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물론 박원순이 서울시장 되는 것 원치 않습니다. 심정적으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죠. 제가 보기에 박원순이 서울시장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대세, 큰 흐름이 지금 반한나라당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세훈이 실은 이걸 캣취했고, 그래서 실은 먼저 배에서 뛰어내렸고, 그게 또 배의 침몰을 재촉한 겁니다. 선장이 뛰어내리니 그건 배의 운명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죠. 나머지 어중이떠중이도 다 배를 떠나게 됩니다.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언인 셈입니다.

지금 큰 흐름은 민주당과 노빠들의 대립구도가 아닙니다. 대중들은 그거 관심 없어요. 대중은 지금 한나라당을 어떻게 물 먹이느냐에 가장 관심이 있습니다. 나경원은 말할 것도 없고 박근혜가 나선다 해도 이 흐름은 막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 흐름을 누가 잡느냐 하는 건데, 일단 박원순이 잡았습니다. 결국 노빠들이 잡았다는 얘기죠.

손학규는 누가 뭐래도 이 지점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는 가장 불쾌한 게 지금 손학규의 "책임지겠다"는 발언이 가장 책임지지 않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뭐 다 좋습니다. 어차피 한번는 거쳐야 할 문제입니다.

박원순이 당선되는 걸 가정해야 합니다. 아마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요?

난 박원순의 민주당 입당이 최익이라고 봅니다. 이건 막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박원순이 불쏘시개가 되어 안철수 문재인 유시민 등 PK 친노 중심의 신당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신당의 위력은 대단할 겁니다. 아마 민주당의 제1야당 위치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친노신당에게 제1야당 자리 넘겨줄 각오를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 구도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실은 이게 현실성이 높다고 보는 게, 바로 친노의 오랜 비전이기 때문입니다. 친노는 민주당을 접수할 가능성이 있다 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게 참 친노의 넘사벽이라고 할만한 지점인데요, 친노는 결코 민주당을 접수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에 들어와 있었던 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고, 실은 민주당을 가장 확실히 죽일 수 있는 방책으로 민주당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지요. 한명숙의 행보가 이걸 단적으로 증명합니다. 친노의 목표는 민주당을 밟아 죽이고, 덩달아 호남을 죽이는 것입니다. 이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친노는 물실호기,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여길 겁니다. 사실, 두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입니다. 이번 기회에 민주당과 호남을 두번 다시 일어설 수 없게 죽이는 게 친노로서도 최선의 전략입니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 박원순이 당선되고, 그 여파로 내년에 민주당이 총선에서 완전히 몰락하기를 바랍니다. 민주당이 의석 10석 내외의 정당으로 쪼그라들기를 바랍니다. 아마 야권의 대표성을 친노 세력이 가져갈 것이고, 여당도 영남, 야당도 영남이라는 친노 세력의 오랜 숙원이 성취될 겁니다.

뭐, 그렇게 되면 안된다는 법도 없잖습니까? 저도 마음을 고쳐먹고 이런 위대한 역사를 위해 좀 헌신해야 하겠습니다. ㅎㅎㅎ

뭐, 간단히 말해, 이렇게 되지 않으면 지금 민주당은 변화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떨거지들 다 떨어져나가게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최소한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 유지해온 정당입니다. 한번 해봅시다. 그래서 민주당이 몰락한다면, 그것도 좋은 겁니다. 민주당, 더 이상 기대하고 투자할 가치가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분명히 테스트 좀 합시다. 민주당, 이런 식으로 그냥 가면 안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