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하여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교육감 간의 토론이 있었다.
얼렁뚱땅, 두리뭉실 넘어가면서 자기가 피해자인 양 번지르하게 말을 하는 오세훈에게 곽노현이 핵심을 찌르거나 구체적 사례를 들어 역공을 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모습에 실망했다. 오세훈의 말은 듣기에는 그럴듯 해 보이지만 무수한 허점을 노출했고, 오세훈의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역공할 수 있는 기회가 수십번이나 있을 정도로 논리적으로 허술했다. 곽노현은 이런 오세훈의 말에 적절하게 되받아 치고 자기 논리를 전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의 당위성에 대한 일반론과 자기의 교육철학을 설파하는데만 시간을 소요해 버렸다. 오세훈이 두리뭉실 언변으로 넘어갈 때 곽노현은 구체적 사례와 fact를 제시하면서 역공을 가했어야 하는데 오세훈과 비슷한 스타일로 일반론으로 일관해 오히려 오세훈의 페이스에 말린 느낌이었다. 곽노현이 토론에 나올 때는 교육철학자의 입장이 아니라 교육행정가로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짚으면서 접근해야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게 되는데, 어제는 교육감 선거를 나온 것인지 무상급식 주민투표 토론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어제 토론을 보고 쟁점별로  간단히 소감을 적어 보겠다.

1. 오세훈의 2012년 대선 불출마 선언

오픈닝 후 바로 언급된 것이 오세훈의 2012년 대선 불출마 선언이었다. 오세훈은  이 불출마 발언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오히려 그 진정성이 의심되는 발언이었다. 오세훈은 2010년 서울시장 출마시에 분명히 2012년 대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래 놓고 뜬끔없이 무상급식 투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또 불출마 발언을 했다. 이는 서울시장 취임 후에도 대권에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고, 2010년 서울시장 선거시의 불출마 발언은 선거를 위한 위장된 발언으로 당시에 그 발언은 진정성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2010년에도 선거를 위한 거짓말을 했는데 이번 발언도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논박했어야 했다. 
오세훈은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의 전형이며 이를 막지 못하면 망국의 길로 간다고 하면서 자기의 정치 생명보다 무상급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이 문제가 중대하다고 느낀다면 2012년의 불출마 뿐아니라 그 이후에도 대권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주민투표에 실패하면 서울시장직도 내놓겠다는 약속을 해야 자기 정치생명과 맞바꾼다는 진정성을 인정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오세훈은 자기 정치생명을 담보로 하지도 않으면서 여전히 이문제를  자기의 차차기 대권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야심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2. 오세훈은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

어제 필자가 토론을 보고 심각하게 느낀 것은 오세훈이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웬 뜬끔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오세훈의 발언을 곰곰히 살펴보면 오세훈의 심중에 자리 잡은 생각은 삼권에 대한 분립, 상대에 대한 존중은 없어 보였다. 오세훈은 곽노현을 보고 서울시(오세훈)가 서울시 교육청(곽노현)의 정책을 존중하는 것 같이 서울시의 복지정책을 존중해 달라고 하면서 마치 서울시 교육청(곽노현)이 서울시의 고유 권한과 영역을 침해한 것 같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전면 무상급식의 예산에 대해 서울시에게 손 벌리지 말라고 한다.
오세훈은 법을 공부한 변호사 출신이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으며, 무언가 심각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서울시, 서울시 교육청, 서울시 의회는 독립기관이며, 그 수장과 의원들은 선거로 뽑는 선출직이다. 그리고 각 기관은 고유의 영역이 있으며, 그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그런데 오세훈은 마치 서울시가 교육청이나 의회보다 상위의 기관이고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양 생각하는 것 같다. 서울시가 서울의 행정을 책임지고, 정책과 사업을 펼치고 예산을 집행하지만, 그 예산의 심의와 의결, 그리고 조례의 제정권은 서울시 의회에 있다. 서울시 의회는 의회의 고유의 권한과 책임하에 학생 급식에 관련한 조례를 제정했고, 그에 따른 예산을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학생의 급식과 관련한 것은 교육청의 소관사항이고 그 방향과 예산의 배정도 교육청의 몫이다. 서울시 의회와 교육청은 각자의 영역과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는데, 이에 딴지를 건 것은 서울시(오세훈)다. 오세훈은 곽노현에게 상대를 존중해 달라고 했지만, 정작 남의 고유 영역을 침범한 것은 오세훈이고, 의회의 조례와 의결사항을 무시한 것도 오세훈이다. 현란한 말솜씨로 자기가 마치 피해자인 양 시청자를 현혹하는 것을 보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3. 주민투표의 불법 및 위법성 - 나쁜 주민투표

어제 토론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주민투표의 위법과 불법성에 대해 너무 짧게 끝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는데도 오세훈이 가장 불리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그냥 지나친 느낌이다.

