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분위기가 험해서 일부러 쓰는 글입니다. 다른 얘기를 하면 분위기가 풀어질까 해서요.

강준만의 강남좌파를 샀는데 시간이 없어서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대충 몇군데만 읽었는데, 책을 보니까 이 책은 대개의 언론, 혹은 아크로같은 토론사이트에서 논의되던 식의 강남좌파론과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책을 다 안 읽어서 단언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이 책은, 강준만이 현실정치에 대한 글을 접은 이후(그 이후에도 꾸준히 정치관련 글을 쓰긴 했지만), 가장 많은 정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쓴 책이 아닌가 합니다. 아예 박근혜, 손학규, 유시민, 문재인 카테고리 분류해서 책의 상당부분이 그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손학규, 유시민 편만 읽었는데 강준만이 손학규를 선택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김대중, 노무현을 지지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겠지만요. 그리고 유시민이 만약 <강남좌파>에서 자신을 다룬 부분을 읽는다면,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음 어쩌면 짜증내고 화를 낼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성찰이라고는 절대 못할 성격적 측면도 있다는 식으로 인간, 정치인 유시민을 평가하기까지 했으니..


아무튼 이 책은 강남좌파가 나쁘다, 좋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쓴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강준만이 지금까지 쭉 해왔던 한국사회의 여러 측면에 대한 이야기 중에, 특별히 이번에는 정치인과 엘리트를 다루며 하고 싶었던 정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이번 책인 것 같습니다.

강준만은 자기 자신을 중도주의자로 평가하는데, 김대중, 노무현, 지역문제에 대한 그의 강단있는 소신때문에 대중들이 강준만의 주장, 강준만 자체를 그렇게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닙니다만, 대중적으로는 굉장히 당파적이고 이념적인 지식인으로 알려져있죠. 게다가 그의 여러 주장도 이분법, 편가르기가 유리한 정치적 운동에서 왜곡, 변형되는 경우가 많아서 하지도 않은 주장, 예를 들어 '서울대 폐교론'같은 주장의 저작권자가 강준만이라고 아는 사람들도 상당수죠.

책의 서문에서 강준만은 한국의 강남좌파논쟁이 마치 미국의 리무진리버럴에 대한 논쟁처럼 흐르는 것은 한국적 현실과 좀 동떨어져 있다면서, 자기 주장, 자신의 한국 정치, 정치인, 엘리트들에 대한 생각과 그가 한국사회의 특징, 작동방식으로 주장해온 승자독식주의, 소용돌이사회, 일극사회 등을 결합해서 오랜만에 대놓고 정치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습니다. 책 마지막에 정치인, 엘리트의 문제와 더불어 학벌문제도 건들여주며, 할 말 다한 책이죠.


논쟁적인 책은 아닐 것 같습니다. 논쟁, 고발보다 소통, 성찰을 강조하게 된 강준만이기에 유시민을 사랑하는 사람들, 노무현은 예수급 인물이라고 실제로 생각하는 사람들 빼고는 이 책 가지고 논쟁하기는 좀 그럴 것 같은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