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보편적 복지에 대해 쥐뿔도 아는 건 없지만, 아이들 무상급식은 뭐가 어쨌든 나라 말아 먹을 일은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상급식으로 나라 재정이 파탄나서 나라를 말아 먹는다면, 문제는 현재까지 무상으로 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까지 향후 무상으로 밥을 먹이는 데 드는 돈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가일 겁니다.
일단 학교에서 점심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겠습니다.
50%든 30%든, 일단 가난한 아이들에게 밥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이 아이들은 최소한 부모가 아이들 밥을 굶지 않을 정도로 먹이는 것도 어려운 아주 가난한 계층일 것이므로, 역시 세금도 거의 내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하든 단계적으로 하든 혹은 하위 50%만 하든 이 부모들에게서 아이들 밥을 먹이는 데 소요되는 돈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돈이 나올만한 곳은 딱 두 군데죠.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와 밥을 먹을 아이가 없는 다른 납세자들. 세금이든 뭐든 다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니까요.

전면적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는 뜻은, 자기 돈으로 밥을 먹일 수 있는 아이들의 부모가 직접 학교에 돈을 내겠다는 것이고, 밥을 먹일 수 없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돈을 다른 납세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나눠 내겠다는 것이죠. 한편 전면적 무상급식을 찬성한다는 뜻은, 아이들 점심 먹일 돈을 모두 다 납세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부담하자는 뜻이 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밥 먹일 돈이 없는 부모들은 여전히 급식비를 부담하지 않습니다.(못 합니다.)

대체적으로 볼 때 아이들 밥먹이는 총 비용은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차이가 난다면 그 비용이 밥을 먹는 아이들의 부모 주머니에서 직접 학교로 가느냐, 아니면 세금으로 거둬져 국가 예산이 되어 집행되느냐 하는 차이 뿐입니다. 그리고 전면적 무상급식을 할 경우, 급식비를 부담할 수 있는 부모들의 부담은 약간 줄어들 것이고, 그 대신 학교 다니면서 급식을 받을 아이들은 없지만 세금을 내는 납세자들의 세금이 약간 증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상급식은 뭘 어떻게 하든 총 비용은 거의 같고 다만 그 비용을 만드는 과정이나 부담 대상, 그리고 부담액이 사람마다 약간 차이날 뿐, 한강 르네상스와 같이 헛된 짓거리 하는 데 드는 비용처럼 한 순간 몽땅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만일 급식을 받는 아이가 없는 납세자가 납세액 증가를 우려해서 반대를 한다면 이해를 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어차피 같은 비용이 들어가는 전면 무상급식이 나라를 말아먹을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은 정말 지능지수를 의심하게 하는 엉터리같은 말입니다.

특히 오세훈은 '지속가능한 복지'를 주장하며 반대를 하고 있는데, 전면적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밥 세끼 먹던 걸 갑자기 열 끼, 스무 끼를 먹는 것도 아닌데 이게 도대체 왜 지속이 불가능한지 알 도리가 없군요. 물론 당장엔 확보된 예산이 부족해서 현재의 예산만 가지고는 힘들 수도 있을 겁니다만, 이건 원론적인 전면적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면 장래에 큰 무리 없이 해결될 수 있는 일입니다. 돈이 훨씬 더 드는 전면적 무상교육도 아무 문제 없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복지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긴 합니다만, 전면적 무상급식은 이미 먹고 있는 밥값을 누가 어떤 식으로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고, 국가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총 비용이 증가하는 일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일은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복지를 확충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 납세자들에게는 다소 납세액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오로지 동일한 비용을 확보하는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따라서 이 일은 애시당초 '복지'의 문제가 아니며, 차라리 '교육'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용이 증가하지 않는데 무상급식이 나라를 말아 먹는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린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