1) 주민투표 서명의 자발성
주민투표를 실시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주민들이 이 사안을 주민투표까지 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서명자의 수와 서명의 질이다. 이번 서명은 오세훈이 시작했고 관변단체가 주도해 이루어졌으며, 서명자의 37%가 무효로 이미 판명되었다. 오세훈은 무효 서명자를 빼더라도 40만명을 넘어 주민투표를 발의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무효율 37%는 서울시가 발표한 것이고, 시민단체들이 이의 제기한 건수도 제대로 점검되지 않은 상황임으로 당연히 전수검사가 필요했다. 37%가 효력이 없는 것이라면 이미 주민들의 자발성은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
오세훈은 이에 대해 신분을 노출시키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주민번호 뒷자리를 기재하지 않아 무효표로 처리된 것이 있다면서 자기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51만의 유효 서명이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포장했다. 이에 대해 곽노현은 제대로 반격을 못했다. 서울시가 점검한 무효 서명의 유형을 정리해서 각각의 서명자수를 공개해 보라고 역공을 했어야 했다. 과연 그 중에 오세훈이 말하는 신분을 꺼려 주민번호 뒷자리를 쓰지 않는 서명자가 얼마의 비중을 차지 하는지, 그리고 주민번호 뒷자리를 못 쓴 사람들의 이름을 추적해서 실제 서명을 했는지 알아보자고 했어야 한다.(왜 제가 이런 것을 따져 보라고 하는지는 여러분들도 잘 알 것이다. 필자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말하지 못하겠다) 이를 위해서 아직 하지 않은 전수검사를 지금부터라도 하자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2) 소송(재판)중의 사안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
주민투표법에는 소송중의 사안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오세훈은 소송중인 사안은 이번 주민투표와 무관한 것이라고 우긴다. 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소송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연관이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만약 주민투표에서 2안(전면적 무상급식의 2012년 실시)이 확정되었는데 재판의 결과는 정반대가 나왔을 때, 과연 어느 쪽의 결과를 따라야 하느냐가 문제가 됨을 예시하는 것이다. 재판의 결과냐, 주민투표 결과냐를 놓고 또 한번의 혼란과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치르야 한다는 점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고, 왜 주민투표법에서 소송중의 사안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은 이유를 이해시키도록 해야 한다.

3) 예산의 문제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다.
주민투표법에서는 또 예산과 관련된 사항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곽노현이 언급하기는 했으나 정확하게 시청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번 주민투표가 왜 예산의 문제이며, 이것이 왜 주민투표 대상으로 하면 안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번 주민투표의 문안을 보면 이것이 예산의 문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2안으로 확정되면 2011년에 초등학생,  2012년부터 곧바로 초중등 전체 학생에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함으로 올해 당장 그에 따른 예산을 집행해야 하고 내년에는 중등학생까지 전원 무상급식하는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이것은 이미 예산이 확정된 올해도 힘들 뿐아니라 내년에도 전체 예산 사정을 전혀 고려함이 없이 무조건 무상급식에 우선 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민투표법은 예산에 관련한 사항은 주민투표 대상으로 금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만 설명해도 오세훈이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법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반쪽짜리 법조인이라는 것과 자기의 대권 욕심 때문에 법률도 무시하는 사람임을 밝힐 수 있었다.

4) 급식문제가 서울시(오세훈)가 제기할 사안인가
앞에서 언급했지만 학생들의 급식문제는 교육청(곽노현)의 소관이며 업무영역이다. 그런데 이것을 서울시(오세훈)이 관여하여 서울시 교육청의 정책을 문제를 삼으며 주민투표까지 끌고 왔다. 이에 대해서는 곽노현은 서울시 교육청(곽노현)이 주도하여 서울시의 디자인 서울에 대해 과다한 예산 배정을 문제 삼아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로 붙이자고 한다면 오세훈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되받아쳤어야 한다. 그랬다면 오세훈은 더 이상 대꾸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4. 무상급식은 다른 사업이나 정책과 다른가

