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씨가 돌아가셨더군요.

제 입에는 아직까지도 '최동원 선수'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지만, 이제 최동원 씨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최동원 씨, 당신은 제가 지금까지 본 야구선수 가운데서 가장 막강한 포스를 뿜어내던 분이었습니다.

당신의 다이나믹한 투구와 자신감, 오만하게 느껴질 정도의 승부근성 등.

결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해태를 응원하던 나에게 당신은 응원 대상이라기보다 적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특히 선동열이라는 불세출의 투수와 비교하면서 열을 올리기도 했지만,

순수하게 투수라는 그 자체를 놓고 평가하자면, 투구의 위력과도 또 다른, 그냥 투수 그 자체를 놓고 보자면

최동원 씨 당신에게 좀더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심정입니다.

내가 당신을 굳이 최동원 선수가 아닌 최동원 씨라고 부르는 이유는,

선수생활 외에 당신의 행보를 제대로 평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선수협 당시의 역할도 그렇고,

이후 민주당 후보로 지방선거에 나와서 낙선한 것도 그렇고,

당신은 결코 비굴하게 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흔해빠진(?) 프로야구 감독 한번 못했지만,

당신은 진정한 프로야구의 레전드입니다. 아니 감독이나 하기에는 당신은 너무나 강력한 레전드였습니다.

당신의 영광에 비해 당신의 말년은 너무 초라했습니다만,

그거야말로 레전드에게 진정으로 어울리는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편히 쉬소서.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