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딱지 붙이는 엔지니어님의 제안에 호응한다는 의미에서 저도 '복지 담론'을 주제로 제가 읽은 아티클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을 발췌 , 정리하여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띄엄띄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 개념어들은 태그로 구분을 해보았습니다. 

원문 출처는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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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혜식 복지, 감세와 과연 양립할 수 있는가?

 

이해찬: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하지 않나. 사람이 태어나면 보육·교육·일자리·주택·건강·중간 탈락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그리고 노후연금까지 일생에 걸쳐 크게 7가지 정도의 복지 영역이 있다. 이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자기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냐가 민주주의 이후 중요한 사회적 요구가 됐다.

사회:대다수 대권 주자가 ‘복지’에 포커스를 맞추는 건 흐름을 잘 읽고 있다는 얘기인가?

 

조국: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까지 복지를 얘기하고 있으니, 여야를 막론하고 이른바 ‘좌 클릭’이 이뤄진 거다. 유의할 점은 복지가 절대로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민연금·의료보험은 박정희 정부 때 만들어졌고, 복지도 비스마르크가 시작한 거다. 복지를 먼저 말한다고 해서 결코 권력이 오지 않는다. 복지정책이라고 해도 보수 진영이 얼마든지 채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해찬:우리가 내년에 준비해야 할 것은 유능한 진보·개혁 세력의 정책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주장하는 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 복지다. 줄푸세를 주장한 사람이 복지를 주장하니까 747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유능한 진보·개혁 정책을 올해 준비하지 못하면 2012년에 소모적인 논쟁만 하게 된다.

사회:구체적 정책으로 가면 ‘박근혜 복지’와 차별화가 될 것이다?

 

2. 보편적 복지관에 기초한 아동 수당 도입해야, 재벌에 돌아간 감세 해택을 복원시켜서 추가 세금 부담 없이도 시행가능


이해찬:가령 무상급식으로 논쟁하는데, 저 사람들은 시혜적 차원에서 하자는 거고, 이쪽에선 시혜가 아니라 인간적 권리라는 거다. 비용도 유럽이나 일본은 아예 아동수당을 주기 때문에 무상급식보다도 더 큰 복지가 정립되어 있다. 내가 총리 할 때 아동수당을 주려고 검토해보니까 0세부터 6세까지 아동 300만명 정도에게 한 달 보육시설 이용비 20만원가량 해서, 1년에 200만원씩 주면 6조원이 들어간다. 이걸 3조원씩 반으로 나눠 시작하면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 3조원 정도 재원은 종부세 유지나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로도 충당할 수 있다.


사회:일반 대중은 사실 시혜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 하는 걸 분별하기 쉽지 않다. 그보다는 나한테 어떤 혜택이 있나가 관건인데, 그런 걸로 보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복지에 너무 소극적이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이해찬:DJ 정부 때 당 정책위의장을, 참여정부 때 총리를 맡았다. 그런데 DJ 정부 때는 IMF 위기로 공적자금 165조원을 빌려 썼고, 이자만 1년에 10조원 이상이었다. 세금을 올리지 않고는 복지 쪽으로 거의 출연할 자금이 없었다. 당시 예산 규모가 200조원밖에 안 될 때이다. 참여정부 때는 카드 위기 탓에 2003~2004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다보니 DJ 정부 때는 기초생활수급 문제, 참여정부 때는 기초노령연금 정도 맛보기만 만들었고, 실제로 재원 투입은 경기가 좀 풀어진 2006년에 와서야 약간 이뤄졌다. 그런데 지금은 재원이 없는 게 아니다. 국가 예산 300조원, 지방재정 100조원 해서 전체 규모가 400조원 정도 된다. 예산 효율성을 1%만 높여도 4조원을 활용할 수 있다. 우리 경제에서 독점재벌의 주도권이 너무 세고 재벌가에 돌아가는 세금 혜택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정치력이 필요하다. 가령 2008년에 법인세 인하한 게 연간 4조원, 임시투자세 공제만 연간 6조원이다. 재벌 쪽으로 간 것만 연간 10조원이다. 서민의 세금을 올리지 않아도 중요한 몇 가지 보편적 복지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해찬:스웨덴을 잘 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복지 체계가 잘 갖춰진 국가이고 조세율이 35% 가까이 되는 나라인데, 페르손 () 총리를 만났더니 “복지정책은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해서는 세금 때문에 도저히 수용이 안 된다. 그러니 일단 부분적으로라도 맛을 보여주고 혜택을 확인하고 부담을 요구하는,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라고 하더라. 그렇지 않으면 조세 저항 때문에 정권을 빼앗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 좋은 의도를 가졌었는데, 저 사람들한테 역공을 당한 것은 2030이라고 하는 20년 뒤 복지의 규모를 얘기하다보니 재정 규모가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능한 진보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풀어가는 과정도 상당히 섬세하고 신중해야 한다.


