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타미플루의 진실

지난 8월 24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타미플루의 수급이 부족할 경우 특허정지 조치를 내려 국내 제약회사들로 하여금 대량 생산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물론 타미플루의 수급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는 상황인식이다.

뿐만 아니라 현역의사이신 medizen님은 전재희 장관의 발표에 대응해서 '왜 한국에서만 타미플루가 부족할까' 라는 글(링크)을 쓰셨다. 이 역시 타미플루가 부족하다는 기본인식은 전재희 장관과 동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레시안에 올라온 현역 한의사분의 글(링크)을 봐도 "충분히 공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라고 한다.. 이 한의사분은 한술 더 뜬다. "타미플루의 특허를 쥐고 있는 스위스의 제약 업체 로슈가 공급 물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다.

한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물어보자. 이게 정말일까? 정말 국제시장에서 타미플루 구하기가 어려울까? 로슈는 공급물량을 제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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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사회의 현황을 살펴보자.

영국과 프랑스 정도가 인구대비 50% 정도의 비축물량을 준비해 놓았고 미국과 일본이 20~25%의 비축분을 확보해 놓았다(링크). 한국의 경우 11% 수준으로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에 비해 결코 비축물량이 적은 것이 아니다. 특히나 작년 한해 5% 수준의 비축물량을 거의 2배로 늘려 놓았다.

그리고 현재 타미플루를 생산해내는 로슈의 생산능력을 보면 지금은 연간 생산 1억명 분 정도이지만 내년 초까지 4억명 분량으로 생산 설비를 확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로슈가 라이센스 생산을 허가한 인도의 헤테로 제약회사의 생산능력을 보면 이미 지난 5월에 8천만명 분량의 월간 생산능력을 확보해 놓았다(링크).

더불어 인도는 물질특허 규제를 받는 나라가 아니다. 따라서 씨프라나 란박씨같은 인도의 대형 제약회사들도 타미플루와 동일한 성분의 복제약 생산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차려 놓고 실제로 정부운영 병원에 소량씩 납품하고있다(링크).

그리고 로슈가 최초로 라이센스 생산을 허가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타미플루는 중국 정부에게만 판매가 허가되어 타국으로 수출이 가능하지는 않지만 10억이 넘는 중국이 자체 수요를 충족할 생산설비가 갖춰져있다는 점은 국제 항바이러스제 수급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즉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두 나라가 자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합법적으로 100여개국 이상에 판매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더불어 2009년 2월 당시에도 전 세계 각국 정부가 비축한 타미플루 재고만 해도 2억명 분이 넘는다.

전세계에서 중국과 인도를 빼고.. 그리고 이미 많게는 50%에서 20~25%를 비축한 선진국들 빼고... 또 추가로 수천만명 분의 타미플루를 필요로하는 먹고 살만한 국가가 몇개국이나 될 것 같은가? (참고로 일본 국내에 타미플루를 제공하는 추가이 제약도 이미 생산량을 3배나 늘릴 계획을 잡아 놓고 있다) 물론 못사는 나라들은 비축량이 형편없기는 하다 (링크).

얼마전까지 로쉬의 연간 생산분이 1억명 분 이었다. 이제 인도의 헤테로 한 회사에서만 1년에 10억명 분량의 타미플루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물론 별도의 인도회사에서도 생산이 가능하고. 그리고 로슈는 헤테로에게 전세계 100여개국 이상에 타미플루 판매를 허용해 놓고 있다.

현재 전세계 각국의 타미플루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겨울 북반구의 항바이러스제 부족을 예상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타미플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의 리렌자 역시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는데 이 역시 연말까지 현재의 연생산 6천만명 분에서 1.9억명 분으로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아무리 봐도 예산확보가 문제이지 물량 확보가 문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불어 로슈가 "신종플루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는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류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전염병 앞에서 돈벌이라니!" 라고 언급한 어떤 한의사의 말도 다시 챙겨보자. 이게 프레시안에 올라온 기사 내용인데... 쩝~~

인도에 공급되는 타미플루는 75mg 10알짜리 한팩이 280루피 정도이다. 대략 7천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링크). 그 외에 인도처럼 자력으로 생산이 불가능하지만 돈도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에는 유럽 공급가격의 절반 정도인 75 mg 10알짜리 한팩에 1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링크)


기자들은 제발 국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둘러보고 살기 바란다. 오늘 신문을 보니 국내 제약회사들이 타미플루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시작할 모양인가 보다... 긴말 하지 않겠다. 구글에 몇단어만 검색해 봐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훤히 다 드러난다.


그리고 얼마전에 이 얘기를 지인과 나눴더니 반응이 이렇더라. "인도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어떻게 믿냐?"

거기에 대한 대답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마이크 그린 박사가 해 줄 거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에서 올해 4월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타미플루중에 가격이 제일 싼 인도산을 포함한 6개 제품을 골라서 타미플루 성분을 검사한 적이 있다 (링크). 실험 결과는 충분한 용량의 타미플루가 함유된 제품들이었단다.

이제 긴말할 필요없이 정부는 예산을 풀어서 국제시장에서 타미플루를 사오기만 하면 된다. 괜히 특허정지니 뭐니해서 나중에 골치아플일 만들지 말고.. 더불어 괜히 주식가지고 장난질 칠 목적으로 타미플루 생산설비 투자한답시고 설치는 국내 제약업체들도... 당장 내년 봄만 되도 팔리지도 않을 타미플루 생산 설비로 나중에 자금압박 받지 말고... 그리고 일부 의사들이나 한의사들도.. 세상 돌아가는 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혹세무민하지 말고... 다들 정신차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