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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기존 정치적 관점에서 비정치적이다. 비정치적인 것은 보수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따르면 20대를 보수적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보수적이란 의미는 시장주의,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저조하다고 하면 될 것이다.
비정치적이라는 말, 공적 영역에 관심이 없다는 말은 20대가 파편화되었다는 뜻이다. 20대를 정치적 정체성을 지닌 하나의 세대로 사고하기 어렵다는 말과도 통한다. 왜 20대가 이렇게 됐는지 말이 많은데 내 생각엔 먹고 살려면 내 앞가림은 내가 해야되고 안 그러면 망하기 때문인 것 같다.
20대가 비정치적이고 파편화됐다면 진보개혁이 20대에게 인기를 못 끄는 것은 당연하다. 원래 진보개혁이라는 게 구조, 체제를 다루는 거니까 말이다.
구조, 체제 따위를 좋게 바꾸면 당연히 개인의 삶도 그에 상응해서 좋아진다는 것이 진보개혁의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민주주의 같은 ~주의가 나온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가 복잡해짐과 동시에 안정되면서 구조, 체제를 크게 바꾸는 것 자체도 어렵게 됐고 바꾼다 해서 그 효과가 즉시 개인의 삶에 좋게 나타나지도 않게 됐다. 한마디로 말해서 사회와 개인의 선순환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사회가 안좋아지면 개인의 삶도 어려워지는 것은 분명한데 사회가 좋아진다해서 개인의 삶도 좋아질 거라는 보장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신자유주의 탓이다 등등 의견이 많지만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이 생존하고 성공하려면 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성공하는 문이 바늘구멍이라도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거길 통과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노력한다. 혹자는 그 구멍을 크게 넓히기 위해 정치에 관심도 가지고 투표도 하라며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지만 내 주변 대부분 안그러는데 나 혼자 그러다가 내 일 안풀리면 누가 책임지나?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진보개혁은 개인의 생존이나 성공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는다. 지역주의, 남북관계, 인권, 민주주의 같이 중요하지만 내 삶과 당장 관련없어 보이는 문제에 열 내거나, 재벌개혁, 공정, 복지같이 내 삶에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한데 즉각적인 효과를 주기는 어려운 문제를 '추상적'으로 다루는 걸로 비쳐진다. 물론 반값 등록금같이 내 삶에 바로 영향을 주는 문제를 열정적으로 다루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4~5년 정도의 등록금을 좀 깎아 주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진보개혁이 지금처럼 집중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인지 예전부터 의문이다. 이런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희망버스도 그렇다. 대부분 노동자가 될 거니까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라고 하는데 까놓고 말해서 여기 분들은 희망버스가 자기 문제로 느껴지시는지? 비정규직, 이랜드, KTX 여승무원 등도 그렇다. 안중요하다거나 진보개혁이 다루면 안된다는 게 아니라 왜 이런 문제들에만 관심가지는 것이냐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진보개혁이 뭘 어떻게 다루냐는 말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근데 스티브 잡스가 말한대로 소비자는 새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자기들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 20대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진보개혁이 내놓는 것들이 불량품은 아닌데 구매하기도 좀 그렇다. 그럼 진보개혁이 매력적인 상품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정치는 기업경영이 아니고 민주주의 정치니까 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을 출시하듯 일방적인 형식을 취하거나, 소비자 취향 조사하는 정도로 소비자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시민의 적극적 참여 속에서 새 상품이 출시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 안철수의 인기를 소통에서 찾는 사람들도 이런 의미로 말하는 것일테다(물론 난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런 안철수 인기를 제3 세력의 창출로 과잉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근데 그래도 문제는 너무 많다. 누가 어떻게 참여할 것이냐부터 정치인, 정당과 시민의 관계설정, 참여 속에서 파생되는 갈등의 조정 등 첩첩산중이다. 그리고 시민이 참여한다해서 매력적인 상품이 나올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속에서 엉망진창인 상황이 비일비재할텐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정치혐오감을 가지게 될거다. 원래 민주주의가 그런 거라는 말로 쉽게 해결될 게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렵고 근본적인 성격이 짙은 문제와 함께 투트랙으로 일단 개인의 생존과 성공과 관련이 큰 문제를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할거다. 정치가 다룰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있지만 정치가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좋은 수단이라는 시그널은 줘야하지 않을까.
