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헬로월드님의 글에 달린 하킴님의 댓글... 

정은임 아나운서, 정말 예쁘네요. 저 멘트, 김진숙 의원에게 힘이 많이 되겠지요. 미인박명이라더니...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정은임의 오프닝멘트...

#2. 고공크레인에서 바라본 세상

새벽 세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봅니다. 올 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겟죠? 마치 고공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있는 것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3.  2003년 대한민국 노동귀족의 현실

19만3천원. 한 정치인에게는 한끼 식사조차 해결할 수 없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입니다. 하지만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보시기로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에게는 며칠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큰돈입니다. 그리고 한 아버지에게는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길에서조차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한, 짐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아이들에게 휠리스를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일하는 아버지, 故 김주익씨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이 193000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193000원. 인라인스케이트 세 켤레 값입니다. 35m 상공에서 100여 일도 혼자 꿋꿋하게 버텼지만 세 아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아픈 마음을 숨기지 못한 아버지. 그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겨진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준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도, 정치인도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한 일하는 어머니였습니다. 유서 속에 그 휠리스 대목에 목이 메인 이 분은요,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그리고 휠리스 보다 덜 위험한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서, 아버지를 잃은, 이 위험한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건넸습니다.

2003년 늦가을. 대한민국의 노동귀족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4. 그러나 하킴님의 생각과는 조금 달랐던 현실, 정은임의 인터뷰...

정은임 아나운서는 ‘말’지의 이 오성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비난 많이 받았어요. 나더러 노동자에 대해 뭘 아느냐, 육체노동자로서의 노동자계급에 대해 뭘 아느냐고 이야기 하더군요. 거기에 방송이나 언론의 허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이 세상은 마이크나 펜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계급적 기반에 따라 모든 것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거야말로 정말 무시무시한 SF영화 같은 세상 아닌가요. 

모든 것이 나의 물적 좌표에 따라 바둑판처럼 이미 짜여진 세상, 너는 중산층이고 한 달에 얼마 버니까 얼마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하라는 거죠. 그들을 동정하거나 연민하는 게 아니라 주위에 손배 가압류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 보면 괴롭고, 고민되고 그런 걸 이야기하고 다른 세상을 꿈 꿀 수 있는 거잖아요. 난 비록 잘 먹고 잘 살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한번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 할 수 없나요? 

왜 ‘8학군 기자들’이야기가 나오겠어요. 방송국에도 정말 8학군 출신 기자들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점점 뉴스에서도 시선이 한쪽으로만 흐르게 돼요. 노동자, 농민 이야기는 그들의 생리나 환경과 맞지 않아서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거기에 눈도 돌리지 않고 말은 심각하지만 그게 일상으로 들어가면 전혀 심각한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 옆에서 투명인간 화되어 버리는 청소하시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뿐인데.“ 

http://blog.ohmynews.com/imissme/124011


#5. 다시 김진숙의 절규...노무현

... LNG 선상 파업으로 김주익 지회장이 구속됐을 때 인권 변호사 이름을 팔아 그를 변호했던 노무현 대통령 각하! 노동자의 가련한 처지를 팔아 따 낸 권력의 맛이 그렇게 달콤합디까? 조중동 그 찌라시들의 꼬붕 노릇이 그렇게 안락하더이까? 대기업 노조가 나라를 망친다 했습니까? 21년 된 노동자의 임금이 105만 원. 세금 때면 80만 원, 그마저도 가압류로 12만 원. 129일 크레인에 매달려 절규를 해도, 늙은 노동자가 88일 애원해도, 청와대. 노동부. 국회의원 누구 하나 코빼기 내미는 놈이 없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답니다.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노무현, 문재인, 그들은 민주화 됐습니다. 도둑놈도 살인마도 그들이 집권하는 순간 민주화가 완성되는 거 한 두번 봤습니까?... (김주익 추도사 中)



#6. 다시 김진숙의 말... 민주당과 호남 그리고 김대중

... 강남의 집 값이 1주일에 7억이 오르고, 야당이 한 자본에게서만 100억을 받고, 철도에서, 부안에서, 전교조에서 정부가 했던 약속들이 손바닥처럼 뒤집어지고, 어느 것 하나 정상인 게 없고 어느 구석 하나 상식이 통하는 게 없는데도 용케도 정권이 유지되는 그리고 언제나 비슷한 행태가 되풀이되는 유일한 힘. 경상도에선 자본가도 1번 노동자도 1번, 전라도에선 자본가도 2번 농민도 2번. 이 희한한 연대가 유지되는 한 아무리 피터지 게 싸워도 세상은 안바뀝니다.
 
