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민주당 개혁 세력이 정작 창당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1990년 창당된 "꼬마 민주당"의 교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꼬마민주당은 영남의 개혁 세력 복원을 내세우며 출범했지만 군소 야당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1년만에 평민당과 합당한다. 그리고 정작 평민당에 입당해서는 평민당이 호남 정당에서 탈피할것을 요구하며 김대중과 대립각을 세우는데 결국 이것은 향후 국민회의 창당으로 이어지는 분란의 씨앗이 된다. 독자 세력화에 실패해 평민당과 합당했으면서도 탈호남 요구를 하는 당당함(?)은 지금 영남 개혁 세력이 보여주는 당당함과 일치한다 하겠다.

영남에도 분명히 개혁, 진보 정치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다. 일례로 노풍 초기에 pk의 지지율은 5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선거 결과는 이회창의 압도적 승리였다. 노무현의 지지율은 김대중 시절에 비해 미미하게 상승한것에 불과했다. 개혁 정치에 대한 수요 복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미하다(물론 이런 미미한 차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그것이 꼬마 민주당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새로운 개혁 정당이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일것이다. 의석 없이 정당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의석 없는 정치 조직이란 대개 정당 이전의 시민 단체나 지식인 모임일수 밖에 없다. 영남의 시민운동은 오히려 호남보다 활발하다는 얘기도 있다.

pk신당론의 실현가능성에 회의적일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남권 신당이 독자 세력화에 성공한 예가 전혀 없고, 영남권 개혁 세력이 신당을 만들 의지도 없다. 그것은 꼬마민주당의 와해와, 2008년 이후 진보 언론의 막대한 서포트, 영남의 물적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영남권 신당 창당의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는데서 알수 있다(국참당은 유시민 사당에 가깝지 않을까?). 문재인, 안철수, 조국과 같은 인물이 대두되고, pk 공략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논의되는데도 불구하고, 영남권 신당 창당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은, 결국 그들의 셈법이 전혀 다른데에 있음을 뜻한다.
그것이 열린우리당 시즌2임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수 있다.

김대중이 영남 공략의 필요성을 몰라서 민주당을 깨고 국민회의를 창당한것일까? 민주당 헤게모니 탈취가 선결조건인 영남 개혁 세력의 영남 공략은 너무 많은 희생에 비해 댓가는 보잘것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민주당과 호남을 내부에서 흔들었던 그들을 쳐낸것 아닐까? 지금 민주당에게 요구되는 것 역시 김대중의 과감함과 선명성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의 열린우리당과 김대중의 민주당간에 차이는 생각보다 크고, 영남 개혁 세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이 협상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으로 얻을수 있었던 영남표는 민주당의 그것에 비해 10% 정도 컸다. 그리고 꼬마민주당, 민주당(국민회의 이전), 열린우리당의 경우를 돌이켜 보건데 그 10%를 넘어서는 확장성은 없었다. 20년동안 끊임없이 확인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