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닉스님께서 스카이넷에 고종석 트윗을 인용하신 것을 보고 과거의 내 발언에 대한 소회에 잠깐 젖어들었다.

한겨레 초창기, 편집국장 선거나 사장 선거가  돌아올 때마다 사원들은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양분되거나 삼분되었다. 같은 회사의 동료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였다. 묘한 것이, 나는 어떤 선거에서도 어떤 캠프로부터도 구애를 받지 않았다. 한눈에도 내가 (좁은 의미의) 비정치적  인간이라는 것이 보였던 모양이다. 선거가 끝나면 인사이동의 형태로 논공행상이 이뤄지곤 했는데, 내게  강요된 중립성 덕분에  나는 어떤 인사 불이익도, 이익도 받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여긴다. 

한겨레 초창기의 선거 과열양상은 겉보기엔 범NL성향과 범PD성향의 대립이었지만, 그 속살은 친DJ와 친YS의 대립이었고, 동아투위와 조선투위의 대립이었으며, 노골적으로 말하면 친호남과 친영남의 대립이었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었지만 친소관계에 따라 후자의 일원으로 분류되었다. 후자를 흔히 B그룹이라  불렀다. YS가 삼당합당을 통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자, 한겨레에서 B그룹은 치명타를 입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노무현이 나타났다. 영남 출신의  민주개혁파! 노무현은 그들에게 구원이었다. YS 때문에 한겨레 내부의 영패는 숨통이 끊길 지경이 됐으나, 노무현  덕분에 이제 B그룹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대의명분을 쥐고 영패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한겨레의 노무현주의는 김영삼주의의 연장이며, 분명히 영패의 속성을 띠고 있다,


뭐, 나야 고단한 고학생 출신이라..... 학교 댕길 때 데모에 합류한 적이 없었고 꼴랑 한 일이라고는 교문 밖에 진을 치고 있는 전경들을 통해 짱돌 세 개 던진 것이 전부이고.... 그 것도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야, 이 인간들아.... 문 좀 열어... 나 회사 가야 된단 말이다"


즉, 학생운동에 대하여는 나는 '발언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옹호나 비판을 하는 것은 좀 다른 이야기겠지만 내가 '자격없다'라는 판단을 하는 이유가 '방위 출신도 안보에 대하여는 당연히 발언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바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 학생운동을 너무 신성시하는 것일까?


고종석의 트윗을 읽으면서 '문장 하나가 내 눈에 각인된다'.

한겨레 초창기의 선거 과열양상은 겉보기엔 범NL성향과 범PD성향의 대립이었지만, 그 속살은 친DJ와 친YS의 대립이었고, 동아투위와 조선투위의 대립이었으며, 노골적으로 말하면 친호남과 친영남의 대립이었다.


꽤 오래 전에 한 게시판에서 내가 'NL(주사파)=호남', 'PD=영남'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정말 엄청나게 까였었다. 과연 고종석도 저 트윗 때문에 까였을까?


물론, 고종석이 트윗 내용은 '한겨레'라는 한정된 영역에서의 언급이고 나는 일반화를 시켰다는 차이가 있었지만 'NL(주사파)=호남', 'PD=영남'는 최소한 지금은 어느 정도 '공인된 공식' 아닌가?


당연히, 나는 특별한 근거없이 발언하면서 '일반화시켰으니' 까여도 싸다.........라고 생각할 수 있고 까인 것에 대하여 지금은 특별한 생각은 없지만 당시 까일 때 '단 한 사람만이' '내 주장이 맞다...라면서 그 소상한 내용을 기술했었다. 덕분에 나는 십자포화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고 그 소상한 내용을 기술한 사람이 십자포화 속에 빠졌었다. 그 사람에게 응원을 하고 싶은데... 한 일이라고는 '꼴랑' 짱돌 세 개 던진게 전부인 내가 응원할 건덕지가 있어야지....


각설하고,


610항쟁.....과 629항복 <--- 나는 629선언 대신에 629항복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 역사적 이유는 나중에 쓸 일이 있을지도.....


610항쟁과 629항복에 대하여는 '영호남의 지역대립이 아니었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라는 평가인지 비야냥인지 모를 발언들이 신문 지상에 몇 번 언급이 되었었다. 뭐, 지금은 610항쟁이나 629항복은 '뭔지조차 모르거나 퇴색된 흑백사진처럼 모두의 기억에 남아있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민주주의 세력이 이렇게 퇴보된 이유는 '영호남의 지역대립이 아니었으면 629항복은 상상도 못했을 일'이라는 발언에서 호남의 처참한 정치적 몰락에서 영호남의 지역대립이 사라졌고 그래서 몰락한 것이 아닐까....라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또 각설하고,


그동안 민주주의 세력이 연이은 패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언하자면 바로 '노무현 바이러스'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반민주주의적 세력, 뭐 저 고색창연한 독재 vs. 민주 구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 표현을 좀 바꾸어볼까?


새누리당으로 대변되는 탐욕스럽고 가증스러운 집단은 대한민국호라는 신체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악성종양'인 것은 다시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이명박 정권이 '그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를 보여주지 않았는가? 박근혜 정권이 '그들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집단'인지 보여주지 않는가?

문제는 그 악성종양을 제거할 수술을 받기 위하여는 신체가 건강해야 하는데 현실은 '악성종양'보다 더 건강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신체 곳곳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의 이름은 '노무현 바이러스'.


지금 내가 보는 대한민국호는 히틀러 시대의 '지식인의 공백 사태'보다 더 위험해 보인다. 히틀러의 전횡의 희생양이 될 것이 무서워 당시 독일지식인들의 해외탈출 러시는 히틀러 정권의 폭주를 더욱 부추겼다. 지금 소위 이 땅의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노무현 바이러스'에 감염된 노빠들을 향해 질타는 커녕 자신의 안녕을 위하여 그들에게 아부하고 있지 않은가? 그 결과, 비지성의 상징인 김어준이나 천박하다..는 표현이 아까울 정도인 서영석 류가 설치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언제쯤이면 '노무현 바이러스'를 치료하여 건강한 신체를 되찾아 악성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 비관적이게도..... 그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다. 우리 모두... 그냥 이렇게 살다 뒈지는 수 밖에.....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