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신종플루 사망자 예측


현재 정부는 최악의 경우 2만명 정도 신종플루로 사망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이런 가능성은 주로 미국쪽 자료를 우리나라 인구수에 바로 대비해서 계산을 한 것들이라 현실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좀 더 현실적인 추정을 위해서 현재 겨울이 끝물로 접어든 남반구 국가들의 피해상황을 짚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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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유럽 질병통제센터의 최신자료(링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의 공식통계를 살펴보겠다.


보다시피 상위그룹 거의 전부가 남반구 국가들이다. 겨울이란 요소가 이번 신종플루 전염에 가장 큰 요인이라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남반구 국가들이라고해서 모두 같은 건 아니고 아르헨티나처럼 현재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가 1.3명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고 페루나 에쿠아도르처럼 0.3명 내외인 경우도 있다.

이중 가장 상태가 심한 아르헨티나의 예를 살펴보자. 참고로 현재 공식확인 사망자는 512명이지만 신종플루 사망자라 추정되는 경우가 현재 196구가 있다. 최악의 경우 현재까지의 사망자수를 708명까지 잡아 볼 수 있다. 이 경우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1.8명까지로 올라간다.

일단 아르헨티나의 신종플루 진행상황을 도표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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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겨울이 7월부터 9월까지다. 우리로치면 12월부터 2월까지라고 보면 될 거다.

원래 최초 환자발생이 5/7이었고 두번째 환자발생이 5/22이었다. 그러다가 6/15에 첫 사망자가 나온거다. 일단 최소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후 급격히 사망자가 늘어나서 8월초에 380여명까지 늘어났다. 물론 공식통계가 이렇고 인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검사하지는 못했지만 의심이 가는 사망자는 당시에도 400명이 넘었다. 물론 이들이 전부 신종플루 사망자는 아니었지만 당시로서는 꽤나 부담스러운 증가세였다.

사망자수는 이렇게 8월중순까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실제 감염자수나 병원입원자수는 이미 7월말을 고비로 꺽여나가고 있었다. 이건 아르헨티나만 그런건 아니고 브라질의 경우에도 8월 마지막주 중환자실 입원자 수가 2주 전인 8월 2째주에 비해서 1/7 수준으로 격감했습니다.

2주만에 중환자실 입원자가 1/7 수준으로 떨어졌다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옴에 따라 얼마나 신종플루가 빠른 속도로 물러가는지 감이 잡히실거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사망자수가 바로 줄어드는 건 아니다. 신종플루에 감염되어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다가 3~4주 후에 사망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사망자수 통계는 입원자수 통계보다 몇주정도 느리게 반영된다. 더불어 인력이 부족해 확진 검사를 못했던 시체들이 차례대로 확진되어 통계에 잡히고 있어서 9월들어 사망자수가 여전히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우리나라로 보면 2월로 접어든 아르헨티나는 대략 최악의 계산법으로도 700여명(확인: 512, 추정: 196) 남짓한 사망자수를 보였다. 이 추세대로 가면 남반구의 겨울이 끝날 때까지 아무리 많이 사망자가 나와도 800여명을 넘기는 힘들다.

아르헨티나 인구가 4000만명을 조금 넘는다... 인구 10만명당 최악의 경우 2명 정도가 사망자 최대치로 계산하면 틀림이 없을 거다.

이 비율을 우리나라(4340만명)에 적용시켜보자. 대략 970여명 정도 나온다....

이게 필자가 상식선에서 현재 지구 남반구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그럼 정말 970여명이나 사망자가 나올까?

필자는 그것보다는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항바이러스제와 백신

아르헨티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변변한 항바이러스제도 없었고 더불어 북반구에서 나름대로 준비중인 신종플루 백신도 없이.. 그야말로 전국가가 생으로 신종플루의 공격에 고스란히 노출이 되었다. 우리는 그래도 타미플루같은 항바이러스제도 제법(?) 비축해 두었고 백신도 11월 경이면 풀리기 시작할 거다.