이번 토론 뿐아니라 이 때까지의 무상급식 논쟁을 지켜보면 이상한 현상이 하나 발견된다. 일종의 고정 관념화되어 당연시 생각하는 사항인데, 전면 무상급식이 일반 사업, 즉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쌍스, 자전거도로 등의 오세훈의 새로운 사업과 다른 성격의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예산을 축내는 것이고 재정을 더 확보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오세훈이 벌이고 있는 디자인 서울 등의 새로운 사업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 중 하나가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이 어디 있느냐, 그러다가 재정이 파탄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무상급식이 디자인 서울이나 한강르네쌍스 사업보다 급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이 사업들보다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예 이들 사업들간에 우선순위를 따져 보지 않는다.
서울시 예산이 연간 20조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 서울시 공무원의 급여, 기존 인프라의 개보수, 재난방지 설비 확충 등 서울시 행정의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곳에 먼저 배정되고, 서울시민의 필수불가결한 선결 사업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에 예산이 돌아가야 하고, 그러고도 예산이 여유가 있다면 서울의 브랜드 가치 향상 같은 사업들에 신경쓸 수 있을 것이다.
무상급식은 오세훈이 추진하는 디자인 서울 사업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이유도 없고, 새로운 정책이라고 해서 추가로 예산을 증액할 필요없다. 불요불급하거나 사업성이 없거나 비효율적이면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안되는 사업을 정리하면 필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때까지 오세훈의 새로운 사업들을 그냥 다 용인하면서 무상급식은 재정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 홍보비가 500억 정도라는데 이것을 줄일 수는 없을까? 자전거도로 시범사업에 이미 36억을 썼고 앞으로 서울시의 자전거도로 연결망을 위해 수백억이 더 들어갈 예정이다. 오세훈이 하고 있는 이 자전거도로는 그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기는 커녕 부적합한 곳에 마구잡이로 건설되고 있어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 자전거도로 사업을 계속해야 할까? 한강에 크루즈선을 띄우겠다고 하면서 양화대교 교각 확장사업에 400여억원이 들어갔고 준설 및 부대설비를 갖추는데 천억대 이상의 돈이 더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전혀 사업성이 없는 한강주운사업을 계속해야 하나? 한강에 세빛둥둥섬, 천변 분수대 등을 만들어 한강에 르네쌍스를 일으킨다고 했으나 이번 폭우에 그 시설물들이 어떻게 되었나 보라. 광화문 광장을 시멘트로 발라 대리석을 붙여 침수하게 만들고 수십억을 들여 스노우보드 대회를 한 뒤 광장을 또 뜯어 고쳤다. 오세훈이 취임해서 새롭게 한 사업들에는이렇게 우리의 세금이 어김없이 들어갔다. 그것도 생산성도, 사업성도 없으며 우리의 삶과 유리된 사업에 말이다. 왜 이런 오세훈의 사업들은 시행이 되어 예산이 수천억 들어가도 주민투표는 하지 않고 무상급식이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이런 오세훈의 사업보다 못한 것인가? 왜 우선순위에서 이들 사업에 밀려야 하는가? 이런 당연한 의문과 질문들이 왜 나오지 않는가?
이번 주민투표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려면 오세훈의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쌍스 사업을 지속할 것인가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인가를 놓고 물어야 한다. 그리고 토론에서도 이런 역제안을 당당히 제시해야 한다.

