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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일이 발생했을때 이를 평가하는데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단을 살피는 일이고, 하나는 그 목표를 보는 겁니다.
우선, 수단이라는 것은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입니다.
흔히들 노빠라 불린 사람들이 있었죠.
저는 이 표현이 아주 정확하게 한국의 정치진영을 나누는 기준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정치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지,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이라는 구도로 수십년을 흘러왔습니다.
이 구도는 엄밀히 말해서 좌파, 우파의 구도가 아닙니다.
물론 사회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진보, 보수라는 단어가 사용될 수는 있겠죠.
수단에는 좌파들만이 사용하는 수단, 우파들만이 사용하는 수단이라는게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라 읽고 #$%라 읽는) 들이 사용하는 수단이 있고, 한국의 진보들이 사용하는 수단이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도덕성을 좌파에게만 강조하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 일겁니다.
어디에도 좌파가 우파보다 더 도덕적 흠결이 적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좌파나 우파나 정치적으로 다른 목적을 두고 싸움을 하는 존재들일 뿐이죠.
다시한번 강조해서 말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진보, 보수는 좌파, 우파의 개념과 다른겁니다.
보수라는 가면을 쓴 존재들은 사실은 독재와 학살, 인종차별, 제국주의 부역자들의 후예, 이데올로기를 통한 사회공포확산, 사회이익의 독점,
사실상의 계급사회화등을 추진해왔고,
수단으로서 절차적 가치를 훼손시켜왔던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것을 옹호하는 정치집단입니다.
이것에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고, 그것이 한국정치판의 진보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진보는 수단에서 보수보다 우위에 있는 겁니다.
이 수단이라는 것이 정치적 도덕성과 땔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임은 당연한 것이구요.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것이 정책이라면,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것은 상식인 겁니다.
한국에서의 진보, 보수의 기준은 노빠들이 말하는 상식에 있는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 상식은 수단에서의 정치적 도덕성(일반인들사이의 도덕성이아닌)이구요.
물론 보수에 반대하고 있는 지지자 개인이 보수측 개인들보다 더 도덕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진보인 것은 아닙니다.
동네아저씨중에 민주당지지하는 사람보다 한나라당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마음씨가 좋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더 좋은 정당인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치인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정치인의 정치이념의 대표자에요.
상식적 수단을 사용하는 진영에서 전혀 상식에 부합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면 그는 그 진영 밖으로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정치판에서 후보단일화하는 와중에 상대후보에게 몇사람을 거쳐서 남모르게 돈을 2억 보내는 것이 상식적 수단이라고 믿고 사시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한데,
제 기준에선 이건 절대로 상식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수단에 이어서 목표를 봐도 곽노현을 옹호할 수가 없습니다.
정책적으로 곽노현은 김어준이나, 유시민등의 친노들이 말하는 우리편이 맞습니다.
그는 분명히 보수라고 참칭하는 사람들의 반대편에서 총을 쏘던 사람이에요.
어쩌면 곽노현이 돈을 쓴 이유가 진보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면 저는 곽노현을 옹호했을 수도 있습니다.
말이 어쩌면이지 겨우 무상급식하려고 뒷돈을 쓴것이 걸렸으면 옹호 안하겠죠.
곽노현이 돈을 안써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요.
옹호를 안하더라도 적어도 돈을 준 상대가 박씨가 아니라 오세훈이 주민투표준비를 사재털어서 준비하다가 빚에 시달리고 있는데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돈이 들어 갔고,
그것이 선의 였다라고 주장한다면 저는 어쩌면 곽노현을 믿고 싶었을지는 모릅니다.
적어도 돈이 들어간 목적만은 어떤 불순한 과정을 거쳤더라도, 진보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는 곽노현을 믿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런 노력을 할 가치조차도 없어요.
지금 곽노현의 돈 문제는 그가 어떤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다가 튀어나온게 아닙니다.
