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에서 퍼온 글입니다
최용식 소장은 지난 노무현 정부때도 환율방어에 비판적이고 외평채 손실이나 기타등등 아무런 이익도 없고 돈만 날리는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했지만 정책당국은 정권에 상관없이 바꾸지 않습니다

최소장이 틀린 뭐가 있는건지 아니면 대기업 위주의 경제운용때문인지 듣고 싶습니다


 21세기 경제학연구소(www.taeri.org) 최용식 소장님께서 특별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지난 7월말 2,133이었던 코스피 지수가 8월 8일 1,869로 떨어져 불과 1주일 사이에 264 포인트, 12.4%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다우지수는 12,143에서 10,937로 9.9% 하락했고, 니케이지수는 9,883에서 9,098로 7.9% 하락했다. 세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킨 원인을 제공했던 미국보다 우리 주가지수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또한 우리 환율은 7월말 1,055원에서 8월 8일 1,083원으로 2.6% 급등했다. 반면에, 일본 환율은 77.52엔에서 77.80엔으로 0.36% 올랐을 뿐이다. 유로 환율은 1,429달러에서 1.433달러로 올라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왜 우리 원화가치만 폭락했을까?


우리나라는 단기 외채가 많아서 외부충격에 취약한 탓일까? 이것은 웃기는 얘기다. 장기 외채를 빌리는 나라는 대부분 후진국으로서 국제적인 신뢰가 비교적 낮다. 반면에, 단기 외채를 빌리는 나라는 주로 선진국으로서 국제적인 신뢰가 튼튼하다. 이자율도 장기 외채에 비해 단기 외채가 훨씬 더 낮다. 따라서 단기 외채를 문제 삼는 것은 외채 이자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거나 후진국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령 단기 외채가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로 상환하면 그만이고, 그래도 부족하면 비슷한 규모의 단기 해외채권으로 상환하면 그만이다.


우리 환율만 폭등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경제에 문제가 생겼는데, 우리 화폐가치가 미국에 비해 약세여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최근에 벌어졌던 일과 비슷한 상황이 지난해에도 벌어진 바 있는데, 그 과정을 추적해보면 우리 환율만 왜 폭등했는지, 진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2010년 4월 27일 환율이 1,104원을 기록하며 당시에 마지노선이라고 여겼던 1,100원 선이 무너질 상황에 처하자, 외환당국은 강력한 환율방어 정책을 펼쳐 5월 10일에는 1,158원까지 끌어올렸다. 그 뒤 환율은 잠시 하락세를 보였는데 하필이면 이때 남유럽 금융위기가 외신을 타고 국내 외환시장을 강타했다. 국내 언론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우리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처럼 떠들었다. 여기에 천안함 사태까지 가세하자 환율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6월11일에는 1,267원까지 상승했다. 불과 한 달여 사이에 163원, 14.8%나 폭등했던 것이다. 주가지수도 상승세에서 그 폭은 비록 크지 않았지만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었던가. 그리스 사태는 당시보다 지금 더욱 악화되었고, 포르투갈은 그 사이에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이제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금융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최근 한때 1,050원대 아래로 떨어졌지 않은가. 한마디로, 2010년 당시에 환율이 폭등했던 근본 원인을 제공했던 것은 공격적인 환율방어였던 것이다. 이것이 국가경제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빚었으면 그나마 평가해줄 수도 있다. 실제로 정책당국은 환율상승이 수출을 늘리고, 수출이 늘면 성장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었고, 그래서 환율 폭등을 방관하고 오히려 조장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책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참혹했다.


매월 30%를 훌쩍 넘어 40%에 육박했던 수출증가율은 하반기에 20%대로 떨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환율이 폭등하자 상승하던 국내 경기가 갑자기 하강으로 돌아섰다. 2010년 1/4분기의 전기비 성장률(연률)은 8.6%를 기록했었는데, 2/4분기에는 5.7%로 떨어졌고, 3/4분기 2.6%, 4/4분기에는 2.0%까지 뚝 떨어졌다. 결국 2010년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0.3%를 기록하고 말았다. 혹시 국내 경기를 이처럼 추락시킨 다른 경제변수는 없었을까? 환율 폭등을 제외하고는 그런 변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불안했던 물가를 더욱 부추겼으며, 환율방어 과정에서 추가로 발행된 화폐는 물가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물가가 크게 상승하자 같은 소득으로 더 적게 소비할 수밖에 없게 됨으로써 경기는 빠른 속도로 하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원자재 수입 등을 원활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시장혼란을 가중시켰고, 이것 역시 경기를 하강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당시와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 지난 8월 2일 환율이 1,049.5원을 기록하자 외환당국은 강력하게 환율방어에 나섰다. 1,050원을 기어이 지키고 나아가 환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태세를 보였던 것이다. 여기에 이미 8월1일부터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까지 시행했다.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을 어떻게든 억제해보겠다는 것이 그 의도였다. 그러자 환율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매도하는 등 우리 시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주가는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환율도 더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때마침 미국 국회가 재정긴축에 합의했고,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금융시장까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우리 환율은 상승세에 가속을 붙여 8월 8일에는 1,080원을 훌쩍 넘어서고 말았다. 한마디로, 이번에도 정책당국이 상승세를 이끌어냈고, 외부충격이 거기에 가속을 붙인 것이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조기에 안정되지 못하면 국내경기는 2010년처럼 빠르게 하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1/4분기에 5.6%를 기록했던 전기비 성장률이 2/4분기에는 3.4%로 떨어져 국내경기는 하강하고 있었다. 물가가 불안했던 것이 결정적으로 국내 경기를 이처럼 하강시키고 있었는데, 여기에 최근의 환율폭등까지 겹쳤으니 국내 경기가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하루빨리 국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끔찍한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정책당국이 환율을 공격적으로 방어할 때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재수 없는 일’까지 뜻하지 않게 겹쳤는데,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재수 없는 자에게는 악운만 겹치는 것이 세상사가 아니던가. 장차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 빤한데, 이 일을 어찌 할까? 더욱이 환율 방어의 폐해는 경기하강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잡다한 폐해들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국부유출이 심각하다. 실제로 주가지수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사이에 외국인은 주식선물을 대규모로 매수했고, 국고채까지 매집하여 국고채 금리를 오히려 떨어뜨렸다. 장차 주가가 회복되고 환율까지 하락으로 돌아서면 외국인은 이중, 3중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일은 또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