5. 무상급식이 재정 파탄을 가져 오는가

전원책 변호사는 지금 유럽이 과잉복지로 재정파탄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빠졌는데 우리가 그 전철을 밟을 것이냐고 거품을 물고 흥분했다. 유럽은 우리보다 담세율도 10% 이상  높은데도 저런 지경인데 우리가 무상급식을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한다. 참 웃기는 이야기이다. 물론 유럽이 과잉복지를 해서 정부채무가 늘어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보다 담세율이 10% 이상 높은 나라는 재정 파탄으로 머리가 아픈데 담세율이 그들보다 10%나 낮은 우리나라는 재정이 건전하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담세율이 우리보다 10%나 높은 나라가 복지로 재정파탄이라면 도대체 이들 나라는 우리보다 얼마나 많은 복지를 시행했길래 그럴까? 이것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의 복지수준에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반증이다. 즉, 우리는 복지의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것이다. 더구나 담세율도 이들 나라보다 한참 낮은 상태라면 복지의 확대로 늘어나는 예산은 담세율을 조금 올려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고.
MB는 2007년 대선 때 747을 공약했다. 7대 경제대국, 국민소득 4만불, 7% 경제성장이었나? 지금의 담세율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국민소득이 4만불이면 지금보다 2배가 되니까 세수도 2배가 될 터인데, 그렇다면 연간 300조의 세수가 더 걷히게 된다.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3천억 정도가 더 소요된다고 한다면 추가 세수 300조의 0.1%만 배정해도 충분하다. 여기에 담세율을 높이면 0.05%만 들여도 해결될지 모른다. 747을 약속한 정부가 전면 무상급식을 생각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면 747 공약 자체가 사기이거나 복지에 대해 무지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한나라당에서 주민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거리에 내걸어 놓은 플랭카드의 내용이 "무상급식 3조, 나라재정 파탄난다"이다. 참 기가 막히는 왜곡 이다. 이런 문구가 버젓이 걸려도 선관위는 내버려 두는지 모르겠다. 오세훈이 주민투표를 붙인 선별급식과 보편급식에 들어가는 예산의 차이는 연간 1,000억 정도이다. 서울 인구가 1천만, 전체 인구가 5천만이라고 하면 서울 인구는 전체의 1/5이다. 전국적으로 전면 무상급식하면 추가 예산은 단순히 계산하면 5,000억이 되겠다. 이미 경기도는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고, 다른 지자체 일부도 실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예산은 3,000억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가 연간 3,000억 때문에 재정 파탄이 난다면, 4대강에 3년간 20조가 들어가는데 우리는 내년이면 거지 국가로 전락하게 되겠구나. 연간 3,000억이 나라를 거덜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20조가 소요되는 4대강 사업에는 국회와 청와대를 점령해서 결사코 막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4대강 사업은 생산적이고 무상급식은 먹어 없애는 것이라 다르다고? 4대강 사업이 전혀 경제성도 없고 환경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복지투자가 토목사업보다 훨씬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웃 일본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이제 더 이상 삽질이 복지투자 보다 낫다는 헛소리는 말길 바란다.

6. 증세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하자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측을 보면 재원문제만 나오면 수세적이고 방어적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상급식으로 재정이 파탄날 것 같이 상대가 공격해 오면 먼저 불요불급의 사업을 줄이고 예산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그 재원을 마련하자고 하고, 그래도 재원이 부족하면 당당히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그 재원 마련(증세)은 전면 무상급식에서 수혜를 받는 소득 상위 50% 이상의 사람들이 부담할 수 있도록 직접세(재산세 등)에 부과하면 이들도 불만은 없을 것이다. 
서민들과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선별급식을 해야 한다고 했으니 전면 무상급식으로 수혜를 받은 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의는 없을 것이다. 현재 강남권에서 재산세율을 임의로 하향해 주고 있는데 이것을 없애고, 그에 따른 세수 증가가 있으면 그것을 재정이 빈약한 구에 지원해 주는 것을 오세훈은 주선해 주도록 해서 그들의 양심(?)을 충분히 수용해 주자고 주장하자.

7. 주민투표 문안의 문제점

곽노현은 주민투표 문안의 문제점은 잘 지적했는데, 오세훈이 서울시 의회의 조례를 들어 2안이 문제없다고 반론하자 침묵해 버렸다. 시청자들은 그것을 보고 오세훈의 말이 맞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오세훈은 서울시 의회의 "소득 구분없이 전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2011년), 중등학교(2012년)에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라는  조례를 복사하여 화면에 제시하면서 주민투표 문안의 2안과 동일하다고 반론했다. 그런데 오세훈이 제시한 서울시 의회의 조례에는 "전면적으로"라는 말이 없다. 곽노현은 이 "전면적"이라는 말이 서울시민이 전면적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실시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공격해 놓고 정작 오세훈의 이 반론에는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오세훈이 카피해 제시한 것은 오히려 오세훈이 스스로 자기가 왜곡했음을 시인하는 좋은 자료였다. 서울시 의회 자료에는 분명히 없는 "전면적"이라는 말을 "단계적"이라고 해야 할 자리에 살짝 끼워넣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바로 역공했으면 오세훈은 꼼짝 못했을텐데 그 기회를 놓쳐 버렸다.
어제는 언급이 되지 않았으나, 1안(오세훈 안, 선별급식)의 문안도 문제 삼았어야 한다. 소득 하위 50%를 어떤 기준으로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대상이 되는 학생들이 초등학교까지인지, 고등학교까지인지 구체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여, 그 시행이 만만치 않음을 설명했어야 했다. 사실 주변에서는 소득 기준이 무엇이냐, 임대, 배당소득 등 전체 소득이냐, 자산은 반영되느냐, 50%라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냐, 서울시민들만 대상이냐, 아니면 급식을 받는 학생들의 가구를 대상으로 하위 50%를 하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하위 30%, 다음에는 40%까지, 그 다음에는 50%까지 확대하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중,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고등학생들도 대상이 되는지 묻기도 한다. 이렇게 정확하게 문안이 제시되어야 자기 이해를 반영하여 택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1안도 문제가 있음을 질타했어야 했다.