이해찬:지금 젊은이들이 제일 절박하게 느끼는 건 일자리다. 그 다음 절박한 게 주택하고 보육. 특히 보육은 진보 세력의 핵심 지지층인 30~40대의 절박한 화두라 부분적인 지원 차원이 아니라, 아동수당을 주는 단계로 가야 한다.

조국:현재 우리 정치에서 지역·이념과 별도로 세대 논쟁이 상당히 중요하다. 30대가 가장 반MB 성향을 띠는데, 그 이유는 20대는 일자리가 최대 과제이고, 40대는 생활의 여러 과제를 겨우 해결한 상태인 데 비해, 30대는 모든 문제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정책을 잘 만들어내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공무원을 뽑든, 관내에 있는 회사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든, 여러 방식을 통해 채용률을 높이는 게 있다. 특히 자기 지역 출신들의 채용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30~40대 같은 경우는 말씀하신 아동수당 문제가 좋다고 생각한다. OECD 국가나 G20 국가급이 아닌 말레이시아도 아동수당을 준다. 브라질은 ‘보우사 파밀리아’ 정책에 따라 5000만명에게 생계 수당을 주고, 칠레에서 0~4세 유아는 전국의 몇 천 개 보육시설에 공짜로 다닐 수 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도 복지를 실시하는 게 명백히 보인다.

이해찬:실제로 영국 노동당이 집권에 실패했다가 1996년 재기할 때 지자체로부터 동력을 얻어서 성공했다.

3. 박근혜식 복지관 계급적 힘을 뛰어넘을 수 있을것인가?


사회:‘박근혜 복지’를 한번 더 짚고 가자. 현실적으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차기 주자가 ‘복지’라는 핵심 어젠다를 들고 나오니까 관심이 쏠린다.

이해찬:정책을 만들 때 결국은 계급적 힘이 작용한다. 복지를 하려면 국방비를 줄이거나 법인세를 올리거나 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지지층인 재벌이나 보수층, 독점 언론의 이해관계에 반해서 과연 복지를 추진할 수 있을까? 

조국:박 전 대표에게 직설적으로 물어야 한다. 부자 증세 할 거냐 말 거냐, 법인세 올릴 거냐 말거냐, 국방비 어떻게 할 거냐. 그래서 답변을 분명히 받아내야 한다.

이해찬:좀 걱정스러운 건 진보 진영 학자나 연구자들이 이런 걸 자꾸 관념적으로 접근하려 한다는 거다. 무상급식 얘기 나오면 ‘얼마 들어가고, 어디에서 마련하면 된다’는 식으로 수치가 나와줘야 한다. 

사회:복지와 평화라는 시대정신은 나왔는데, 다들 그런다. 그럼 야당이 대안이냐고.

 

4. 2012년 정국 전망, 대선보단 총선이 더 중요

이해찬:그래서 2012 4월 총선 승리 여부가 관건이다. 1992년 선거 때도 YS 3당 합당해서 총선을 치르고 압도적 다수당이 되고 나니까 그해 겨울 대선은 성립이 안 되더라. 그때 선거기획단장을 했는데 아무리 해도 150만 표 이하로 줄지가 않았다. YS가 워낙 못해도, 정주영씨가 잘라 먹어도 그랬다. 2012년도 언론은 대선 위주로 보도하는데, 총선이 관건이다.

사회:이긴 쪽이 대선까지 먹는다?

이해찬:총선에서 이기는 쪽으로 역학이 확 돌아가게 된다. 총선에서 이겼는데 대선에서 지게 되면 권력 구조가 엇각이 나고. 총선에서 지고 나면 대선에서 이길 동력을 찾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총선 전략이 더 우선이고, 그 과정에서 대선 후보들은 총선에 얼마나 기여하고 진정성을 보였느냐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해찬:각자 자기가 선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강연하러 다니고, 이정희 대표는 원내에서 싸우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전국을 다니고….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민이 신명을 못 느끼는 건 하나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는 연대 틀을 빨리 만들어서 미약한 보이스 파워를 집단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 종합편성채널을 네 개씩이나 주는 걸 보니까 결국 보수적인 매스미디어로 도배를 하겠다는 건데, 다행히 미니 미디어나 소셜 네트워크들이 활성화되고 있으니까 이런 부분도 더더욱 키워갈 필요가 있다.

조국:의석 수로는 밀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야권 지도자들이 왜 저 정도밖에 못할까 하는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저는 어떤 경우든 이기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번 이겨야 기세가 오른다. 2012 4월 이전에 이기는 경험을 해야 한다. 재·보궐 선거든 상징적 정책이든 명백하게 이기고, 막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한나라당이 ‘4대 개혁 입법’을 온갖 방식으로 저지해서 지지층을 다졌다. 대중이 승리의 경험을 맛보게 하기 위해 야권 정치인들은 각자 ‘한방’을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 경제학자 폴라니가 한 말을 인용하겠다. “진정한 진리는 만유인력 법칙이 아니라, 중력을 뿌리치고 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이해찬:정치에서 이기는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쭉 지다가 2009년 보궐선거에서 계속 이긴 게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진 거 아닌가.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올해 공동의 투쟁과 연대. 그 속에서 신뢰가 생기는 게 절실하다. 신뢰 없이 나중에 단일화하는 건 안 된다. 나하고 이정희 대표도 서울시장 선거 때문에 만났는데, 만나서 얘기하다보니 서로 신뢰가 생기고 선거 캠페인도 민주당 의원 못지않게 했다. 내가 출마했던 지역(서울 관악을)에 이정희 대표가 최근 사무실을 냈는데 우리 지역 사람들이 나와 연대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더라. 서로 차이를 확인하고 이뤄지는 연대가 튼튼한 연대다. 그 과정을 올 1년 가열차게 쌓아가야 한다.

