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님에게도 말했지만..

평범한 영남사람들의 의식구조 내에서 민주당=호남당의 인식은 아주 자연스럽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그 평범한 영남사람이 진보적인 정치의식에 고무된 적이 있다면 그 인식은 민주당=호남당=한나라당2중대로 자연스럽게 확장이 됩니다..제가 아는 바 이게 영남사람들의 사고방식의 표준이고, 개인적으로 아크로 분들만큼 이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없다고 믿었었는데..^^;;

의아한 것은, 아무도 그 당연한 사실을 전제하고 박경철의 저 인터뷰를 보고 있지 않다는 거죠..

그의 글에서 민주당에 대한 호감이 한줌도 드러나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박경철이 그냥 평범한 영남사람이라서 그런 겁니다. 민주당=호남당=한나라당2중대(그당시 박경철은 민주당=한나라당2중대라는 의식을 깔고서 민주당에 표를 준적이 없다는 얘기를 저토록 당당하게 했을 듯 싶습니다), 바로 저 인터뷰는, 저 등식을 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당연하게 알고 자라왔을 그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자, 그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반면 그가 이호성 얘기를 꺼내게 된 건, 당시 그 이슈로 세간이 시끄러웠던 만큼 그때 받은 인상들이 강해서 무의식중에 꺼냈을 수도 있겠으나,(=그렇다면 그의 경솔함을 탓해야 겠죠)

시야를 넓혀 그의 이전 행적이나 발언 까지 고려해서 본다면, 그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호남비하의식들에 그가 문제의식을 가졌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추론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인터뷰가 있었던 08년 4월이면 광우병 정국 직전이었고 FTA졸속협상 부터 해서 그가 반 MB마인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시기입니다.(=나는 영남반공수꼴들과는 거리가 먼 영남인이다는 선언이겠죠?) 그와함께 영남개혁세력 소위 친노로 분류되는 정치인, 연예인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 동시에 노무현에 대해 우호적인 포즈를 취하면서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친노 계열의 정치의식을 은근히 드러내기도 했었습니다..

아시다 시피 친노계열 인사들의 특징이 뭡니까? "명분상으로는" 호남지역주의 문제에 대해 친호남을 표방하고 (그리하여 정치적 지분투쟁의 국면이 아닐때는)동향사람들의 호남에 대한 패악질에 누구보다 분노한다는 거 아닙니까?(그런 거 보고 호남사람들이 속아서 표준 거였잖아요^^) 그런 부류들과 어울리던 박경철이 지역주의에 대해 기본적인 문제의식이 없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그는 분야를 가리지않고 틈만 나면 책을 보는 대단한 독서가입니다, 정치적 발언을 하기 전 부터 그런 문제의식 정도는 충분히 가졌을 법도 하지요)  

자 그렇게 그는 영남사람입니다.(=개혁성향인 것을 봐서 영남호적에 대한 원죄의식 같은 게 어느정도는 있었겠죠) 게다가 민주당 분당 전후로 해서의 그 파열음과 내부 정치사정을 거의 모르기 까지 합니다(=실제 정치판에서 노유빠들이 지역주의를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곧 호남차별=나쁜 것의 수준에서 영남개혁인사들과 지역주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거, 곧 누구보다 순수하게 호남차별의 지역감정을 나쁜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입장이었죠..)

이렇게 완벽한 조건을 갖춘 박경철이 08년 4월의 시점에서 (신중하기 그지없던 이전 언행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뜬금없이)이호성 발언을 꺼냈다고 한다면, 거기에서 제가 말한 호의를 찾아내는 게 더 그럴듯해 보이지 않을까요?

쉽게 생각해 보세요..

친노의 정치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민주당=호남당=한나라당2중대의 "그릇된" 인식과 호남차별=나쁜 것의 "올바른" 인식은 전혀 모순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 둘은 늘 함께 나타나는 의식현상이었죠. 전자의 인식을 통해서는 지역주의를 왜곡하고, 후자의 인식을 통해서는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는..하지만 이 인식이 기본적으로 이율배반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 모순을 꼬집는 난닝구들을 향해 민주당=호남당 드립, 혹은 지역주의 양비론의 물타기를 시전해온 거 때문에 아크로분들이 그토록이나 노유빠를 경멸해 왔던 것 아니었나요?..

근데 왜 하나같이 이 인터뷰에 깔려있는 그 당연한 의식구조를 읽어내지를 못하시는 건지..^^;

그런 이유 때문에..

박경철에게서도 역시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의 정서와, 호남=이호성 드립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본 겁니다. 제 눈에는 그게 하등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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