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님이 희망버스에 관련하여 다시 새로운 아티클을 개재했습니다. 관련 글들을 몇 개 접하고 나서 이제 김대호님의 문제 의식이 보이긴 하는데... 뭔가 진단은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데 제시된 대안이 아무래도 부족해 보이는데...이거 저만의 생각인가요? 김대호님 아티클을 놓고 한 번 토론해 보고 싶습니다. 저야 경제/노동 문제 쪽에는 변변하게 아는 지식이 별로 없고, 또 관련된 문제를 한 번 파고들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그 쪽 분야에 식견이 있으신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일단 원문 출처는...http://www.socialdesign.kr/news/articleView.html?idxno=6464 이구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몇 개 옮겨와 봅니다. 

------ (인용 시작)

9월26일자 한겨레 신문에는 <이강국 교수의 경제산책> 코너에서 희망버스 문제를 다뤘다. 
요지는 한진의 정리해고는 ‘부당해고’라는 것이다. 김진숙의 싸움에 눈 흘기는 김대호, 김기원식 논리들을 좀 검토했는지 연구성과 등을 인용하면서 길게 반박한다.

“많은 이들은 그녀의 싸움에 눈을 흘깁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가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이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기업의 경쟁력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80년대 미국 기업의 구조조정 이후 발전된 연구들을 보면 대량해고나 노동시장 유연화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실증적 증거도 미약합니다. 비정규직을 포함한 한국의 전체 노동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유연하며, 한국 기업에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기업의 성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조차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도 정몽준의 오류 내지 평균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한국은 공공부문(공무원, 공기업)과 노조가 건재한 대기업 생산현장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고용이 경직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통계는 없지만, 이들의 평균연령(퇴사자가 없다), 1인당 GDP 기준 국제적 처우수준(우리가 주요국의 2배 이상이다), 고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 중소기업과 비교한 상대적 처우 수준, 노동운동의 사상--수익성과 교섭력이 허용하면 노동의 양, 질과 상관없이 신의 직장을 만드는 것을 정상으로 생각한다. 산업차원의 동일노동동일임금 개념은 기업 보다 오히려 노조가 더 강하게 부정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등을 보면 충분히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가장 유연한 편에 속할 것이다. 이들의 고용이 지나치게 유연한 이유는 이들을 안고 있는 영세자본의 과도한 탐욕(초과이윤) 탓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변화부침이 극심한 시장 상황과 취약한 자본 능력 탓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물론 고용 관련 규제를 엄격하게 하여 아예 앞날이 불투명한 벤처 기업의 창업을 틀어막고, 한번 채용하면 예외없이 공무원처럼 정년을 보장해 줄 기업만 설립을 허가하면, 실업자와 비경활인구는 어찌될갑세 고용 유연성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건 나라 망하자는 얘기다.

....

한국에서 대기업 정리해고가 있으면 노조나 상급단체는 어김없이, “이번 정리해고를 허용하면 무분별한 정리해고가 남발 될 것”이라며 옥쇄 투쟁을 선동하였다. 1998년 현대차, 2001년 대우차, 2009년 쌍용차 투쟁에서 그랬고, 2011년 한진중공업 투쟁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산업의 성격상 노조가 엄청난 파괴력=투쟁력을 가진 현대차, 대우차, 쌍용차에서의 정리해고 이후 정리해고가 남발되었는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 조국 교수도 “재벌은 사상 최고의 이익을 올리고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노동자를 시도 때도 없이 ‘정리’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조교수도 노동과 자본의 대립이라는 허구적, 단순무식한 대립 구도로 세상을 재단하면서 노동 강화를 위해 안철수와 김진숙이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일감 확보가 안 된 것은 한진중공업 오너・경영자들의 고의가 아니라, 상당부분 구조적 요인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조선산업의 신규 수주 상황이 너무나 나쁘다. 
...
하지만 투쟁은 어디까지나 더 많은 사람을 보호하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더 많은 정의를 흐르게 하기 위한 투쟁이어야 한다. 그런데 정리해고 자체를 철회시키기 위한 비타협적인 결사투쟁은 잘해야, 일감도 없는 상태에서 희망퇴직 거부자 94명을 복귀시키고, 이 반대급부로 국내 조선소들간 공정 경쟁을 통해 배분해야 할 군납(군함 등) 물량을 영도조선소에 특혜적으로 몰아주는 것에 여・야당-정부-회사-노조-김진숙이 합의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 되면 영도조선소는 이미지 실추로 인해 신규 수주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조선소 자체가 영구 폐쇄되는 사태가 초래 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진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수천 명의 협력업체와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대책은 없다. 뿐만 아니라 한진중공업 사태는 근로조건이 좋은 회사들 일수록, 유사시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로 인해, 고용 수요가 있더라도 직영은 최대한 절제하고, 외주하청화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떠미는 효과가 강력하다. 이는 ‘괜찮은 일자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어 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고통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김진숙식의 비타협적인 결사투쟁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으며, 다수 국민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기도 어렵다. 이런 투쟁이 ‘진보의 재앙’이 아니면 무엇이 ‘진보의 재앙’이겠는가?
...

정리해고를 인간의 수명을 제외한 모든 존재들의 수명이 짧아지고, 변화부침이 심해서 (절대 남발해서는 안 되지만) 필요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쟁하는 것과 이를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고 온 구조악으로 여겨, 내가 못 막으면 도미노처럼 전 사회에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쟁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후자의 경우 내 한 몸(우리 노조가) 부서지더라도, 이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옥쇄투쟁으로 나타난다. 전자의 경우는 정리해고자의 숫자를 줄이고, 배치전환, 재취업 대책 등으로 충격을 완화하고, 기업, 지자체, 노동자(노조), 정부 차원의 장단기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실리적 투쟁으로 나타난다. 당연히 전자의 경우는 노조도, 회사도 피해가 크다.

요컨대 내 주장은 노동계가 정리해고에 관한 한 옥쇄 투쟁도, 백기 투항도 아닌 조직적 후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싸우되 적정 시점에서 타협하면서, 보호할 것들을 최대한 보호하고 쟁취할 것은 최대한 쟁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핵심은 구조조정의 충격을 기업, 국가, 노동이 적절히 분담하는 것이다. 특히 너무 부실한 보호 완충 장치로 인해 구조조정의 한파에 삼베 옷 하나 걸치고 떨고 있는 2000만 명이 넘는 취약 국민・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동시에 고용률과 임금근로자 비율을 급상승시키기 위해 기업들의 국내 고용과 국내 투자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적정수준으로 감소시켜주는 것이다.

...

한국 진보가 2천만 취약계층의 희망이 되어 집권을 넘보려면 그 고용노동비전은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아니라 “정리해고 있어도, 비정규직이어도 그런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로 보호할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 물론 더 나가면 기업이 정리해고가 아니라 구인난을 걱정하고, 부당한 격차가 없어서 굳이 비정규직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
-------------------- (인용 끝)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