 

조국: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대해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그쪽 세계가 확실히 조·중·동 같은 곳과는 다르게 굴러간다. 영향력도 상당하다. 특히 20대는 신문은 안 봐도 이건 매일 한다. 그래서 정치인, 예비 정치인, 정당 모두 페이스북·트위터로 대변되는 SNS에 개입이 필요하다. 선거 시기에 ‘선거합시다’ 정도를 넘어서야 한다. 트위터 타임라인을 확인해보면 20대가 생각해내는 기막힌 아이디어들이 있다. ‘대중이 이런 것을 고민하는구나. 이래서 야당 혹은 이명박에 대해 짜증내는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런 것을 포착해 20~30대의 마음에 불을 질러야 하는데. 지금 국회의원·정치인들의 멘션은 ‘오늘 내가 뭐 했다’ ‘이명박이 뭐 잘못했다’ 이런 것뿐이다. 주장하기 전에 먼저 들어야 한다. 지금은 공감이 먼저이다. 무명의 대중은 자기들 불만과 고민에 대해 유명인이 응답해줬다는 사실 때문에 보수였다가 진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웃음).

이해찬:40대까지만 해도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인터넷 매체를 써오던 사람들이다. 민주당이 참 답답한 게, 미국의 무브온(move on: 온라인 시민운동 단체) 같은 것을 설치해보려고 연구를 꽤 했다. 그런데 돈이 들어간다니까 안 하더라. 그런데 오바마의 당선에 무브온은 굉장히 중요했다. 민주당은 늙은 당이 되었다. 20~30대와 소통하지 않고 옛날 표 얻어서 이기려고 하는. 그런데 선거에서 20~30대의 표를 못 얻고는 이길 수 없다. 486의 자녀들이 유권자가 되고 있다. 이 친구들을 만나보면 자유나 민주는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소통을 기대한다. 가치관도 집단적이지 않고 개인적이다. 그러면서도 자존심이 굉장히 세다. 이런 세대의 문화가 생겼는데, 이를 빠르게 잡아내야 한다.

 

5. 야권 연대에 관한 생각 / 단일화 프로세스에 따라 성패 여부가 갈릴 것

 

▶야권 연대를 하려면?

사회:연대가 성사되려면 민주당의 양보가 관건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이해찬:지방선거는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많으니까 그나마 가능했는데, 총선은 한 자리밖에 없으니 소모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지금처럼 집단 지도화되어 있으면 더 어렵다. 대선 나가려면 총선에서 먼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할 텐데, 누가 자기 땅을 내놓으려고 하겠나. 따라서 후보 단일화를 어떻게 해내느냐, 그 방법론을 찾는 게 현실적이다. 미국 민주당의 오픈 프라이머리도 실은 단일화의 필요성 때문에 생긴 거다. 대선은 물론이고 총선에서도 이 단일화의 프로세스를 잘 찾아야 한다.

 

이해찬:개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내각제 등으로) 권력 구조만 바꾸려는 개헌은 굉장히 위험하다. 현재 권력 구조를 영구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니면 중·대 선거구제로 바꿔서 사회 통합 차원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기네끼리 ‘빡치기’가 난다. 영남은 한나라당끼리, 호남은 민주당끼리. 국회 의석 3분의 2 확보하는 개헌이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해찬:전형적으로 소선거구제 해서 망한 데가 일본 사회당이다. 일본이 중선거구제 할 때는 사회당이 100석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1 야당 하면서 개혁적인 사람들이 꽤 많이 활동했다. 그러다 1994년도에 연정하면서 소선거구제로 바뀌었는데, 그때부터 자민당에 확 깨져가지고… 100석이 뭔가? 지금은 존재도 없는 당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사실 소선거구제라고 하는 제도가 굉장히 민주적인 것 같지만, 사회 진영 간에 힘의 균형이 안 맞을 때는 아주 보수적인 제도다. 유럽 같은 경우는 진영 간의 역량이 우리처럼 비대칭적이지 않기 때문에 소선거구제를 해도 연정이 된다. 한쪽에서 독식을 못하니까 연정이 되고, 사회적 협약이 가능한 거다.

사회:주목할 만한 다른 변수는?

이해찬:한나라당 내 권력투쟁이다. 총선이 먼저라 공천권이 핵심인데, 박근혜 전 대표는 공천권을 못 갖고 있고, 친이계는 자기네가 공천 다시 해서 정권 재창출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권력투쟁이 올해 하반기에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