자신이 당선된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나온 문제에요.
여기에 진영논리를 내세우는 건,
우리편은 착한편이라는 유아들이나 생각할 법한 유치한 발상입니다.
최소한 우리편이라는 소리를 하려면 돈이 들어간 목적이 우리편의 가치와 동일해야 하는데,
곽노현으로의 후보단일화는 전혀 우리편의 가치와 연관이 없습니다.
다른 진보인사로 단일화 되면 안돼는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첨언으로
아크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보진영이 도덕성, 첨렴을 무기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까진,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이것이 진보진영의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나 여타 여당들이 그만큼 깨끗해서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영남세력이 그만큼 썩어 있기 때문에요.
아크로에서 이 도덕성이라는 부분에 대해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몇몇이 진보진영 내부를 결벽증에 걸린사람처럼 해집기 때문이겠죠.
노무현이 그랬었고, 유시민이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총을 등뒤로 돌려서 아군을 쏴서 문제인 것이지
아직까진 가장 큰 무기중 하나라고 봅니다.
적진지가 어딘지 모르고 총질을 하는 고문관 때문에
총을 버려서는 안됩니다.
정치인이 능력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도덕적 결백은 아직까진 한국에서 진보 정치인으로서 가져야할 능력 중 중요한 한가지입니다.
2011.09.01 06:10:28
청렴성은 정치인의 기본 자질이죠.
그리고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는 집권세력에 비해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야권의 좋은 무기이기도 하고요.
만약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고 장기집권하게되면 한나라당이 청렴성을 무기로 덤벼들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꼴을 보면 그 좋은 무기를 알아서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진영논리로 설명하면서 같이 똥통에서 구르려고 한다는 말입니다. 그게 안타깝죠. 한나라당은 무지하게 많이 해쳐먹고 있는데 야권에서는 곽노현 같은 등신이 2억 갖고 장난친 것 때문에 똑같이 구린내 풍기게 되는 건데 빨리 씻어낼 생각은 하지 않고 더 끌어안고 갈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죠.
곽노현이 진짜 선의로 차명에 차명을 거쳐서 처형한테서 구한 2억을 줬다고 칩시다.
그래도 쳐내야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한나라당과의 싸움에서 한나라당의 약점을 물고늘어질 무기가 되는 것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곽노현 끌어안고 가다가는 한나라당이 200억으로 후보 매수해도 곽노현도 했는데 왜? 소리밖에 더 듣겠습니까.
진영논리를 떠나서 고작 연봉 9000만원짜리 교육감하면서 2억이나 쉽게 남 주는 사람은 믿기가 어렵네요.
돈에서 아무리 자유로워도 그건 아닌 것같거든요.
자꾸 하는 이야기가 곽노현은 친구한테도 1억 넘게 줄 수 있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라는 건데 정말 그런 식으로 살아왔다면 의사라는 마누라가 얼마나 잘 버는지 모르겠지만 교수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그만한 재산 모았는지도 모르겠네요.
2011.09.01 06:37:10
곽노현이 저지른 짓이 너무나 큰 잘못이기 때문에 도저히 넘어갈 수 없으니 사퇴든 구속이든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라면 동의 여부는 제쳐놓고 일단 그 주장을 이해는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웃긴 것은 "그가 설령 결백하다 하더라도 그를 끌고 가면 민주당에 큰 해를 끼치게 되니 쳐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건 "옳건 그르건 그는 우리편이니 감싸 안아야 한다"보다 한 술 더 뜨는 진영논리에 되지도 않은 마키아벨리즘 아닙니까?
2011.09.01 06:47:15
"결백하더라도"라는 말이 필요없는 문제입니다.
박명기는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곽노현은 돈을 안 줬다고 하는 것이라면 다른 문제이겠지만, 곽노현이 아내와 처형에서 구한 돈을 쪼개서 차명에 차명을 통해 박명기에게 2억을 줬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퇴해야된다는 것이지 "결백"할 가능성이 있는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갖고 불리할 수 있으니 쳐내라고 하는 것이 아니죠.
