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늙은이 좀비 부대, 노쇠한 조직표"로 격하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상당히 이탈할겁니다. 경선 패배로 좌절감에 싸여 있는 어르신들을 진보 언론에서 늙었다고 비웃으며 확인사살 하는거 보고 그야말로 어이가 없더군요. 트위터의 철없는 촛불쟁이는 그럴수 있어도 한겨레, 경향, 오마이가 그러면 안되는 겁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 표 없이 당선될 확신이 있지 않는 이상 저건 자살행위입니다. 아차 싶었는지 써프등지에서는 민주당 비난 여론이 상당히 수그러들었더군요. 하지만 때는 늦은것 같아요. 전통적인 호남 출신 민주당 지지자들의 여론은 그야말로 폭팔 직전입니다. 당원으로서 행사한 소중한 한표를 매도당한 어르신들이 본선에서 박원순을 신명나게 찍을것 같습니까 ?

2. 시닉스님이 정리하셨듯이, 강한 반민주당/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적극 참여층을 제외한, 중도층과 2,30대에서 박원순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아요. 2,30대의 경우 무급인턴 문제가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그들의 역린을 건드렸습니다. 자원봉사니까 공짜로 부려먹어도 된다는 박원순의 변명에서 청년들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삼는 나쁜 사장님, 자본가의 모습이 겹친거죠. 또 사회경험이 있는 30대 이상에게 부인명의의 인테리어 회사, 삼성 기부금 문제등은 심상치 않게 다가오는 모양이더군요. 한국 사회 특유의 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한 밥그릇 챙기기 꼼수라는 반응이 꽤 됩니다. 이건 단순히 이념이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박원순이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호감을 재고하게 하는 요인이죠.

3. 진보 개혁 진영은 대체로 큰 이슈나 정책 패러다임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추격하는 선거 전략을 써왔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전쟁이냐 평화냐"의 프레임으로 이겼고, 이번 오세훈 사퇴 역시 "무상급식"프레임의 승리죠. 그렇다면 서울 시장 선거 역시 무상급식(보편적 복지) 프레임의 관성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선거여야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안철수-박원순이 끼어들면서 운동 에너지가 급속히 소멸되었습니다. 정책 이슈가 사라지면 유리한건 한나라당 쪽이죠. 순전히 힘싸움으로 들어가면 기본적인 보수표+영남표의 한나라당을 이길수 없습니다. 정책 프레임이 결여된 "야권 통합"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으로는 기존의 강경 지지자를 만족시킬수 있을뿐 새로운 부동층을 끌어올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자꾸 착각을 하더군요. 부동층은 야권 통합에 관심도 없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나뉜것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심상정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민노당 국회의원 아니냐고 하는게 그들입니다. 대신에 "무상급식" "보편적 복지" 같은 문제에는 관심이 많죠. 자기에게 해당되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잘한 미시 정책 하나하나에 관심있는게 아니라, 누가 내 삶을 개선시켜 주고 한국 사회를 잘 이끌어갈 전체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하는지에 촛점을 맞추죠. 그들이 야권통합에 호의적인 이유는 민주당을 때리고 압박하면 더 나아지리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야권통합은 민주당 압박의 수단일 뿐이죠. 민주당이 알아서 잘 하면 야권 통합이야 어찌되었던 조용하게 투표로서 지지하게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