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뜨고 있다. 왜 문재인 이사장은 갑자기 부상하고 있는가? 이에 기여한 요인들은 여럿 있다.

'친노의 적자'로 인식되어 온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한데 이어 4월 재보궐선거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우경적 노선과 지도력 부재로 분당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지율이 하락함으로써 야당지지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문 이사장이 책을 내고 정치적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노에 따라다니던 "싸가지"라는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그가 그동안 보여준 절제와 클라스(격) 역시 그의 인기의 한 요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의 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요인, 즉 보다 근본적인 한국정치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1997년 대선이후 나타난 지역주의의 변화이다. 즉 '전략적 지역주의'로의 변화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1997년 대선을 출발점으로 2002년 대선을 거치면서 한국의 지역주의는 "우리가 남이가"하는 '정서적 지역주의', '원초적 지역주의'로부터 상대지역 후보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전략적 판단이 지배하는 '전략적 지역주의'로 고도화됐다.

1997년 대선. 나중에 한나라당으로 이름이 바뀐 신한국당의 경선과정에서 정통 TK(대구, 경북)세력인 이수성 전 서울대총장은 영남후보를 내세워야 이긴다는 '영남후보 필승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영남 대의원들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원초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이수성을 지지한 것이 아니었다. 대신 충남 예산 출신의 이회창의 손을 들어줬다. 그가 전략적으로 김대중을 이기기에 유리한 후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0년 총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시민운동이 주도한 낙선운동을 이용해 대구의 김윤환으로부터 부산의 김광일, 서석재 등 민정, 민주계의 거물 정치인들을 모두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그러자 이들은 탈당을 해 영남의 거물들을 총집합한 일종의 '영남당'인 민국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국당은 영남에서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영남의 유권자들은 충남출신의 이회창이 이끄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에게 던진 표가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민국당을 지지하는 것은 결국 김대중 정권을 도와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인제 학습효과'에 의해 전략적 지역주의가 더욱 고도화된 것이다.

2002년 대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호남은 지역정치인인 한화갑 대신에 노무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어줬다. 노 후보가 자신들의 표 이외에도 영남의 표를 가져와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97년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영남이 이회창을 지지했듯이 전략적 지역주의를 보여준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한나라당의 핵심정치인으로 2007년 대권경쟁에까지 나섰다가 도저히 가능성이 없자 당을 옮긴 '한나라당 경선 낙오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 정세균 전 대표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민주당 지지세력의 전략적 지역주의 때문이다. 물론 대선 패배 후 정계복귀를 하면서 전주로 지역구를 옮겨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의원의 패착, MB 정권하에서 우경화된 노선으로 MB정부의 독선을 견제하기 못한 정세균 전 대표의 무능이 간접적으로 손 대표의 승리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승리에는 정동영, 정세균 후보가 호남출신으로 타지역 표를 끌어오는데 한계가 있는 반면 손 대표는 호남이외에 수도권표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지역주의가 가장 중요하게 작동했다. 특히 올 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가 분당에서 승리하면서 손 대표의 인기는 전략적 지역주의의 기대를 모으면서 급상승세를 탔다. 즉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의 핵심지지자들의 가슴 깊숙이에는 여전히 '한나라당 경선 낙오자'라는 손 대표의 경력에 대한 찜찜함이 숨겨져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손 대표에 대해 "가지는 가지로 남아야지 가지가 줄기가 되려고 하면 나무는 넘어지게 되어 있다"고 비수를 들이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발언이 대표적인 예이다. 게다가 손 대표는 주요 사안에서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우경적 노선으로 손 대표에게 갖고 있는 민주당 핵심 지지자들의 의구심을 풀어주는데 실패했다.

한마디로, 정동영, 정세균 의원과 같은 민주당의 적자의 경우 지역주의에 의해 표의 확장에 한계가 있고 손 대표의 경우 수도권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략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지지를 하면서도 그의 한나라당 경력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 다수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바로 문재인 카드다. 문 이사장은 PK(부산, 경남)의 민주화운동의 중심인물이다. 따라서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이외에도 PK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등 이명박 정부의 여러 실정에 의해 PK의 한나라당 지지현상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사실 PK는 박정희 정권을 무너트린 1979년 부마항쟁이 보여주듯이 1990년 3당통합 이전에는 기본적으로 민주세력이었다). 즉 전략적 지역주의라는 면에서 그는 민주당의 지지자들의 지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게다가 민주화운동, 재야 변호사,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손 대표처럼 정통성 시비가 걸릴 것이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전략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손 대표를 지지하면서도 손 대표의 전력 때문에 찜찜해하던 사람들이 문재인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 이사장의 인기는 1)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지역주의와 2) 문 이사장이 그 동안 전략적 지역주의의 수혜자였던 손학규 대표와 달리 정통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

