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은 꼼수다(3탄) - 대선 불출마 선언


오세훈이 오늘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201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웃기는 짬뽕이며, 과대망상에, 치유 불가능한 왕자병이다. 착각은 자유지만 공개석상에서 본인 입으로 말하면 그것은 조롱의 대상이고 본인 망신이다. 누가 오세훈이 대통령감이라고 생각이라도 하는가? 박근혜의 뒷발꿈치도 못 따라가면서 대선 불출마 운운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나? MB가 서울시장에서 대권을 쥐었으니 당연하다 생각하나 본데, MB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걸림돌이 될 것이고, 오세훈에게는 MB의 이미지와 냄새가 덮씌워져 훨씬 불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 이런 문제 이전에 동장감 정도가 대권 욕심을 낸다는 것이 가소로울 뿐이다.


오세훈은 2012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것은 그 이후에는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장직을 유지하면서 대중과 언론의 관심권에 계속 있겟다는 것이고, 어차피 차기는 박근혜의 넘사벽으로 도저히 한나라당 후보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오세훈이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서울시장직을 걸거나 2012년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대선 불출마를 확인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잔머리에 의한 꼼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세훈이 오늘은 2012년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투표율 제고 효과를 노리다가 막판까지 투표율이 유효 투표율에 이르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장직 사퇴를 투표일 직전에 발표할지 모른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서울시장직을 먼저 걸었으면 모르되 이미 2012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서울시장직을 잃게 되면 차차기 대선까지 6~7년을 기다려야 하며, 자칫 대중과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린다는 것을 오세훈이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중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좋아하고 그렇지 못하는 상황을 참아내지 못하는 오세훈의 성향상 이런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미 친박계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한나라당 사정으로 볼 때 그것도 오세훈 의도대로만 될지 의문이다.


그런데 본인의 대선 출마여부와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아무 연관이 없는데 오세훈은 왜 무상급식 기자회견에서 대뜸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은 뜬끔없는 오세훈의 대선 불출마 발언에 의아해 하지만 오세훈은 잔머리를 꽤나 굴리고 꼼수로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박근혜 지지자들의 투표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에 대항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 것을 맹세하니 나를 도와 달라는 메시지이다. 오세훈이 시장직을 걸어 투표율을 올리는 것보다 박근혜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박근혜 지지율은 서울에서 30% 이상이다. 박근혜 지지자들을 달래서 투표율을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이는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확인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오세훈의 이 꼼수가 통할까? 필자는 오세훈의 꼼수는 서울시민(박근혜 지지자들)에게 거의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것은 이번 주민투표가 단순한 “주민투표”가 아닌 “오세훈의 주민투표”라는 것 때문이다.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오세훈이 전적으로 반대하여 시작했고 오세훈이 계획하고 주도한 오세훈의 원맨쇼 주민투표이다. 서울시민들은 무상급식 그 자체의 찬반에 대한 것도 있지만 이것을 주도한 “오세훈” 인물에 대한 평가도 함께 중첩되어 주민투표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지만 오세훈에 대해 혐오가 있다면 투표에 불참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이런 층이 바로 박근혜 지지자들이다. 오세훈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박근혜 지지자들이 오세훈이 박근혜의 경쟁자이기 때문에 오세훈을 멀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박근혜 지지와 관계없이 오세훈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오세훈은 모른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아직도 반MB 정서가 상당하며, 오세훈이 MB의 아바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다, 스타일과 정치철학이 박근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MB는 오늘 오세훈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18일 부재자 투표를 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언론에 노출시켰다. 아마 이 MB의 행동은 오늘 오세훈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투표율을 제고해 보겠다는 의도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것이 될 것이다. 오세훈의 기자회견은 박근혜 지지자를 향한 것인데 MB는 거기에다 “나는 오세훈 편이다”고 해버렸으니 반MB 정서로 뭉친 박근혜 지지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오세훈 입장에서는 MB의 이런 행동이 달갑지도 않고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청와대라고 속으로 욕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박근혜가 한나라당 지지율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2012년 대선에서 야당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2위와 3배의 차를 보이는 부동의 1위를 하는 것은 박근혜를 여당 내 야당, MB의 대항마로 인식하기 때문인데, MB같은 오세훈의 행보에 박근혜나 그 지지자들이 맞장구를 쳐 줄 리가 있겠는가?


