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어딘가에는 코무덤-일명 귀무덤-이 방치상태로 있는데 거기에 임진란 때 가져간 한국인의 코와 귀가
2만명분 정도 있다. 이건 우리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임진란도 막대한 인명살상과 포로와 인질 발생이 있었지만 동학란 때 일본 조총과 칼날에 학살된 농민들
숫자도 막대하다. 그 참상은 눈뜨고 차마 보기 어렵다.
한국이 어느 이웃나라 침입했다는 얘긴 들어본 일 없고 그냥 당하기만 했다. 동학란 당시에는 한국 왕당파
나 권력층의 요청이 일본군 파병의 구실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일제 36년이 끝난지도 7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마치 한국이 일본에게 피해를 주었고
일본이 뭔가 받을 빚이 있는 것처럼 피차 입장이 역전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독도문제도 그렇고
역사문제도 그렇고 재일조선인 문제도 그렇다. 일본은 계속 망언으로 막말로 한국을 ,한국인을 갈구고
한국은 거기에 대해 조야는 물론 일반인들도 절에 간 색시처럼 조용하다. 가끔 돌아서서 몰래 투덜거리
는 게 유일한 항거이다.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녀석이 막말을 마구마구 퍼부어대도 한국 정치인은 잠잠하다. 자기네 끼리는
국회의사당에서도 '너나 잘 해!' 같은 막말을 떡먹듯이 하면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슬쩍 고개를 돌린다.
이쯤 되면 한국, 혹은 한국인에겐 일본을 향한 일종의 매조키즘 증상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져 든다.
가학자와 피학자는 늘 정해져 있고 천년 이래 그 상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때리는 놈은 일본이고
맞는 놈은 한국이다. 한국은 거기에서 일종의 쾌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것일까? 내가 오죽하면
이런 상상까지 하겠는가. 막말 잘하기로는 한국 정치인들이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을텐데 어찌된
셈인지 한국 정치인들은 일본에 대해서는 점잖고 신사적이고 아주 얌전하기만 하다. 막말을 하기로
든다면 지금 한국 쪽에서 일본을 갈굴수 있는 꺼리들이 되레 더 많을 것 같은데.

 나는 사극을 전혀 안 본다. 굴욕의 역사와 골육상쟁의 역사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가족이 사극을
보기 때문에 요즘 위화도회군 얘기가 나오는 정도전 드라마는 아는데 거기서도 모처럼 병사를 움직
여 국경을 넘으려다가 결국 돌아와서 자기네 끼리 생사결투를 벌인다. 한국인은 자기네 끼리 싸우
라면 신바람이 난다. 호남 영남 갈등도 그렇고 남북 대립 갈등도 그렇다. 한국인의 주특기이며 한국
인이 가장 익숙하게 즐기는게 반도 내부에서 서로 헐뜯고 죽이고 욕하고 학대하는 것이다. 분단70
년의 세계사적 기록이 그 증거이고 영남 호남의 해괴망측한 갈등의 지속과 번성이 그 증거이다. 지식
인이라 해봐야 예외가 아니다.

 Wir sind ein volk. 대통령께서 드레스텐 연설 말미를 장식한 멋진 말이다. 속말로 폼잡는 데는 일가견
이 있는듯하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그 말 한마디로 자기가 빌리 브란트나 헬무트 콜 같은 거물
정치인이 된다는 것인가? 그게 아무나 되는 일이 아니다. 비핵개방3000 은 이명박 작품이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박근혜 작품인데 두 작품이 겉만 다르고 알맹이는 꼭 같다. 이제 일년 반 가까이 지났
으니 프로세스도 비핵개방처럼 공중으로 날아갈 날이 멀지 않았다. 삼년반은 훌쩍 지날 것이고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고 할 능력도 생각도 의지도 없으니 무난하게 아무일 없이 임기가 끝날 것이다.
지금부터 발에 땀나도록 서둘러도 3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텐데 그마저도 할 생각 없으니
북에서 포탄이나 날아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미국방장관 헤이글이 도쿄에 와서 일본 방위상 오노데라 이쓰노리 어깨를 감싸안는 사진이 선데이
중앙 일면에 나온 걸 봤다.일본 방위상이란 녀석 좋아하는 모습이 마치 두목 깡패에게 총해받는 졸개
같은 인상이어서 웃음이 절로난다. 박근혜는 마치 미국의 대변인처럼 북한 비핵을 앉으나 서나 강조
하고 다닌다. 미국 오바마보다 박근혜가 더 북한 비핵을 강조하고 주도하는 것 같다. 미국은 사실 북한
핵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걱정도 하지 않는다. 오직 이명박과 박근혜만이 임기 내내 북핵 폐기를 주문
처럼 외친다. 미국으로서는 참 가상하고 기특한 인물들이다.

 지도를 보면 허리가 뚝 잘린 한국지형은 참 이상야릇하고 기괴한 인상까지 준다. 북한을 거대한 감옥
에 비유하는데 한국도 따지고 보면 사방이 막혀버린 거대한 감옥이나 진배 없다. 적어도 외형상으로
그렇다는 얘기니 오해말기 바란다.
천년이래 지속해온 가해와 피해의 공식을 끊어버릴 묘수는 없을까? 코레일 사장 최연해가 북에서
개최되는 철도회의 참석차 방북을 모색한다고 한다. 그는 철의 실크로드 주창자이다. 대륙으로 나가
보자, 시베리아 거쳐 유럽으로 나가보자,나는 일본을 관리할 한 방법론으로 유우라시아철도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언제 그게 성사될지 알 수 없긴 하지만.재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