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크로가 안정되고 토론다운 토론이 다시 시작됐나보군요.^^ 이번에는 호남차별 문제가 탁상위에 올랐군요.


호남차별은 호남인들에게는 최대의 관심사 일지도 모르나, 호남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 같은 비호남인들에게는, 다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동일한 정도의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차별은 잘 못된 것이니 없어져야한다’는 사회정의 차원의 관심 말입니다. 호남 차별은 심각하긴 하지만 복합적이어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국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져야하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노력은 해야 되겠지만 호남인들은 다른 차별처럼 차별이 사라질 때까지 그냥 참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호남차별만 강조하다보면 비호남인 중에서 “호남만 차별받나 강원도도 차별받고 동성애자도 차별받고 있는데”라는 주장이 나올 수 있지요. 그러나 그 주장은 논리적 모순이며 물 타기로 보입니다. 개혁이란 제로섬 게임이 아니죠. 개혁의 양은 정해져있는데 분배해야할 곳이 많은 경우가 아니란 말입니다. A, B, C가 문제라면 다 해결하면 되는 겁니다. A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A문제를 제기하고, B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B문제를 제기하면 됩니다. 모든 문제를 꼭 동시에 논의하거나 동시에 해결해야할 필요는 없지요. 우선권에 대해서 문제제기하거나, 호남차별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에게 다른 차별 문제도 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호남출신 몇몇 논객이 그런 태도를 안 갖는다고 호남차별문제를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되겠죠. 


제가 지금까지 말한 호남차별은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차별처럼 사회적으로 기인하는 차별이었습니다. 하지만 호남차별 중에는 정치적으로 유래된 차별이 있습니다. 이 차별은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근대정치에서 발생한 겁니다. 박정희가 집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차별입니다. 박정희가 집권하기 위해 영남단결이 필요했고 그 단결을 위해 호남이 희생양이 됐고, 그 영남단결이 영남패권으로 발전한 거죠. 그러니 호남은 억울한 희생양입니다. 따라서 호남차별을 없애기 위해 타파돼야 할 대상은 영남패권입니다. 영남패권이 사라지면 정치적으로 기인한 호남차별은 저절로 해결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비호남인들은 “영남패권은 꼭 타파해야 되는 문제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우선 ‘패권’이란 패권을 갖지 못한 쪽에는 차별이 되어 정의에 어긋나죠. 그래도 영남패권이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줬다면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영남패권은 지역이기주의를 위해 군사독재와 타협한 행위에서 유래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정, 부패, 차별, 독점, 매판, 사대, 냉전, 수구 등 부정적 현상을 수반해왔습니다. 따라서 영남패권은 정의롭고 화합적 사회로의 발전을 방해하는 시급히 타파돼야 할 반동이고 사회악입니다. 따라서 영남패권은 호남인들을 위해서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시급히 타파돼야 할 문제입니다


어떤 논객은 영남패권의 문제를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로 다루려하는데 그것은 영남패권의 본질을 희석할 수가 있습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아직 우리사회는 진보냐 보수냐, 좌파냐 우파냐를 논의할 단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보수/진보, 좌파/우파의 갈등은 도덕이나 정의를 넘어선 취향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기에 사회적으로 상당히 진보한 선진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정치수준은 정의와 불의, 개혁과 반동이 대립하는 낮은 수준에 있습니다. 영남패권은 보수나 우파가 아니라 수구이고 반동입니다.


그리고 영남패권을 타파할 수 있는 세력은 누구일까요? 영남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타파하면 제일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영남패권에 문제의식이 있는 모든 대중들이 나서야 되겠죠.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호남이 중심세력이 될 수밖에 없겠죠. 왜냐하면 그들은 그 문제의 희생자이면서, 그 문제를 가장 강하게 인식하고 있고, 그걸 타파할 의지가 가장 강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