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육감이 구속됐다. 구속적부심이 남아있는데 의미없을거다. 본안 판단은 내가 판사가 아니어서 모르겠다.

곽노현 이야기 할 거 많다. 근데 원래는 일케 말이 많이 나올 사건은 아니다. 서울 교육감 비리 사건이니까 말이 많은 거는 당연하지만 지금처럼 음모론이 판칠 사건은 아니라는거다.

내가 왜 일케 생각하는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곽노현이 박명기에게 2억원을 줬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걸 인정 안했으면 나도 곽노현 옹호파 정도는 아니겠지만 검찰을 비웃었을 거다. 근데 저걸 인정했기때메 별 수 없다.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거기에 법률만 적용하면 된다.


진보들은 '대가성'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한다. 곽노현이 스스로 말하길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성 없이 선의로 2억을 줬다고 했고 박명기도 요즘 말하길 곽노현이 준 2억은 대가성 없다고 한 것을 놓고서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며 검사에게 대가성을 입증하라고 한다. 당연한 주장이다. 법문에 " 후보자를 사퇴한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라고 되어있고 범죄의 입증은 검사의 책임인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가성 입증이 어려울 거라고 한다. 곽노현 인품이 원래 훌륭하고 예전에 지인에게 집도 사줬다는 얘기를 푼다. 그러면서 대가성이라는 요건에 굉장히 집착을 한다. 가만보면 후보'매수', '대가'라는 단어를 정말로 마트에서 돈 내고 물건 사는 것처럼 쌍무,유상계약처럼 해석하는 것 같다.


근데 여기서 대가성은 그런 게 아니다. 로스쿨 교수, 변호사, 심지어 법과 무관한 교수들이 나서서 대가성을 가지고 떠드는데, 쉬운 얘기를 너무 길고 어렵게 하는 거 같다.

일단 대가성은 이렇게 이해하는 게 쉽다. 곽노현이 2억 준 것과 박명기의 후보사퇴가 조건관계면 되는 것이다. "박명기가 후보사퇴 안했으면 곽노현이 돈을 안줬을 거다" 이 명제가 수긍되면 대가성이 인정되는 거다. 자 사건을 보자. 박명기가 후보사퇴 안했으면, 곽노현이 2억을 줬을까? 안줬을거다. 줄 이유가 없으니까. 그럼 대가성 인정!


자꾸 무슨 차용증, 돈세탁 의혹, 이면합의, 실무자 간의 합의, 곽노현의 호통, 박명기 사채, 곽노현이 지인 집사준 거 따위를 말하면서 논점을 흐리는데 검사나 판사는 그딴거 원칙적으로 신경 안쓸 거다.

"박명기 후보와 곽노현 후보가 있고, 박명기 후보와 곽노현 후보가 후보 단일화해서 박명기 후보가 사퇴했고, 후에 곽노현이 박명기에게 돈을 줬다"

여기에만 검판사는 집중할 거다. 그 외에 것들은 부차적이다.


대가성을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니까 무슨 일상적인 거래 하는 것처럼 박명기랑 곽노현이 후보자리 놓고 거래한 명확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대중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적어도 진보라는 사람들만이라도)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된다.

선거법이나 형법에서 부패랑 관련한 범죄에서 대가성, 직무관련성 따위는 원래 포괄적으로 해석한다. 그렇게 안하면 부패범죄를 범죄화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누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때, 세세하게 형식을 갖춰서 요 돈은 요 건에 해당하는 돈임 이딴 식으로 할까? 거의 안그런다. 그냥 잘봐달라고 공무원들 관리하면서 돈주고 향응을 베풀고 그러면 공무원은 알아서 눈치껏 돈 준애 잘 봐주는거다.

공직선거법 후보매수에서 대가성도 그렇게 해석하는게 맞고 입법자도 그러케 하라고 만든거다.

복잡할 거 없이 "박명기가 사퇴 안했어도 곽노현이 돈을 줬을거"면 대가성 없는 거고(다른 범죄성립은 가능할 수 있음), "박명기가 사퇴 안했으면 곽노현이 돈을 안줬을거"면 대가성이 있는거다.


근데 글은 이렇게 썼지만 또 모른다. 법원에서 다른 증거나 진술이 나와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 있으니까. 글고 사실 실무 뛰는 법조인들이 비법조인들이 법이나 재판 가지고 떠드는 거 얼마나 한심해하는지 알기 때메 지금 이 글 쓰는 것도 조심스럽다. 아직 학생에 불과하니까.

그치만 곽노현 사건은 곽노현 개인에 대한 신뢰나 진보를 탄압하는 집권세력의 횡포,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에 대한 견제같은 것에 집중해서 정치적으로 진영논리로 접근하기보다는 건조하게 사건 자체만 봐야한다. 물론 정치적 접근도 있어야 하지만 그게 주가 되어선 안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왜 의리가 나오고 인간적인 믿음 이야기가 나오는지 정말 모르겠다. 왜 우리 편을 들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치졸하게 우리 편이 당할 때만 검찰개혁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더 웃긴 건 유죄든 무죄든 무조건 곽노현 믿을거라고 당당하게 철판깔고 이야기 하면서 그걸 자기 소신인양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거다. 정치랑 법에서 신앙생활하지 말고 부처나 하느님, 알라를 믿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게 진보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막말로 곽노현이 어케되는거랑 재벌개혁, 복지확대, 증세, 부자감세철회, 남북관계같은거랑 관련이 있나? 곽노현이 무상급식 주도한 거가 이번 일로 망가지니까 곽노현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인가? 그딴식이면 우리 편 정치인이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했어도 봐줘야겠네?ㅋㅋ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