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장 선거는 거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오늘 한숨 돌리며 아크로 들어와 글들 찬찬히 읽어보니 그제야 조금 그림이 그려지네요.

라이툼히 님을 비롯해 여러분이 잘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조금 특이합니다. 무엇보다 대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통상 선거에서 대세라면 몇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전임 심판이지요. 또 하나는 미래의 정책입니다.

그런데 이번 서울 시장 선거에선 오세훈의 셀프 탄핵 한방에 이 둘 모두가 실종돼버렸습니다. 무상급식 투표가 부결되면서 오세훈은 심판 받아 버렸고(?) 미래 정책 방향도 결정 돼버렸습니다. 왜냐?

최근 조선과 중앙 일보를 보면 재밌는 현상이 눈에 뜨입니다. 하나는 조선의 시리즈 기사입니다. 제 4의 자본주의인가요? 아무튼, 비릇한 제목으로 조선일보가 연신 강조하고 있는건 우리 사회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불가능하다죠. 그러면서 한편으론 연신 기부 미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 둘은 체제 수호자로서 조선일보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성장 이데올로기는 약발이 소멸한 상태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가...어쨋든 체제 유지를 위해 기득권층이 기부라도 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또 오늘자인자 어제인가 중앙일보는 박경철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다른 박스 기사에선 안철수, 박경철을 언급하며 '이들보다 지금 세대의 눈물을 더 닦아준 사람 누가 있는가?' 뭐 이런 표현을 쓰더군요.

안철수, 박경철에 대한 인물평은 생략합니다. 어쨋든 중요한건 안철수 현상의 이면과 본질을 두 신문 모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이명박 류의 낙수 효과든, 누구의 747 성장이든 더 이상 성장 이데올로기로는 대중을 포섭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수든, 진보든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오세훈의 셀프 탄핵 효과는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셀프 탄핵이 성사되면서 사람들에게 전임 시장 심판, 보편 복지 등은 이미 해결된 과제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별로 눈에 뜨이지 않네요. 가령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고는 4.27. 재보궐 선거로 희석됐습니다. 야권 단일화나 재편도 4.27.을 거치면서 약발 약화 징후가 뚜렷합니다. 더구나 안철수라면 모를까 박원순은 구시대적 이미지가 상당하니 세대교체론도 불가능합니다. 거기에 툭 까놓고 말해 이번에 당선된 서울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을까요?

다음 선거에 출마한다는 보장이라도 있나요?

그렇다면 남은 건 둘 밖에 안보입니다. 그건 우리 지역 인물 키우기입니다. 이거 별거 아니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4.27. 재보궐 선거에서 김태호가 이봉수를 누른 한방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봉수는 유시민 가방 모찌밖에 안되겠는데 김태호는 혹시라도 도지사나 국무총리, 대통령도 바라볼 수 있겟거든요.

서울시민들은 지역감정이 옅다는 건 제가 볼 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부산도 시골로 안다는 우스개처럼 서울시에는 다른 형태의 지역감정이 존재합니다. 서울 시장을 할 사람이면 대통령이나 최소한 국무총리 자리는 넘볼 정도가 되야 한다는 자존심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위의 인물론이 대세라면 미세한 흐름도 있습니다. 그건 기왕의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을 밀어줄 만큼 밀어줬고 반면 한나라당은 - 특히 오세훈의 셀프 탄핵으로- 몰리고 있으니 균형을 잡아주자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이번 서울시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는 이유가 이겁니다. 벌써 아크로는 분열(?) 조짐이 보이건만 -최소한 열기가 뜨듯 미지근하건만-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결집 징후가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박원순, 박영선, 나경원을 볼까요?

안타깝게도 박원순은 첫번째 인물론에서 어렵습니다. 과거나 당장의 인물론 몰라도 미래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죠. 반면 나경원은 - 거품이든 아니든 - 조건이 됩니다. 박영선도 다크 호스로서 매력이 있죠.

두번째 이유로 박영선도 힘들 거라 보입니다. 단, 파괴력을 보여준다면 박영선으로선 남는 장사입니다. 지금까지 과정만 놓고도 인지도 등에서 박영선은 크게 손해보는 건 없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51:49로 박원순.

결론은 나경원.




에 마른 안주에 생맥 겁니다.



예, 내기 하자는 겁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내기가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나니 참 자주 내기했던 것 같다능. ^ ^



ps - 1. 조만간 아크로 최초 오프 제안 올리겠습니다. 11월 초가 될 것 같습니다.
        2. 박영선으로 결정되면 정말 예측 불허입니다. 사실 야권 경선 결과도 정말 자신없네요. 조금 전에 박영선으로 수정할까 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