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도덕‘ 등 영호남의 관계에 대해 나올 말은 다 나오는군요. 문제해결을 위해선 감추고 덮어두는 것 보다 이처럼 드러내고 털어내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나온 김에 사회적 진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서울에서 쭉 살다 해외에 좀 나갔다 돌아와서는 호남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귀국하기 전 호남에 살게 됐다는 얘기를 들은 후배 하나가 걱정스런 얼굴로, 애들을 호남에서 키우면 호남사람이 돼 나중에 불이익을 많이 받을 텐데 자기 같으면 절대 그렇게는 못 할 거라고 말을 하더군요. 나는 호남사람이 되면 어떠냐고, 잘 못된 편견에 대해선 맞서서 싸워야지 피하려 한다면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조금은 염려가 됐지요.


그런데 살다보니 애를 영남보다는 호남에서 키우는 게 다행인 걸 알게 됐습니다. 애들이 역사 인식은 제대로 배우게 되더란 말입니다. 호남에서 자라는 애들은 박정희나 전두환은 독재자고 5.18은 민주화 운동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게 된다는 거지요. 과연 영남에서도 그럴까요? 5.18은 북한 간첩이들이 저지른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던데.


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더 진보적이고 올바른 사상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영남에서 성장한다면 정치, 사회적으로 부득이 수구적이고 고루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지역뿐만 아니라 집에서 무슨 신문을 구독하느냐에 따라 어른이나 아이들의 생각이 영향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어쩌다 조중동을 접하게 되면, 대문으로 뽑는 기사나 그 내용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중동을 보며 크는 애들이나 어른들은 조중동의 영향으로 건강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사고가 형성되어 결국은 사회에서 뒤처지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은 중요합니다. 어떤 정신을 가진 사람에 의해 어떻게 교육받고 영향 받느냐가 중요합니다.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유태인들이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호남은 조급해할 필요 없습니다. 당장은 손해보더라도 올바르고 합리적인 사상과 원칙을 견지한다면 장기적으로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영남은 잘 못된 사고로 잘못된 선택을 계속한다면 당분간은 많은 쪽수로 패권을 휘두를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퇴보하고 도태 되어 다른 지역의 머슴살이나 하는 삼등국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것이 사회적 진화의 냉엄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