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보기


내가 간보기 한다는 얘길 전에 썼더니 울그락 불그락, 감히 이 동네서 '간보기'라는 하급의 단어를 사용한다면서 열을 낸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운영진에 내 글 삭제를 요구한 같은 사람인지는 기억못한다. 그럴 개연성은 있다. (원체 게을러서 그거 확인하러 가는 것도 귀찮다.).


천리안 통신 시절부터 시작해서 어언 20여년 가까운 세월을 '게시판'의 투쟁사와 동고동락?을 해 왔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의 경험상, 공개적으로 떠난다고 외친 사람들 중의 90퍼센트는 다시 돌아왔다. 지금 떠난다고 외친 사람들 중, 특히 그 중에서 혼자서 선수하고 심판하고 협회 임원까지 완장질을 다 했던 그 사람은, 아마도 매 초마다 이 게시판의 새로 올라온 글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면서 혹시라도 누가 자기 얘기를 '아름답게' 써 주지 않으나 기대하고 있을 거라는데 10원 건다.


이게 그 사람들 방식의 '간보기'다. 이 간보기를 하는 까닭은 게시판이나 동호회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자위'하고픈 욕망 때문이다. 진짜로 떠나는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떠난다. '탈퇴' 소동을 일으킬 이유도 없고 공개적으로 '선언'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떠나면 그만인거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개적으로 '탈퇴'는 안하지만 떠나겠다고 '선언'한 그 사람이 이 게시판을 눈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복귀'의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에 진짜로 이 사람이 떠난 거면 어쩔라고 이런 소리를 하느냐고 물으면 내 대답은 이렇다.

'그러면 정말 좋은 거고, 그래도 다시 기어들어 오게 되면 스스로 쪽팔린 거고..'

들어오거나 안 들어오거나 나에게는 손해 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궁금하긴 하다. 다시 스을쩍 들어오면서 뭐라고 '일성'을 내 뱉을지...( 여기서 사알짝 이모티콘? 한개 던져보자.^^)



2. 홍석천



나는 처음에 홍석천을 정말 재수 없게 봤었다가 커밍아웃 한 후에부터 다시 보게 된 사람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동네서 동성결혼 합법화인가 뭔가 하는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 나는 찬성하는 쪽이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홍석천을 다시 보게 된 이유는 '커밍아웃'이라는 행위자체가 아무리 자신의 신념에 준하는 행동이라 할 지라도 실행에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재수 없게 생각하는 사람은, 동성애자 이면서 아닌척 하거나 한 발 더 나가서 누가 '게이'라고 부르면 '펄쩍 펄쩍'뛰면서 사람 잡는다고 상소리를 내 지르는 부류다. 하는 짓은 오리지날 노빠인데 절대 노빠가 아니라면서 '노빠'라고 자기를 부른게 무슨 큰 레이블링 인 것처럼 설치는 모습. 이런 모습을 나는 그 전부터 쉴 세 없이 보아 왔다.


기억은 하는가? 영도다리 손가락 얘기? 그들 말데로 부산 사람들 중에 '우리가 남이가' 투표한 사람들 손가락을 다 잘랐다면 아마도 영도다리는 벌써 메워졌을 게다. 자칭 깨어 있다는? 상도 출신 사람들이 지금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시 콜콜 게시판에서 '나는 상도산이지만, 순결하네.' 하면서 립서비스 행위나 하면서 '자위'하는게 아니라, 즛들 동네 부모 형제 자매부터 교화시키는 거다. 박정희 이후로 철저하게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무장한 바로 늦들 동네 사람들, 그들에게 한번 제대로 된 큰소리를 쳐 보는게 어떤가? 이 동네서 날 같은 엄한 '홍어' 잡지 말고...


3. 소통


살이찌고 통통한 예전 핑클 맴버. 다이어트에 성공. 뮤지컬 배우로 변신. 이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옥주현의 전부다. 한가지 개인적 느낌을 더하자면, 옥주현은 보통 사람들의 경우와는 달리, 살이 쪘을 때가 더 날카롭게 (또는 얄밉게) 보였고 오히려 살이 빠지니까 순해 보인다는 정도이다. 이 옥주현이 나가수에 출연해서 한동안 장안의 모니터를 달궈 놓았었다. 옥주현에 대한 '편견'이나 '애정'이 없었던 내가 본 느낌으로는, 옥주현이 생각 (또는 편견)보다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이었다. 나가수의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러므로 그녀에 대한 인터넷에 올라온 '안티'와 '반감'들은 노래 이외의 다른것에 기인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옥주현의 노래를 들으면서 '잘한다'는 느낌 이외의 다른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장혜진?인가 하는 가수의 최근 방송분을 보면서 나는 옥주현이 다른 가수와 다르거나 모자른 부분이 바로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장혜진이 말했던 '소통'이었다. 옥주현이 그냥 '노래'를 불렀다면 장혜진은 우리에게 노래로 무었인가 '전달'하려 했다는 점이 달랐다.


'소통'이라는 것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다. 게시판에 올리는 글도 마찬가지다. 이거 저거 전문용어 도배질 하고 인용구 퍼 바른다고 해서 '좋은 글'은 아니라는 얘기다. 스스로를 베일 속으로 감추고서 '심판'과 '선수'를 동시에 하려고 하면 절대로 상대와 소통할 수 없다.


게시판에 오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좋아하는 오빠가 그 게시판에 문지기로 있어서 오는 여고생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자기가 읽고 싶은 글들이 있어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자기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 뿐이어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시간 널널해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우리가 게시판에서 찾고 있는 것은, 자신의 신념과 사상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의 '확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게시판에는 '소통'은 없고 '확인'만 있을 뿐이다.




스틸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