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하님의 글을 비평하기 전에 먼저 한마디 밝혀둔다. 몇몇 주제에 대한 언급을 제외하고는 이덕하님의 글도 훌륭한 글이다. 나는 이덕하님의 진화 심리학 관련 작업에 대해 딴지를 걸 생각이 없다. 대체로 이해하기 쉽게 간결히 작성된 편이고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기 때문에 추천할 만한 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이덕하님의 글을 읽고 오해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며 둘째는 이덕하님의 몇몇 문장은 이덕하님이 원래 말하려는 주제와 동떨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덕하 본인도 인정했듯이 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이 종종 있다. 본 글에서는 짧게 그에 대해 논하고 내가 아는 대로 오류를 지적하려고 한다
 

이덕하님의 글이 예전에 쓰여졌던 것이 많기 때문에 지금은 생각이 조금이나마 달라지셨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덕하님은 이 주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으신 것 같지만 그래도 몇몇 부분은 지적이 필요할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써 본다.

이덕하님의 글 '지능에 대하여', '지능의 진화심리학' ,'지능 관련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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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1. 기억은 달리기에 비해서는 지능으로 대접을 받은 편이다. 하지만 기억 역시 사고력 등에 비해서는 푸대접을 받았다. 사고는 복잡한 어떤 것, 기억은 단순한 어떤 것으로 여겨졌다.


기억이란 지능 구인이 인지 심리학자들이나 지능 연구가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는 것은 너무 주관적인 생각이다. 많은 심리학자들 역시 작업기억(Working memory) 개념이나 경험에 기인한 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작업기억에 대해 많은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비록 g이론가는 아니지만) 지능 연구가인 스티븐 세시(Stephen Ceci)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환경에서 지식 기반의 역할을 다룬 유명한 저술을 발표했다. 


발언2.
EQ(emotional intelligence quotient, 감성 지수, 감성 지능 지수)라는 개념은 이제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것은 감정 능력도 지능임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 이덕하님은 감성지수란 개념이 이제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것은 감정 능력도 지능임을 인정하는 것이라 말한다. 과연 실제로 그런지 분석해보면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지능의 정의가 불분명하지만 감성지능의 정의는 더 불분명하며 이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감성지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서부터 이걸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구체적이고 정밀한 방법을 제시한 사람은 아직 없다. (특히 신뢰도와 타당도에서 심각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 대중들과 달리 전문가들은 이 개념에 대해 회의적인데 전혀 쓸모없는 개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정교성이나 구체성 부분에서 매우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감성 능력이 지능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발언3. 어떤 무정형의 하나의 지능이 있다는 "일반 지능"이라는 개념은 지능을 신비화한다. 이것은 기독교의 신화에 부합하는 생각이다. 신이 영혼을 불어넜었다는 신화는 모듈(부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발언 4. 일반 지능은 모듈 신체가 아닌 일반 신체를 가정하는 것만큼이나 희한한 생각이다. 어떤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부품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팔, 다리, 심장, 눈 등의 부품들이 있으며 눈도 여러 부품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그런 부품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신체는 기능을 할 수 있다. 뇌가 다를 이유는 전혀 없다. 또한 일반적이고 무정형한 뇌가 어떻게 그렇게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상상하기도 힘들다.


→위계 지능 이론가들(일반지능이론의 최신 버전)은 지능이 한가지 요인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하나의 지능이 아니라 여러 개의 지능으로의 전환이라는 서술은 마치 현재까지 지능이론가들이 여러 개의 지능 혹은 모듈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더군다나 심리측정학의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g factor는 모듈이라고 볼 수 없다.


(
Human Cognitive Abilities Cambridge University Press,Cambridge.: John carroll,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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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John carroll 의 위계 지능 모델 


발언5. 둘째, 지능의 개인차와 유전율(heritability)을 측정하려고만 하지 어떻게 지능이 가능한지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상관 관계 연구는 현상의 기술일 뿐이며 설명이라고 보기에는 민망하다.


→ 이덕하님의 의견과 달리 지능 이론가들은 지능의 인지적 측면을 절대 간과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에 관해 많은 연구가 있었다. 사전적 접근 속도를 능력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Hunt 연구부터 시작해서 문제를 풀 때 어떠한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지 고찰한 많은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발언이다.


발언6. 넷째, 20세기 심리학을 지배했던 백지론적 심리학인 행동주의와 전통적 인지 심리학의 영향 하에 있었던 듯하다. 따라서 백지론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듯하다. 이것은 오직 하나의 학습 메커니즘 또는 지능만 고집하는 경향에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당장 측정할 수 있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은 행동주의적 과학관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 하나의 매커니즘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다.


발언7. 과학과 인문학 중에 IQ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과학입니다. IQ는 문학 창작보는 과학 탐구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 지능검사의 종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발언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웩슬러 지능검사의 경우 언어 능력의 비중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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