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시닉스님이 링크 건 가츠님이란 분의 글을 보고..

정당 브레이커 유시민이 향후 어떤 기묘한 행보를 보일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최근 진보정당과의 대통합 문제로 당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한 말만 보면 가츠님의 문제제기는 일단은 성급한 오해라고 해야겠죠..

우선 전당대회를 안열겠다는 게 아니라..

최고위원회에서 새로운 진보통합정당에의 동참을 결의하면 다시 중앙위원회를 소집해서 그 가부를 재차 결의하고, 부결이면 기존의 연대노선으로 복귀, 가결이면 전당대회로 이 안건을 가져가겠다는 거니까요. 

그때는 통합논의를 위한 수임기구를 만들겠지만, 그 수임기구에 합당을 위한 전권을 위임하는 것을 안건으로 주권당원들의 의사를 묻고, 당헌이 정한 바 주권당원 과반수 투표, 투표자 2/3의 찬성을 득하면 수임기구를 주축으로 합당을 진행하고, 요건 미달시에는 다시 기존의 연대노선으로 복귀하겠다는 것이니..

당헌과 배치되는 합당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말은 아닌 셈이죠..

또 한가지..

합당 및 해산 시 전당대회를 열고 주권당원 과반수 투표, 투표자의 2/3 찬성을 요한다는 당헌.당규는 국참당만 그런 게 아닙니다.

가령 민노당 당헌에는 재적당원 과반수 출석, 출석인원 1/3 이상의 발의, 출석인원 2/3 이상의 찬성이 합당의 요건이고, 진신도 전당대회를 열어 당원 결의를 하는 것이 요건인데 다만 전당대회가 불가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전국위를 수임기구로 해서 결의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죠..

한나라당도 전당대회의 의결을 당헌.당규에 직접 명시하고 있고, 민주당은 (전당대회 대신)전국대의원회의 결의 혹은 전국대의원회가 내세운 수임기관의 결의가 합당의 요건이라고 되어 있죠.

곧 "전당대회를 연다"는 각 정당들이 합당 및 해산 관련 당헌.당규에 명시한 공통규정에 가까운 거고, 당원들의 의사를 대의하는 수임기구의 결의 대신 특별히 당원 개개인들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묻겠다는 취지를 반영해 의결정족수 요건을 까다롭게 둔 것은 민노당과 국참당인데,

민노당은 최초로 진성당원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그 취지에 입각해 당헌.당규에 정족수 요건을 까다롭게 둔 거겠고, 국참당 역시 개혁당의 기간당원제를 물려받아 그 취지를 고스란히 당헌.당규에 녹여냈기 때문에 그런 규정을 두고 있는 거겠죠.

또 국참당의 유일무이한 정체성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진성당원제에 있는 만큼, 우리는 여타 정당과 달리 당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주권당원의 의사가 철저하게 상향식으로 전달되는 민주주의 체제이다! 뭐 이런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맥락도 있을 거고..

또 하나..

전당대회를 열고 주권당원 만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꼭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겁니다. 7.4 전당대회에서 잠실에 모인 한나라당 당원들 숫자만 해도 만명은 족히 넘어 보이던데..

국참당의 재정여건이 한나라당과 비할 수야 없겠지만, 유시민 펀드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그 주권당원들의 열과 성을 보건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주권당원은 지하철 타고 전당대회장으로 곧바로 가면 되는 거고(=다행히도 주권당원들 대부분이 이쪽 지역에 포진해 있을테니 비용문제가 크진 않겠죠..), 그 밖의 시도당 및 자치구.시.군에 사는 주권당원들도 중앙당 및 시도당의 재정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 관광버스 배차를 요구하든, 소속된 선거구별 당원협의회 당원들의 갹출을 통해서 가든, 아님 자비를 들여서 가든.. 뭐 그렇게 다들 전당대회장으로 향해 가면 되는 거죠..

문제는 국참당이 자랑하는 주권당원들이 당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있어 비용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까지 참여의 정신을 발휘할 만큼의 진성당원들인가가 문제겠는데, 그렇게 만명(중 과반수 이상)이 진짜로 모인다면 국참당이 자랑하는 진성당원의 실체를 대내외적으로 확인받는 것과 함께 유시민이 좋아하는 전시성 이벤트의 요건도 충족하는 것이니 좋은 거고..

모인 수가 과반수에 택도 없이 못미친다고 하면 의사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되는 것이니 모양새가 심하게 빠지기야 하겠지만, 이때는 부재당원 숫자를 본 안건에 대한 주권당원들의 반대의사로 계산해 기존의 연대연합 노선의 고수를 천명하면 되는 거고..

적어도 유시민이 아닌 주권당원들의 입장에서는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든 별로 문제될 것이 없는 거겠죠..또 주권당원들의 다수가 합당보다는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면 후자의 결의가 더더욱이나 문제될 게 없는 거겠고..

결국 이것도 여건보다는, 의지의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합당도 독자노선도 어정쩡하게 합의를 못이루고, 국참당의 존재가 여전히 진보개혁세력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을 하게 된다라고 치면..

내년 총선에서 국참당이 의석을 한석도 못내고, 동시에 유효투표총수의 2프로 이상을 얻지 못해 선관위로 부터 정당등록취소를 당하는 방법이 있겠는데..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전국민의 표심으로 쐐기를 박고 또 행정처분을 통해 정당이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된다면 국참당 내 개혁성향 유권자들도 별다툼없이 각각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으로 흡수가 될 것이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온 유시민식 곡예도 끝이 나면서 한국 정치(흑역)사의 지난했던 한페이지를 가장 깔끔하게 넘길 수가 있을 건데..

아무튼 내년 정국의 향배에는 사뭇 관심이 가네요..

대한민국호의 방향타가 암초가 가득한 해안쪽으로 더 가열차게 돌려지지 않고 저 넓은 대해를 향해 올바로 나아갈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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