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준만을 대단한 평론가라고 생각하고 그의 글을 좋아한다. 그런데 간혹 어처구니없는 그의 글을 접하면 그의 한계가 보이고 그것이 그의 콤플렉스 때문에 생긴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에 그가 <강남좌파>란 책을 한 권 냈나보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465.html
 http://news.donga.com/3/all/20110722/38988658/1 
하나의 키워드로 분류, 해석, 재단하는 그의 글쓰기 방식이 종종 시원함과 명쾌함을 주는 적도 많지만 거북하고 억지스러움을 느끼게 할 때도 있다. 가끔 그의 글에서는 반지성주의 냄새가 느껴진다. 물론 그가 반지성주의를 주창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따금 반지성주의 풍의 조악함이 목격된다.


반지성주의가 제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는 그가 학벌문제를 다룰 때다. 그는 서울대에 낙방하고 성균관대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그게 그의 가장 큰 컴플렉스인지는 몰라도 그의 학벌타파 논리는 좀 독특하다. 서울대가 오로지 그의 공격 목표며 서울대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서울대만 없어지면 우리나라의 학벌문제가 사라지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서울대에 못 들어가 한이 맺히거나 차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보다는 대학을 못가 차별받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하지만 강준만에게 고졸 차별은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 지방대 차별도 별로다. 강준만에겐 오로지 서울대가 모든 문제의 근원인 것이다.  


이번에도 강남좌파란 책에서 ‘강남파‘ 대 ’비강남파‘, ’좌파‘ 대 ’우파‘라는 분류로 한국정치의 문제를 단순화시켰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의 차별성을 두루뭉실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한나라당이 우파인가? 이 세상에 저런 우파도 있을까? 한나라당이 우파라면 나도 한나라당을 지지하겠다. 한나라당은 단지 친일부역자 박정희의 후예이며, 부패하고 부도덕한 수구반동 집단일 뿐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좌우파로 나누어 평가한다는 자체가 수구반동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큰 오류를 범하는 일이다. 강준만의 논리로 말하면 강준만 자신도 기득권 층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렇게 밖에는 말을 못할 것이다.  


강준만은 조국 교수도 강남파며 엘리트란 이유로 비토를 놓는다. 그렇다면 프로레타리아 혁명이나 문화혁명이라도 필요하단 말인가? 그러나 강준만이 프로레타리아 혁명을 주장하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러면 정작 강준만 자신은 노동자 서민층인가? 강준만의 저런 입장이 혹시 조국교수에 대한 학력컴플렉스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


서울대 빼고, 중산층 빼고, 엘리트 빼고, 먹물들 빼면 누가 이 사회를 개혁하고 이끌어 나갈 것인가? 우물은 목마르다고 다 파는 게 아니다. 팔 의지가 있는 자들이 파는 것이다. 혁명에는 수구꼴통 노동자 보다는 차라리 진보적 엘리트가 더 필요한 거 아닌가? 레닌, 체게바라, 호지민은 엘리트 출신 아니었던가? 자기 계급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바뀌는 기회주의자들보다는 계급에 상관없이 일관된 입장을 갖는 자들이 더 신뢰성이 있지 않나? 그런 조악한 구획정리로 세상을 해석하지 말자. 먹물이라고 다 같은 먹물이 아니다. 나는 쥐뿔도 없는 바닥인생이지만 그런 식으로 세상을 단순무식하게 나눠보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