한명숙이 금품수수건으로 재판받고 있지만 누구도 한명숙을 쳐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와는 다르게 곽노현을 대하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 때문이죠.
2011.09.01 07:56:24
사람들이 곽노현에게 집중포화를 퍼붓기 시작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보면 됩니다.
곽노현이 2억을 건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 곽노현이 두드려 맞는 이유입니다.
그가 설령 결백하다 하더라도라는게 안되니까 사퇴하라는 소리에요.
지금 오세훈 이야기 안나오죠?
단순히 관노현이 터져서 오세훈이야기가 들어간겁니까?
오세훈이 서울시장 계속하겠다고 버티고 있었으면 지금도 오세훈 공격하는 사람들 많을거에요.
오세훈이 사퇴하면서 턴이 넘어간겁니다.
가장쉽게 턴을 넘기는 방법은 곽노현이 사퇴하면 되는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곽노현이 잔다르크 처럼 앞장서서 싸우는 거죠.
그런데 이미 2억을 줬다는게 확정된 이상에야 잔다르크가 될 수가 없습니다.
검찰과 언론에 휘둘리지 말고 싸움을 하자라는게 곽노현을 믿어보자라는 사람들의 주장인듯한데,
그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잡고, 여대야소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도,
노무현의 실패이유를 언론과 기득권의 공격,
검찰이 노무현에게 저항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열악한 상황에서 언론, 기득권, 검찰에 맞서 싸우지 않는 너희는 비열한 놈들이다라고 몰아세우고 있네요.
그 환상적인 상황에서도 못하고 재벌하고 붙어먹었던 사람들이 자기 진영에 총질을 해대고 있어요.
한나라당조차도 오세훈은 사퇴시키고 곽노현으로 공격한 겁니다.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달려든다고 노련한 사람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어제 뉴스에 강용석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살려줬다고 나오더군요.
민주당에서 강용석 사퇴시켜라라고 소리치고, 대부분은 사퇴에 표를 던졌던것 같은데,
한나라당의 '의리'가 이걸 살렸더군요.
여성단체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나섰더군요.
강용석도 형이 확정된게 아니죠.
그럼 강용석에게 사퇴하라는 주장을 하면 안되는 걸까요?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태가 옹호받을 만한 진영논리입니까?
진영논리를 들이대려면 최소한 곽노현의 행동이 우리진영에 도움을 줄 목적이 있어야 했습니다.
2억을 넘겨 줬어도 그것이 우리진영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 넘어 갔다면 재고할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겠죠.
곽노현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이 우리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와 어떻게 연결이 되나요?
진영논리라는게 우리편은 착한편이라는게 아닙니다.
진영이라는 건 항상 변하는 거에요.
진영에 유리한 행동을 하고 있으면, 반대편 사람 이라도 우리 진영인겁니다.
곽노현으로의 단일화는 곽노현에게 유리한 일이지 진영에 유리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곽노현에게 사퇴하라는 소리가 쉽게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정치인으로서 무능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대놓고 빌려 줬으면 옹호할만 합니다.
돈을 줘놓고 아예 말이 안나와도 좋구요.
자기 딴에는 몰래 준다고 줬는데, 빤히 눈에 보이는 수작을 하는 무능함이라면 사퇴하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은 사람입니다.
착한 사람이라는건 인정해 드릴 수도 있는데, 좋은 정치인은 못 될 겁니다.
다른걸 다 떠나서 곽노현이 정치인으로서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꼭 지켜야하는 사람이었다면,
발벗고 나서서 지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냥 무능해 보입니다.
무능한 사람을 무리해서 감싸안을 이유가 없어요.