물론 앞으로 대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히 문 이사장이 민주당을 포함한 반MB 진영의 대권주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는 모두들 지적하듯이 1) 2012년 총선에서 PK지역에서 문 이사장이 이끄는 민주화세력이 어떤 성적을 보여줄 것인지, 2) 문 이사장이 과연 험한 정치판에서 권력욕을 가지고 이전투구를 이겨내고 나아갈 수 있을지, 3) 문 이사장이 어떤 콘텐츠로 무장하고 정치판에 뛰어 들 것인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의 인기가 1) 전략적 지역주의와 2) 문 이사장이 전략적 지역주의의 수혜자였던 손학규 대표와 달리 정통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인기가 단순한 일시적인 거품이 아니라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그의 기반이 PK라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그가 민주당과 반한나라당 세력이 PK에 기반을 내리게 하는데 성공할 경우 한나라당의 핵심기반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카드의 파괴력은 손학규 카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남이가" 하는 원초적 지역주의가 지배하던 3김시대와 달리 전략적 지역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정동영, 정세균 의원과 같은 호남출신의 정치인들의 경우 대권주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호남출신이라는 것이 장애로 작동하는 역설을 경험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세균 의원의 경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여론조사들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정 의원 자신이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정동영 의원의 경우 호남출신이라는 핸디캡에다가 전주출마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그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목할 것은 그가 김대중, 노무현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담당했던 정치인 중 가장 확실하게 이들 정권의 반민중적인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해 자기반성을 하고 진보적 노선으로 변신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같은 행보를 통해 진보적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사회쟁점이 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내일신문]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문재인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변수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반한나라당 야권대통합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어떤 방식이든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국민참여당과 같은 자유주의(개혁) 진영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진영을 포괄하는 반한나라당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이 진보적 행보를 통해 진보세력의 신뢰를 축적해 감으로써 반한나라당 단일후보 선출과정에서 민주당의 진보블럭의 대표주자로서 민주당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지지기반 이외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진영의 지지를 얻어내 '호남정치인'이라는 핸디캡을 상쇄할 수 있다면 그에게도 기회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략적 지역주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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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에서 영남이 이회창을 선택한것과 2002년 대선에서 호남이 노무현을 선택한것을 "전략적 지역주의"로 동일시 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영남이 이회창을 선택한것은 영남 패권의 장기화에 따른 다른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일시적인 제스쳐에 불과했지요. 손호철이 말한 "다른 지역의 패권을 약화시키기 위한"방안이 아니라, 영남 패권을 존속하기 위한 꼼수의 하나였다는 겁니다. 전략적 지역주의에 부합한 사례는 호남의 노무현 선택밖에 없습니다.

손호철의 주장이 맞기 위해서는 영남과 한나라당이 97년 이후로도 꾸준히 전략적 지역주의를 채택해왔어야 합니다. 그러나 97년 대선에서 이회창을 선택한것을 제외하고 그들이 전략적 지역주의에 근거해 다른 지역에게 권력을 배분한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2007년의 이명박, 2012년 박근혜 처럼 시종일관 영남 후보를 내세웠고, 정책의 측면에서도 언제나 영남 패권을 노골적으로 추구했죠.

손호철은 반호남 주의에 따른 호남의 자기 검열이 아니라 "전략적 지역주의"라는 좀더 중립적인 요인때문에 민주당에서 호남 후보가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 말하는데 왜 한나라당에서는 그런 전략적인 지역주의가 작동하지 않고 영남 후보인 박근혜와 김문수가 거론될까요?

한국 정치를 관통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서의 전략적 지역주의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반호남 주의에 맞선 호남의 전략적 고민만이 존재하는 것인데, 손호철은 이것을 한나라당에도 적용되는 일반적 현상으로 부풀림으로서 논리적 왜곡과 조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2002년의 노무현을 만들어 냈던 영남 후보론을 되살림으로서 또다시 사기를 쳐먹겠다는 말이지요. 문재인을 뒷받침 하고 있는 영남 pk들의 정치적 속내가 뭔지를 아주 투명하면서도 야비한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정치적 가치가 있긴 한것 같습니다.

이런 쓰레기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문재인은 안되는 것이지요. 문재인이 진짜 호남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손호철 같은 쓰레기 양비론 지식인부터 쳐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