저는 20대 뿐 아니라 사실 전체적으로 탈정치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전세계적으로
그 원인은 상업시대 소비시대 그리고 감성의 시대이기 때문이지요
지금 정치만 아니라 기존질서중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학교교육, 종교, 언론,정당,정치 가족등등
이런 현실은 종이신문이 방송에 밀리는 것과 맥을 같이합니다
솔직이 지금 삼성이나 어느 대기업에서 일어난 어떤 일들이 정당이나 정치권의 어떤 사건보다 훨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지요
새로운 아이티 상품이 나온것이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정책이 나온것보다 훨 관심을 끕니다
정치인이름보다 연예인 가수 예능 프로그램의 가십이 20대에게는 훨 흥미있고 중요한 것입니다
30-40대에게는 주식시장의 챠트나 기업의 성과가 훨 관심이 있습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지금 시대의 대세라는 것이
결국 앞으로는 엘리트 정치시대가 될 것입니다
대중 정치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안철수 바람이요?
정말 정치에 본격 나오고 정당이 공격하고 기자들이 파고들면 아마 거품은 절반이상꺼지지요
언론에 박근혜와 비등한 지지율이라고 하지만 그 지지율은 내용적으로 차이가 엄청나지요
박근혜 지지율이 몇년동안 벽돌처럼 다져진 지지라면 안철수는 두부같이 순간적으로 뭉개질수 있는 지지율이지요
게다가안철수도 정치판에서 몇년 있으면 대중들은 외면합니다
현시대 20-30대에게는 모든 것이 소비재이기 때문이지요
그것도 일회용으로 한번쓰고 버리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차이를 보면, 안철수와 문재인, 둘다 어느정도는 먹혔죠 그리고 그 차이가 인지도라고 봅니다.
결국 대중의 정서란게 그렇습니다. 정치인을 소비재로 소비하지만, 대중적 정서와 갈망은 있는거죠
(물론 저는 문재인 대권론은 개소리라고 봅니다. 문재인이 뭔.. 차라리 4년전에 문재인이 국회의원이라도 했다면 모르겠지만)
결국 예전과 같은 진보진영의 아젠다(민주화나 노동운동)로는 도저히 먹히지 않는겁니다.
이건 이전 시대와 지금 시대의 가장 큰 차이이고, 그것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포적 경제상황(대졸로 취업이 보장안되는 상황)이 원인이 됩니다.
아크로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고학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오이도근처에 있는 모대학을 나온 제 친구를 보면
150받는 직장에 취업할수있나 없나의 식을 고민합니다. 그런 친구같은 경우는 9급도 엄청난 횡재에요
그리고 사실상 대기업 취업의 마지노선인 서울근방, 지방거점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전체 수능보는 학생의 15~20% 내외입니다.(이것도 후하죠.)
그리고 그 대학에 들어가도 공포적 마인드로 스펙을 미친듯이 쌓아야 대기업에 들어가고요.
이런 상황의 결과과 결국 민주화 혹은 노동운동 당위성의 붕괴고요.
뭐 우석훈처럼 50대가 개1새끼라서 20대가 못산다 이런얘기를 하고싶진 않고요. 사실 말하자면 그것보다는
한 30년동안 사실상 예전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즉 아까 예기한 수능보는 15~20% 내외 이하의 학생들)에 대한 복지의 부재가 가장큰 문제인거 같아요
여기서는 논리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대중정서는 논리로 움직이지 않아요. 이점은 김어준이 제일 잘 알고있고요
그럼 야당이 팔리는 존재가 될려면 뭘해야되느냐? 적당히 해야죠. 지금 글을 쓰다 보니 제 3의 길이 이해가 되네요
성장과 복지의 동시적 주장. 그리고 운동은 시민운동과 헌법 개정, 혹은 변호사의 법정 운동으로 가야되는거죠.
인권운동... 솔직히 안먹힙니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잘 안먹혀요. 사례를 들어주면 먹히지만요
하긴 생각해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치세력을 가지는것(2008년의 이명박대통령님 처럼요)이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의 원죄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ps. 어차피 유시민 지지자라고 해도 사표론때문에 절대 유시민에게 권력을 주지 않을꺼니까요
유시민 무서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전 민주당에게 이익이라고 봅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엇그제 20-30대란 분이 자기관점에서 피상적으로 문제를 늘어놓은 거에 반해 원인을 분석하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문제는 현상황이 정글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하게 만들며 인간을 파편화, 피상화 시킨다는 겁니다. 저희 때는 독재라는 눈에 쉽게 띄는 구조적 문제가 눈앞에 있으니 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는데, 지금의 구조적 문제는 상당히 은폐돼있고 내재화 돼있으니 구조적 문제를 개인이 여간해선 느낄 수 없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물질적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한눈 팔면 그들이 말하는 루저로 뒤쳐질 위험이 높으니 큰 숲을 볼 겨를이 없는 거지요.
하지만 삶이라는 것에 근본적 의문을 던지다보면 세상의 본질에 눈이 뜨이게 되며 좀더 시야가 넓어지겠죠. 결국 그들중 삶의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나 세상의 문제로 관심이 옮겨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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