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연극 좀 봤는데 <헤테로토피아>가 인상깊었다. 무대에서 배우가 연극하는 일반적인 연극이 아니라 관객이 세운상가랑 을지로에서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 듣고 돌아다니는 거였다. 내가 관객이면서 연극에 참여한 배우인 셈이었다. .

<헤테로토피아>에서 돌아다닌 곳은 서울 도심 속 쇠락한 장소들이었다. 60년대 서울의 중심으로 개발된 세운상가의 2010년대에는 쇠락한 모습이 대비되어서 기묘한 느낌을 주었다.  이 연극이 '장소특정성 연극'이고 '장소'가 아주 중요하다는 건 알고 갔지만 난 무지해서 아 그런갑다하고 말았다. 요샌 이렇게 일반적인 무대를 벗어나서 관객이 연극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가 유행이라도 한다.

푸코가 썼다는 '헤테로토피아'라는 용어는 이질적이고 역설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한다. 꼭 들어맞지는 않지만 적어도 박원순을 두고 박원순지지자, 한나라당지지자, 민주당지지자, 기타 야당 지지자들이 각각 내부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서로 다투는 모습은 헤테로토피아적 상황 같다.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옹호했던 논리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옹호하면서 자기 내부에서도 그런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는다. 그냥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