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그가 남긴 스마트폰 컨텐츠 생태계를 '처음' 접한 사람이 있다. 바로 집권여당의 대표 홍준표다. 요즘 젊은 세대로부터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가 인기를 끈다는 사실은 홍준표가 알았나보다. 김어준과 친하기때메 정치적 색채는 자신과 달라도 젊은 세대와의 소통 차원에서 <나꼼수>에 출연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거 같다. 그러나 홍준표는 '황금 시간대'에 <나꼼수>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알고보니 팟캐스트 자체를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다고 한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0918038230470&outlink=1

홍준표도 내 짐작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거다. 아마 스마트폰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사용했을 거다. 스마트폰으로 문자 보내고 전화 사용하고 인터넷 사용할 거다. 트위터도 하는 걸 보면 분명 그렇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전혀 모른다.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지만 쫌 그렇다.


홍준표도 아마 <나꼼수>가 티비프로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을 거다. 티비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방송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런데 홍준표는 '황금 시간대'운운했다. 왜 그랬을까?

고작 팟캐스트를 아는지 모르는지 하나 가지고 사람을 요렇다 저렇다 분류하는 건 무모한 짓이다. 하지만 재미로 해보자면 홍준표는 아날로그 인간이다. 아날로그가 '시대에 뒤처진', 'IT를 잘 모르는'을 상징하기 때메 그냥 붙여봤다. 홍준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거고, 그걸로 수많은 사람들과 의사소통 중이다. 심지어 나도 안하는 트위터를 하며 수많은 일반인들과 소통중이다. 하지만 홍준표의 생각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홍준표의 시간관념은 여전히 선형적이다. 티비, 라디오 프로가 각각의 순서에 따라 방송되는 것이 머리에 박혀있다. 매일 배달되는 신문의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신문기사가 일목요연하게 배열되어서 그날의 주요 뉴스를 훑어보는 데에 익숙하다. 그래서 홍준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점인 실시간, 비선형, 하이퍼텍스트, 유비쿼터스에 대해서 낯설어 하는 거다.

<나꼼수>가 녹음되어서 팟캐스트와 인터넷에 업데이트되면 그 순간부터 청취자들은 자기가 아무때나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나꼼수>를 들을 수 있다. 요샌 케이블에서 끝없이 재밌는 프로를 재방송해서 같은 프로를 자주 볼 수 있지만 그것도 케이블 방송사에서 그 프로를 틀어줘야 가능한 거에 비하면 <나꼼수>같은 인터넷 컨텐츠는 일단 한번 서버에 업데이트되면 그 순간부터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간다.


고작 <나꼼수>, 팟캐스트지만 홍준표가 상징하는 사람들과 <나꼼수>, 팟캐스트, 인터넷 생태계가 익숙한 사람들이 세상을 접하는 방식과 바라보는 방식, 정보를 대하는 태도는 굉장히 다른 거 같다. 이게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이미 이런 건 많이 연구되어 있을 거 같다. 돈벌이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팟캐스트같은 거 잘 몰라도 사는데엔 별 문제가 없는 거 같다. 당 대표 되는 데 아무 문제 없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