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거론된 이후 본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지지율이다.

청춘콘서트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오고 그런다니까 나름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윤여준도 SNS를 통한 선거운동 등 과거와 다른, 조직에 의거하지 않은 게릴라전 방식의 선거운동을 얘기했다. 이건 즉, 최소한 온라인에서는 안철수 지지여론이 압도적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돌아다녀본 온라인에선 안철수 지지여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아니, 오히려 과거에는 상당히 긍정적이고 호감을 보이던 온라인 여론이 출마 가능성이 가시화된 이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그러한 여론 악화는 대부분 '안철수가 엑스맨 역할 즉, 반한나라당 표를 분산시켜서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즉, 안철수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그가 하는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안철수의 출마를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더 환영한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또 한편, 안철수라는 인물 자체, 정치 상품 자체에 대해서는 대중들이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흥미도 없다는 얘기다.

사실 내가 봐도 그렇다. 안철수라는 정치 상품이 뭐가 매력적인가? 어떤 정치 콘텐트를 갖고 있나? 정치 콘텐트라는 게 있기는 한가?

내 주위에 꽤 보수적인 사람도 있고 나름 젊은 친구들도 있다. 안철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얘기가 나온 뒤 나름 몇몇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단 한 사람도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20대, 30대, 40대... 남과 여, 진보와 보수... 예외가 없었다. 딱 한 사람이 "안철수 나오면 찍어줄까?" 정도의 반응을 보였는데 그게 시니컬한 건지 진지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분위기라서 뭐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다들 별종들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의외로 정치 학습 효과를 갖고 있더라는 점이었다. 반한나라당 표의 분열 가능성 외에도 정치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 다른 분야의 성과나 인기를 바탕으로 반짝 스타가 되어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서도 의외로 부정적이었다. 그나마 가장 우호적인 반응이 "아까운 사람 하나 망치는 것 아니냐?"는 정도였고 오히려 더 많은 다수는 "뭐 좀 유명해지니까 주제를 모르고 설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이었다.

잘 모르겠다. 내 주위 몇몇 사람들의 반응을 갖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아무리 여론조사가 개판이라지만 그래도 나름 체계적인 접근 방식과 분석 방법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그 결과를 부인할 수도 없다.

하지만 내 경험이란 것도 나름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안철수의 경우는 내 경험과 여론조사의 차이가 너무 크다. 내 피부로 체감하는 여론과 공식적인 조사결과가 너무 달라서 자신하기 어렵다.

만일 안철수의 지지도가 실제로 저렇게 높게 나온다면 그것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그의 출마가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그의 독자적인 지지층이 결합한 결과일 것 같다. 두 가지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 느낌으로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그의 출마를 환영하는 뜻에서 그를 지지해주는 비율이 최소한 절반은 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