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체로 성판매자는 여자이며 성구매자는 남자인가?
 

번식 경쟁의 관점에서 볼 때 성교로 얻는 이득과 치러야 하는 비용 중 남녀 공통인 것들이 있다. 임신과 관련된 현대 기술이 없던 옛날에는 남자든 여자든 오직 성교를 통해서만 번식할 수 있었다. 또한 남자든 여자든 성교로 성병을 옮을 수 있고, 성교에는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공통점은 더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남녀의 차이를 살펴보자. 남자는 한 번의 성교로 여자보다 더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다. 남자가 한 달에 열 명의 여자와 성교를 한다면 최대 열 명의 자식을 볼 수 있다. 반면 여자가 한 달에 열 명의 남자와 성교를 한다 하도 임신할 수 있는 자식의 수는 보통 한 명이다. 이것은 포유류인 인간의 경우 여자가 임신도 하고 수유도 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한 번의 성교로 남자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인간은 결혼을 하는 종이다. 남자는 자신의 유전적 자식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돌보는 일에 많은 노력을 들인다. 만약 여자가 자신을 많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성교를 해서 자식을 낳는다면 그 자식을 혼자 키울 위험이 있다.

 

또한 여자가 만약 열등한 남자와 성교를 해서 자식을 낳는다면 우월한 남자와 성교를 해서 자식을 낳는 경우에 비해 자식이 열등하게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논리가 남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자는 열등한 여자와 성교한 후에 곧 우월한 여자와 성교해서 두 여자를 다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의 경우에는 만약 열등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면 다시 임신할 수 있으려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한 번의 성교로 남자가 얻을 것이 더 많고 여자가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에 비해 더 성교를 하고 싶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여자는 남자에 비해 성교를 덜 하고 싶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성교 여부를 두고 갈등이 벌어졌을 때 보통 남자가 하자는 쪽이고 여자가 하지 말자는 쪽이다. 이것은 인류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성교를 원하는 남자는 어떻게 하면 성교를 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랑한다고 사기를 칠 수도 있고, 강간을 할 수도 있고, 무언가를 여자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매춘은 남자가 성교를 하기 위해 여자에게 자원(문명 사회에서는 보통 돈이다)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성교로부터 남자와 여자가 얻거나 잃는 것은 위에서 나열한 것들 말고도 더 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들이 가장 중요한 요인들인 것 같다. 대다수의 진화 심리학자들은 위에서 소개한 이유 때문에 대체로 여자가 남자에게서 돈을 받고 성교를 하는 식으로 매춘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즉 포유류의 경우 암컷이 임신을 하고 수유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하여 왜 대부분의 성판매자가 여자인지를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매춘으로 자식이 태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성판매자가 고객의 자식을 임신해서 낳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번식의 관점에서 볼 때 남자의 성구매 행동은 바보 같아 보인다. 얼핏 생각해보면 위에서 소개한 진화론적 설명이 틀린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이 효과적인 피임 수단이나 낙태 수단이 없던 시절에 진화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번식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부부 간에 콘돔을 사용하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다. 현대 문명국에서는 자식을 줄줄이 낳아 길러도 대부분 생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한 두 명만 낳고 더 이상 낳지 않는다.

 

이것도 인간이 콘돔이 없던 시절에 진화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설명하기 힘들다. 인간은 번식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강력한 성욕과 자식 사랑 메커니즘을 진화시켰다. 피임과 낙태 수단이 없던 시절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다가 콘돔 자판기가 있는 매우 새로운 환경에서 인간이 살게 된 것이다. 어떤 생물이든 자신이 진화한 환경과 매우 다른 환경에서 살게 되면 매우 부적응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은 직업적인 성판매자가 있는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성판매자는 왜 천대받는가?
 

남자는 어떤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번식에 유리할까? 젊고 건강한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가 부실한 여자나 폐경이 지난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에 비해 번식에 더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바람을 잘 피우는 여자와 결혼하는 것보다 바람을 잘 피우지 않을 것 같은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아내가 바람을 피우면 유전적으로는 남의 자식인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욕이 성교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라면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다. 따라서 남자가 사랑 대상을 찾을 때에는 여자의 정절, 청순, 처녀성 등을 중요시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남자는 정절을 지키지 않을 것 같은 여자를 사랑할 가능성이 작을 것이다. 즉 아무하고나 성교하고자 하는 여자는 남자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남자들은 그런 여자를 사랑하거나 존중하기보다는 경멸하는 경향이 있다.

 

성판매자는 돈만 주면 거의 아무하고나 성교를 한다. 대부분의 진화 심리학자들은 위에서 언급한 요인 때문에 남자가 성판매자를 경멸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만약 이 설명이 맞다면 성판매자가 전혀 경멸 받지 않는 문화권이 생기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다.

 

 

 

 

 

매춘에 대한 사회문화적 원인론
 

대부분의 사회 과학자들, 페미니스트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위에서 소개한 진화 심리학적 설명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진화 심리학자들에 대한 분노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입장에 따라 매춘을 설명할 수 있는 온갖 사회문화적인 원인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서 진화한 심리적 메커니즘들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매춘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나는 진화 심리학적 설명과 사회문화적 설명 중 한 쪽만 맞다고 보는 이분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 모두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둘 모두 틀렸을 가능성도 있다.

 

매춘 현상과 관련하여 온갖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

 

첫째, 왜 사냥-채집 사회에서는 직업적인 성판매자가 없는 데 반해 대부분의 문명국에는 그런 직업 있는가?

 

둘째, 왜 문명국 사이에도 인구 대비 성판매자의 비율이 서로 다른가?

 

셋째, 왜 성판매자는 대체로 여자이고 성구매자는 대체로 남자인가?

 

넷째, 왜 성판매자는 경멸 받는가?

 

다섯째, 왜 성판매자에 대한 경멸의 정도는 문화권마다 다른가?

 

여섯째, 왜 매춘은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평가를 받는가?

 

일곱째, 왜 매춘 단속을 하는 문화권이 많은가?

 

여덟째, 왜 어떤 나라에서는 매춘이 합법적인 데 반해 어떤 문화권에서는 불법인가?

 

아홉째, 왜 어떤 문화권에서는 성판매자가 포주의 노예에 가까운데 어떤 문화권에서는 성판매자가 상대적으로 상당한 인권을 누리는가?

 

위에서 나열한 질문 말고도 매춘과 관련하여 수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진화 심리학적 설명은 위의 질문 중 두 가지에만 답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성판매자가 대부분 여자인 이유에 대한 사회문화적 설명이 있다면 진화 심리학적 설명과 충돌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하지만 왜 사냥-채집 사회에는 없는 성판매자라는 직업이 문명국에는 있는지를 설명하는 사회문화적 이론이 있다면 그것이 진화 심리학적 설명과 충돌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나는 대체로 진화 심리학적 설명에 동의한다. 하지만 복지 제도가 미미하거나, 불황이거나, 여자의 지위가 낮아서 여자가 돈을 구하기 힘들 때 성판매자가 되고자 하는 유혹이 더 클 것이라고 보는 사회문화적 설명이 상당히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매춘이 합법인 문화권의 경우에 성판매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문화권에 비해 여자가 성판매자가 되고자 하는 유혹을 더 느낄 것이라고 보는 설명도 상당히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다.

 


200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