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님의 펌글에 달린 PiedPiper님의 댓글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댓글로 올릴까 하다가 그냥 본글로 올립니다.

(흐르는 강물님의 펌글과 PiedPiper님의 댓글은 http://theacro.com/zbxe/423069#8 )

 

 

PiedPiper님의 주장을 요약하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대비 수출비중은 68%이나 수입비중도 60%에 이르므로 수출과 수입의 비중이 모두 높다. 따라서 고환율이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수출과 수입의 대기업 비중만을 가지고는 대기업의 유불리를 알기 어렵습니다. 고환율에 따른 대기업의 유불리를 파악하려면, 먼저 수출과 내수를 비교하고 그 틀 안에서 수출과 수입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1. 대기업의 수출 비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PiedPiper님이 링크하신 자료대로 2007년 기준으로 68% 32%입니다. 다만, 한가지 의문은 2008년부터의 통계자료는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인데, 아마도 중소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일부러 통계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참고로 2010년의 총수출액(한국은행 통계) 4,664억달러입니다.

 

 

2. 대기업의 수입 비중

 

PiedPiper님은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수입액이 우리나라 총수입 대비 6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말씀하셨는데 우선 먼저 100대 기업은 그냥 100대 기업이 아니라 최근 3년 평균 국내 수입 상위 100대 기업입니다. (아무튼 대기업의 수입비중이 높은 것은 맞지만 우리의 목적에 비추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가 있는 내용은 PiedPiper님이 링크하신 원천자료상에서 수출용 수입과 내수용 수입을 구분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2010년의 수출용 수입은 1,654억달러이고 내수용 수입은 2,479억달러입니다. (참고로 수입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용 수입과 내수용 수입등의 자료가 있지만, 수입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용 수입이 모두 대기업이 조달하거나 대기업에 납품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3.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기업의 환차이익

 

2010년에 달러당 100원 정도로 고환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수출기업(대기업 + 중소기업)의 환차이익(보다 정확히는 환차손실의 회피)는 약 30조원에 이릅니다. ( (총수출액 4,664억달러 수출용 수입 1,654억달러) * 100 = 301,000억원)

 

30조원의 환차이익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단순 수출비중( 70%)으로 환산하면, 21조원이지만, 아마도 실제로 대기업의 환차이익 비중은 이것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봅니다.

 

 

4. 고환율에 따른 손실

 

위에서 대략적으로 계산된 대기업 중심의 수출기업의 이득 약 30조원을 위해서 국내경제 주체들이 여러가지 손실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저가로 수입해서 쓸 수 있는 내수용 수입물품이 고환율로 인해 고가로 수입되면서 발생하는 손실은 2010년에 약 25조원 입니다. (달러당 100원 고환율 가정 : 내수용 수입 2,479억달러) * 100 = 247,900억원)

 

그리고 PiedPiper님이 언급하신 대로 외평채 금리손실등의 고환율 유지비용이 있지만, 이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경우 내수부분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경우가 많으므로 수입가격의 상승분을 하청업체나 소비자가격의 상승으로 전가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기름값과 곡물가격이 있습니다.

 

 

결국, 대기업 중심의 수출기업의 환차이익은 내수 중심의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일반서민들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중소기업과 일반서민 (내수시장)에게 돌아갈 자원의 일부를 수출기업에 몰아줌으로서 내수시장의 왜곡과 불공정성을 심화시킵니다.

 

 

5. 적정환율

 

환율은 휘발성이 강해서 적정환율을 알기는 어렵다는 점에 동의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규모나 금리 차이, 국제수지 차이 등 실물부분과 연동된다고 보면, 인위적으로 조성된 고환율은 이를 시정할 수 있는 (혹은 자연스럽게 시정되게 하는)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놓치면, 적정환율과의 차이가 나중에 한꺼번에 청산되는 위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때가 오면, 전국민이 고통을 분담하게 될겁니다. (전국민이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율이 휘발성이 높다는 점은 다시 말해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그 의지를 실현할 실탄이 충분하고 그리고 실제로 몇 번에 걸쳐서 이를 실행했다면, 시장참여자들에게 믿음을 주게 되고, 시장참여자들은 이러한 믿음에 기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상당한 기간 동안 인위적인 고환율의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6. 결론

 

고환율에 따라서 이득을 보는 대기업들이 국민경제에 얼마만큼의 기여(낙수효과 등등)를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한 기여의 정도와는 별개로 고환율에 따라 대기업이 가시적인 이익을 보고 있으며, 그러한 이익은 중소기업과 일반서민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모두가 다 자기들이 잘해서 한국경제를 먹여살리고 있다….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박통 때부터 일관된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수출기업에 각종 특혜가 주어졌고, 이것의 연장선으로 고환율정책이 있으며, 이는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환율변동성을 막으려다가, 이번의 주식시장의 폭락과 같은 한국경제 자체의 변동성을 키워버린 결과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환율 정책 같은 것은 하지 말고 그냥 시장에 전부 맡겨라>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경제에 필요하다면, 당연히 고환율 정책을 쓸 수 있고 또 쓰는데 찬성합니다. 다만, 이러한 필요성과 고환율에 따른 대기업 중심의 수출기업의 이득은 내수경제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사회적 합의가 사전적으로나 사후적으로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참고자료 : 환율정책과 복지국가 글정연
http://gpe.or.kr/blog/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