2011.09.01 07:58:31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곽노현의 도덕성은 많은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어 보입니다. 곽노현의 거취를 정치논리로 압박하는 것 보다는 본인이 결정하게 놔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권리도 있는 겁니다. 나는 이 상황에서 곽노현을 지지하는 쪽도 한심해 보이지만 버티겠다는 사람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도 순리가 아닌 듯 합니다. 자기는 결백하다하니 자신이 있으면 끝까지 버티는 거고, 법에 저촉 됐으면 쫓겨날 수 밖에 없겠죠. 곽노현 한 사람이 진보진영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지는 않습니다. 진보진영의 무기가 도덕성이지만 100% 다 완벽하게 도덕적일 순 없지요. 본인이 소신대로 알아서 하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011.09.01 09:16:48
나는 꼼수다 17회를 들었는데,
저쪽이 부리는 꼼수를 맞게 해석하긴 하더군요.
근데 걔네가 지금 주장하는게 저쪽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선물을 해주고 있다는 걸 모릅니다.
진중권은 지금도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못지 않게 열심히 종북을 까고 계시거든요.
저쪽의 꼼수를 읽었으니 더 큰 선물을 줘서 당황 시켜줘야겠다는게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전통적인 전략인지도 모르겠어요.
아, 추가로 진중권은 진보신당도 열심히 까고계시답니다.
민노당은 종북으로 까시고, 진보신당독자파는 사회주의자로 까시고, 민노당 통합파는 종북에 붙어먹는다고 까시고,,
2011.09.01 10:07:01
까는건 이미 저쪽에서 계산한 내용이구요.
까지않고 버티겠다는 건 계산 밖의 내용이죠.
기뻐하다 못해 당황스러울 정도로요.
진중권하고 약간다른게 있다면, 진중권은 저쪽에서는 신경도 안쓰는데 스스로 까서 무너진 것이고,
곽노현은 저쪽에서 다 준비하고 전개했다는데 있겠죠.
곽노현이 2억을 내민 이후에는 곽노현이 빨리 사퇴하는 것 보다 진영에 도움이 되는 건 없다고 봅니다.
뭐, 이건 각자의 상황판단이니 강요 할 수는 없겠지만요.
저쪽이 기뻐하는 이유는 이쪽에서 까서가 아니라, 곽노현이 2억을 준걸 알아내서라고 봅니다.
여기서부턴 이미 빠져나갈 구멍은 없는 상태이구요.
이쪽에서 안깐다고 그냥 조용히 넘어가 질 것이었으면 조용히 있는게 맞겠죠.
싸움을 할때와 몸을 사려야 할때의 차이가 있는데,
지금은 몸을 사리는게 맞는 판단이라 봐요.
무슨 무기와 방패가 있어야 싸움을 하죠.
저쪽은 곽노현 2억이라는 칼에 오세훈 사퇴라는 방패를 들고 달려오는데,
이쪽은 맨몸으로 버텨보겠다고 해선 안됩니다.
오세훈이라도 사퇴를 안하고 버티면 치고 받기라도 하는데, 오세훈은 웃으면서 사퇴했습니다.
쪽팔려도 우선은 도망가야죠.
정치문제는 정치적으로 푸는게 맞는 겁니다.
곽노현은 우선 사퇴를 해서 정비를 하고,
먼저 여론을 무마시킨 상태에서 저쪽에서 박명기가 필요없어질때 쯤에 그에게 접근을 하던지,
그 주변의 인물을 탐색을 하던지 해서 정보를 모으고 기회를 봐야죠.
모든 정보는 저쪽에서 만들어서 뿌리고 있는데, 이쪽에서는 다 맞아주겠다고 나서면 절대 못이깁니다.
정보들이 모두 거짓이라면 문제될게 없는데, 그 상황이 아니잖아요.
가장 중요한 정보를 이쪽 저쪽 모두 인정하고 있는 상태니까요.
더러워서 이런 짓을 못하겠다라고 하면 정치를 안하면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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