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서 대충 쓰겠습니다.

안철수가 눈물을 머금고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지만, 안철수는 성공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와 파괴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비록 '순간 파괴력'이지만, 일시적으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전통적 두 거대 정당을 난장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안철수 사건은 반한나라당, 비민주당 성향의 제3진영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이들은 누구입니까? 문재인, 유시민, 김두관, 박원순, 이해찬, 문성근 등이고, 이들은 영남 친노이거나 친노쪽 사람들입니다. 안철수의 절친인 박경철도 이쪽 부류로 보이고, 김제동도 영남 친노이며, 김여진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이들이 뭉치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지역기반도 같고 정치성향상 차이도 거의 없을 뿐더러, 야권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서울시장 후보로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인 안철수, 과거의 야권 유력주자이자 이론가인 유시민, 선거전략과 행정경험이 풍부한 이해찬, 시민사회단체의 아이콘이라 할 박원순, 박경철, 김제동, 김여진 등 인기연예인만 뭉친다 하더라도 일거에 양당 체제를 뒤흔들 파괴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들은 국민참여당이라는 정당 조직까지 보유하고 있고, 혁신과 통합, 백만민란이라는.. 언제든 정당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조직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민회의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국참당의 세력이 약화되어 구심점을 갖기 힘들었고, 그래서 타 정당과의 통합을 추구했지만, 안철수라는 거물(?)의 등장으로 이제 이들은 새로운 옵션들이 생겼습니다. 독자적인 세력화까지도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여건이 되면 제2의 통일민주당으로 발전시켜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도 있고(이 경우 대선에서 3자 대결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민주당과 50:50의 지분으로 합당하여 민주당을 접수할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과 영남친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죠.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이들이 의기투합하기만 한다면, 국참당을 확대시키거나 신당을 창당하여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일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선전하여 유력한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87년 체제의 부활이 되는 거죠.  

안철수에 대한 노유빠들의 열렬한 지지가 이미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곽노현에게 노무현의 이미지를 투사하고, 공교롭게도 원칙과 상식을 강조하는 안철수에게 역시 노무현의 이미지를 투사한다는 건... 노무현에 대한 이들의 사랑이 여전히 강고하며 제2의 노무현, 제2의 메시아를 대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자, 그들이 다시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시로 보입니다. 

이제까지의 상황을 보면 적어도 현재의 구도가 안정적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고, 흔들릴 여지는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안철수가 보여준 파괴력이 그 촉매제가 되겠지요. 

아크로의 제현께서는 어찌 보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