아가서 관찰한다면, 이와 같은 분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로 비칠 것이다.

Ridley(7) : It would at first have seemed an insignificant thing, missed by passing primatologists had they driven their time machines to the moment when it was just starting.

l  “passing”“when it was just staring”을 번역하지 않았다. 방금 시작할 때 지나치듯이 관찰한다면 중요하지 않게 보인다는 이야기다.

 

 

 

조현욱(23) : 더구나 이 과정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경제 붕괴, 인구 폭발, 기후 변화, 테러리즘, 빈곤, 에이즈, 경기 침체, 비만 등의 문제 말이다.

Ridley(7) : Moreover, along the way there is no reason we cannot solve the problems that beset us, of economic crashes, population explosions, climate change and terrorism, of poverty, AIDS, depression and obesity.

l  앞에 이미 “economic crashes”를 언급했으며 “AIDS, depression and obesity”라고 나열한 것으로 보아 “depression”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우울증”이다.

 

 

 

조현욱(24) : 하지만 그동안 스미스의 통찰력에 도전, 수정, 강화가 필요한 많은 일이 일어났다.

Ridley(8) : But much has happened since Adam Smith to change, challenge, adjust and amplify his insight.

l  “change”를 빼 먹었다.

l  여기서 “his insight”는 “스미스의 통찰력”보다는 “스미스의 통찰” 또는 “스미스가 통찰한 것”이 더 어울린다. 스미스의 통찰 능력이 아니라 스미스가 통찰한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현욱(25) : 가까운 미래는 사실 삭막해 보인다. 몇몇 정부는 공공부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는 다음 세대의 번영 능력을 해칠 위험이 크다.

Ridley(8) : The immediate future looks bleak indeed, and some governments are planning further enormous public debt expansions that could hurt the next generation’s ability to prosper.

l  “enormous”를 빼 먹었다. 그냥 확대하는 것과 엄청나게 확대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조현욱(25) : 후회스럽게도 나는 노던록 은행의 비상임의장으로 있으면서 이런 재앙의 일부에 한몫 거들었다. 노던록은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수많은 은행 중 하나다.

Ridley(8) : To my intense regret I played a part in one phase of this disaster as non-executive chairman of Northern Rock, one of many banks that ran short of liquidity during the crisis.

l  intense”를 빼 먹었다.

l  “in one phase of this disaster”를 엄밀히 번역하자면 “이 재앙의 한 국면에서”이다.

l  “ran short of liquidity”를 “어려움에 처한”으로 얼버무렸는데 “유동성이 부족해졌던”이라는 뜻이다.

 

 

 

조현욱() : 번역하지 않았다.

Ridley(9) : This is not a book about that experience (under the terms of my employment there I am not at liberty to write about it).

 

 

 

조현욱(26) : 투기, 군중심리에 의한 과열, 비이성적 낙관주의, 지대 추구, 뇌물의 유혹은 자산시장을 과열과 추락으로 몰고 간다. 자산시장에 세심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나는 언제나 이를 지지해왔다.

Ridley(9) : Speculation, herd exuberance, irrational optimism, rent-seeking and the temptation of fraud drive asset markets to overshoot and plunge – which is why they need careful regulation, something I always supported.

l  원문에서 “irrational”을 이탤릭체로 강조했으므로 번역할 때에도 글자체를 강조해 주어야 한다.

l  “optimism”은 “낙관주의”보다는 “낙관론”으로 번역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l  fraud”는 “뇌물”이 아니라 “기만” 또는 “사기”다.

 

 

 

조현욱() : 번역하지 않았다.

Ridley(9) : But what made the bubble of the 2000s so much worse than most was government housing and monetary policy, especially in the United States, which sluiced artificially cheap money towards bad risks as a matter of policy and thus also towards the middlemen of the capital markets. The crisis has at least as much political as economic causation, which is why I also mistrust too much government. [문단 나누기] (In the interests of full disclosure, I here note that as well as banking I have over the years worked in or profited directly from scientific research, species conservation, journalism, farming, coal mining, venture capital and commercial property, among other things: experience may have influenced, and has certainly informed, my views of these sectors in the pages that follow. But I have never been paid to promulgate a particular view.)

l  이 많은 문장들을 빼 먹은 것도 실수일까? 일부러 번역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덕하

201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