8. 투표불참 운동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가

전원책 변호사와 오세훈은 주민불참운동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떳떳하지 못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번 주민투표의 불법, 위법성을 설명하고 투표참여가 오히려 이번 불법 주민투표를 인정하는 꼴이 됨으로 거부(불참)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입각한 것이라는 반론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그 다음 한방이 아쉬웠다. 전원책 변호사가 주민투표 불참은 권리의 포기라고 말할 때, 역으로 전원책 변호사에게 다음과 같이 되물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전원책 변호사가 선별급식을 반대하고 보편급식을 찬성한다고 한다면 이번 주민투표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를 되물어 보는 것이다. 투표에 불참하면 개봉 자체가 되지 않아 선별급식에 반대하는 결과를 얻지만, 투표에 참여하여 보편급식에 한 표를 행사하더라도 자칫 선별급식을 확정하는 것에 도움을 주게 되어 본인의 의사와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을 때, 전원책 변호사는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과연 이 역질문에 전원책은 대답할 수 있었을까?

9. 누가 당당하지 못하고 비열한 짓을 자행했는가

오세훈과 전원책은 야당이 당당하지 못하고 투표불참을 선동하는 비열한 짓을 한다고 비난한다. 이 대목에서는 한번 비웃어 주고 넘어가자. 과연 누가 당당하지 못하고 비열한 꼼수를 부렸을까? 오세훈은 처음에는 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 서명을 받으려 했고 서울시가 공고한 서명 청구안을 보아도 "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서명"으로 나온다. 즉, 처음에는 전면 무상급식 "찬반"주민투표를 하려 했다. 그러다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슬며시 찬반투표를 "선별급식과 보편급식 중 하나를 택일하는 선택투표"로 바꾸고 주민투표 청구사실 문안에도 "선택투표"로 결정했다. 오세훈은 왜 찬반투표에서 선택투표로 바꾸었을까? 이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세훈이 얼마나 비열한 꼼수를 부리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오세훈은 주민투표율이 개봉할 수 있는 유효 투표율 33.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어 오세훈의 주민투표 강행에 반대했고 협조에도 소극적이었다. 이 때 오세훈은 꼼수를 하나 생각해 낸다. 오세훈은 주민투표법 제24조1항을 악용하면 전면 무상급식을 저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면 도대체 주민투표법 제24조1항이 어떠 하길래 오세훈이 이런 추잡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그 내용을 한번 보자.
<전체 투표인수가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1/3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찬성과 반대 양자를 모두 수용하지 아니하거나, 양자택일의 대상이 되는 사항 모두를 선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것으로 본다>
이제 오세훈이 왜 찬반투표를 선택투표로 바꾸는 꼼수를 생각해 내었는지 이해가 가는가? 선택투표는 투표율이 33.3%가 넘지 않을 경우 1,2안 모두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면 무상급식"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세훈은 법제처에 다음과 같은 공문을 보내 자기의 꼼수를 확인하려 했다.
<서울시 : 가부동수 또는 투표율 미달의 경우 모두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조례 제,개정 및 예산 수정 조치를 해야 하는지?>
그러나 법제처는 다음과 같이 회신함으로써 오세훈의 간절한 바램을 산산히 무산시켜 버린다.
<법제처 : 그럴 경우 주민투표가 실시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된 것으로 보아 A안과 B안에 대한 행정, 재정상의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
법제처의 해석은 유효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민투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현재 서울시 교육청과 서울시 의회가 시행하고 있는 전면 무상급식을 그대로 진행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런 꼼수를 부리고 주민투표 문안을 비비꼬아 서울시민들이 무상급식 대상의 범위가 아닌 살시방법과 시기를 묻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면서 누구 보고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난하는가?



어제는 SBS 토론을 보다 하도 답답하여 중간에 채널을 돌려 버렸다. 
앞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측에서 토론에 임할 때, 준비를 단단히 하고, 구체적으로, 시청자들이 알아듣기 쉽게, 사례와 역질문으로 풀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