2. 의료시스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2가지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하나는 전국민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전국민이 받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이다. 영국이나 호주처럼 말만 공공의료서비스이지 전문의 한번 만나보려면 몇달을 기다려야 되고 응급실에 가도 응급처치가 되지 않는 그런 나라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물론 미국처럼 의료시스템이 공공재가 아닌 나라야 말할 것도 없다. 더불어 남미쪽 국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의료계 종사자들이 열 받으실거다.

3. 길고 일찍 시작하는 겨울방학

우리나라 겨울방학이 대충 12월 중순부터 장장~~ 2개월간 계속된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겨울방학이 이렇게 긴 나라를 찾아 보기 힘들거다.

그런데 겨울방학이 일찍.. 그리고 길게 유지되는게 신종플루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어보시는 독자가 있으실거다.

기본적으로 신종플루는 학교를 통해 가장 깊숙이 널리 퍼진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9/2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의 기사에도 지난주부터 미국 남동부를 중심으로 신종플루의 발생빈도가 급증했는데 그 이유를 미국 다른 지방보다 훨씬 일찍 문을 연 남동부의 개학스케쥴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신종플루 전염에는 학교에 학생들이 모이는 것이 쥐약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신종플루가 창궐을 시작할 12월 중순에 전국의 학생들이 모조리 방학을 해버리고 겨울이 거의 다 끝나갈 2월에나 되서야 학교로 복귀한다. 이게 예전에는 겨울에 난방비 아끼려던 전통이 남아 지금까지 그러는건데... 이번 신종플루에 대항하는 우리나라에는 더 이상 클 수 없는 어마어마한 복덩어리다.



4. 우리나라의 문제점

이렇게 우리나라는 여러모로 세계 어떤 나라보다 신종플루와의 대응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아주 염려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얘기는 어제 포스팅(허무한 타미플루의 진실)에 자세히 언급을 했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우리나라의 진짜 문제점을 몇개 언급해 보기로 하자.

(1) 중환자실 병상 문제

현재 정부가 가장 집중하여야 할 부분은 타밀플루같은 항바이러스제 확보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중환자실 병상 확보라고 보여진다. 그 이유는 신종플루 환자가 입원까지 가게 될 경우 주로 폐혈증을 포함한 폐기능 손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때 체외(막형)산소공급장치 라고 해서 인공적인 폐기능 보조장치에 장기간 의존해야 되는데 이 장치의 수급도 염려가 되고...

이미 미국과 영국같은 경우 아직 가을도 채 시작되지 않았는데 신종플루로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중환자실의 업무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평소 70-90% 수준의 중환자실 가동율이라면 당장 이번 가을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 도래할거다.

(2) 대국민 홍보 문제

또 다른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거다. 무슨 말이냐하면....

국민들 사이에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심이 히스테릭칼한 정도가 되면 집에서 편히 휴식을 취해도 될 경증의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로 밀려 들어와 병원 업무를 마비시킬 가능성도 있는데... 미리미리 정부가 대국민 홍보를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병 병원에 이런 경우에 대한 대처법을 이미 공지하고 있다. 더불어 아동들을 중심으로 한 대국민 홍보도 개시했고 말이다. 아예 만화영화 프로덕션과 홍보 영상물 제작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우리정부도 더 늦기 전에 이 부분에 신경을 더 써야 할거다.


결론

이번 가을과 겨울에 신종플루 사망자는 1백명은 넘게 나올거다. 지금까지 남반구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면 말이다.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보다 인구대비 사망자수가 더 높게 나올거라고 볼 수는 없다. 많이 잡아봐야 인구 10만명당 0.6명 정도나 될까? 그렇다면 300여명 정도가 최대치로 봐도 무난할 거다.... 아마도 그 절반 정도 수준에서 막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너무 긴장할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너무 방심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신종플루이다. 평소에 어디를 가던 수시로 화장실이 보일 때마다 비누로 손을 씻도록 하고, 의식적으로라도 눈, 코, 입을 만지는 버릇을 중단하도록 해라. 백신은 나오면 순서대로 맞도록 하고 애들 사람많은 장소에 너무 자주 내보내지 말도록 하라. 99% 이상이 일반 독감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재수없는 1%도 안되는 사람들에게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정말 운이 나빠서 죽기라도 하면 확률을 따져가며 한탄해봐야 소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