꼼수가 통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복지에 대한 오세훈과 박근혜의 기본적 마인드가 다르다는 점이다. 박근혜는 복지부문에 있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으며, 생애주기 복지정책 등 구체적 프로그램과 정책을 이미 발표한 바가 있다. 복지에 있어 오세훈보다 한참 진보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자칫 오세훈 안이 주민투표로 확정되면 박근혜의 이런 일련의 복지 플랜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있는 박근혜 지지자라면 이런 부분을 놓칠리 없다. 이래저래 오세훈의 대선 불출마 꼼수는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쉽게 통할 것 같지 않다.


이 즈음에서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 예상을 한번 해 보도록 하자.

9일 발표된 부재자 신고자수가 주민투표 투표율을 예상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보인다. 이번 부재자신고자 수는 102,831명으로 2010년 지선에서의 부재자 신고자 수 154,721명보다 작을 뿐 아니라 2008년 교육감 보선의 118,299명보다도 작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 부재자 신고자 수를 가지고 주민투표율을 35.8%로 예상하여 개봉할 수 있는 선인 33.3%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재자 신고자 수 154,721명이고 실제 투표율이 53.9%였다는 것을 근거로 102,831명/154,721명*53.9% = 35.8%로 계산한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멍청한 것인지, 대외적으로 허세를 부리고 싶은 것인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단순 환산하는 것은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부재자 신고자의 대부분은 군인과 전경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어떤 선거나 투표에서 거의 부재자 신고를 하게 된다. 이번 주민투표의 부재재 신고자수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15만보다 약 5만명이 적어졌다. 그렇다면 이 5만명은 군인과 경찰일까, 아니면 일반인들일까? 상식적으로 일반인들이 대부부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부재자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 일반인들이 대거 부재자 신고에 불참했다면 일반인들의 예상되는 투표율은 계산해 보나마나다. 그리고 2010년 서울시장 선거일은 법정 공휴일이고 이번 주민투표는 수요일에 실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2010년 투표율을 기준으로 이번 주민투표 투표율을 계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08년 서울시 교육감 보선에서의 부재자 신고자수와 실제 투표율을 보자. 부재자 신고자수가 118,299명으로 이번 주민투표보다 1만6천명이 많았는데도 실제 투표율은 15.5%였다. 이번 투표율을 예상하려면 2008년 교육감 선거를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부재자 신고자 수나 평일에 실시한다는 점 등 비슷한 조건에서 치르진 것을 비교해야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번 주민투표율은 얼마가 될지 답이 대충 나오지 않을까? 


이번 주민투표가 죽어도 33.3% 이상이 나올 수 없는 근거는 너무나 많다.

이번 주민투표가 유효하려면 278만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데, 오세훈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받은 표가 208만 밖에 되지 않아 추가로 70만명을 투표장으로 끌어 와야 한다. 2007년 대선에서 MB가 압승읋 했을 때도 MB가 받은 표는 268만표로 역시 10만명이 모자란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이 받은 표 208만 중엔 박근혜 지지자들이 최소 50% 이상이 될텐데 박근혜 지지자 중 50%가 이탈하면 52만명이다. 무상급식 투표에 관심없는 사람이 이 중에 20%라면 42만명이고 야당 지지자들 중 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한다고 쳐도 208만-52만-42만+50만 = 164만명으로 투표율은 20%를 넘지 못한다. 이것도 오세훈 입장에서 최선의 조건에서 따진 것이다. 2010년 오세훈에게 표를 준 지지자 중에 그 간의 오세훈의 닭짓에 실망해서 이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이번 주민투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달리 평일인 수요일에 실시되는 것이 투표율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볼 때 20%가 아니라 한자리수 투표율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