노동자가 죽고, 농민이 죽고, 노점상이 죽고, 장애인이 죽고, 아이들이 죽어도, 그때마다 다시는 울지 말자 수백 번을 맹세해도, 죽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죽었으면, 그 아까운 생목숨들을 그만큼 바쳤으면 영남대승론, 호남필승론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필승론이 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제발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자금을 쌓아놓기 위해 빌라 한 채가 통째로 금고가 되는 시대에, 한푼 두푼 모았던 돼지저금통이 아직도 감개무량하십니까? 자본가에게서 나온 검은 돈으로 정권을 사는 대통령이 노동자 편이기를 바라셨습니까? 조중동의 입이 곧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체제에서 민주주의를 갈망하셨습니까? 효리에게 알몸을 보여달라는 스포츠신문들을 돈 내고 사보면서 세상이 바뀌길 바라셨습니까?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도 라이온스를 응원하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울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줄줄이 개죽음을 당해도 현대 호랑이 축구단이 이기는 날 축배를 드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우리는 저들의 손바닥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조남호만 나쁜 놈입니까? 김문기만 죽일 놈입니까? 착한 자본가는 없습니다. 남을 위해서는 단 하루도 살아보지 않은 자들만이, 남의 눈에서 쏟아지는 피눈물을 달게 마시는 자만이 자본가가 될 수 있고, 그게 자본주의입니다.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게 애국이 아니라 효순이 미선이를 위해, 핵폐기장 반대, 파병반대를 위해 촛불을 밝혀드는 게 애국이요, 대∼한민국을 외치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게 계급적 단결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생산해낸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영남·호남의 연대가 아니라 농민·여성·이주노동자·장애인·노점상, 그들과의 연대가 진정한 연대입니다....


#8. 김대중을 생각한다...당신의 고마움을 모르는...

... 김대중은 "[경제적] 고통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선량한 국민들을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중략)... 역설적인 것은, 미국과 IMF가 한국에서 자신들의 뜻을 마음대로 펼 수 있게 했던 핵심적인 메커니즘이 바로 그 성숙한 한국의 시민사회였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김대중의 당선은 국가-은행-재별 결탁 체제를 오랫동안 비판해왔던 사람들, 그리하여 김대중과 같이 탄압을 받았던 이들에게 권력을 쥐어 줬기 때문이다. 세계를 주무르는 이들이(global managers)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두려워했고(그들에게 김대중은 급진주의자나 '포퓰리스트'로 여겨졌다), 미국 정부는 김대중을 탄압했던 독재자들의 뒤를 오랫동안 봐줬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아이러니는 더욱 커진다.... (중략)...  외국인들은 한국의 강력한 노동조합이 개혁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1월 노동 측의 이해관계를 노련하게 달랬다. 정치를 개혁(transformation)하겠다는 커다란 약속을 하면서 김대중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조 지도자들을 기업과 정부 측 지도자들과 함께 만나도록 함으로써 IMF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정한 정책을 만들도록 했다. 그러한 '수뇌부 협상'(peak bargaining)에 노조가 참석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전례 없는 커다란 정치적 성취였다.

치열한 협상 끝에 김대중은 노동 측이 대규모 정리해고에 동의하도록 했다. 그로써 위기가 오기 전 2%였던 실업률은 6%로 3배 늘었다. (서양에 비한다면 그리 높은 실업률이 아니었다) 실업률은 이후 8%로 올라갔지만 2001년이 되면서 4% 이하로 낮아졌다. 대신 노조는 법적인 존재 권한을 부여받았고, 정치에 참여해 공직 후보자를 낼 수 있는 권한도 받았다.

개혁 과정에서 핵심적이었던 것은, IMF로 인한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미국 기업가들이 잘 하는 짓이다)한 게 아니라 그 고통을 공평하게(fair and across-the-board) 나누게 했다는 것이다....


#9. 그리고 김진숙의 인터뷰, 그리고 호남.


... 특히 우리 부산의 중추적인 기간산업인 한진중공업이 72년간 부산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속에 그리고 노동자들의 정말 피땀어린 노동으로 이만큼까지 성장을 해왔는데요, 그런 한진중공업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이라는 정리해고라는 칼을 드리밀었습니다. 작년에도 작년에도 이미 650명의 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2500명이 넘는 하청노동자들이 생존의 터전을 떠나야 했었습니다.... (중략)... 정말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부산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들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에 부산시민들 뜻과 마음을 모아주셔서 정말 이 사업장이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행복한 일터에서 웃으면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호남, 충청 출생자 45% 타향살이

수도권과 영남지역 출생자의 경우 80% 이상이 출생지역에 거주하고 있는반면 호남과 충청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은 절반 가량이 타지역으로 옮겨가 살고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0년 인구ㆍ주택 총조사-인구이동’에 따르면 서울ㆍ경기ㆍ인천 등수도권 지역 출생자(1,340만9,000명) 중91.1%(1,220만명)가 수도권에 살고 있으며, 부산ㆍ대구ㆍ울산ㆍ경북ㆍ경남등 영남지역 출생자(1,412만6,000명)는 80%인 1,131만1,000명이 영남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반면 광주ㆍ전북ㆍ전남 등 호남지역은 870만2,000명의 출생자 중 54.8%인 476만9,000명만이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충청지역(대전ㆍ충남ㆍ충북)은 632만명 출생자 가운데 44.7%인 283만1,000명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년간 호남인구만 줄었다...
지난 50년간 전국에서 호남권의 인구감소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등으로 인구 유출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29일 발표한 전국 5대 권역(수도권·충청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 인구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0년 호남권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인구비중은 23.8%로, 공업화 이전 전국 5대 권역 중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50년 뒤인 지난 2009년엔 호남권 인구는 10.4%로 급감해 전국 5대 권역 중 인구비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반면 수도권은 1960년 20.8%였던 인구비중이 2009년 49.0%로 2.4배 급증했다.

충청권은 1960년 15.6%였던 인구비중이 2009년 10.1%로 감소했고, 대경권 역시 15.4%에서 10.4%로 줄었다.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은 1960년 16.7%에서 2009년 15.9%로 다소 줄긴 했지만, 다른 지방에 비해 인구비중 감소율이 높지 않았다.

지역발전위원회는 “공업화 이전에는 호남 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공업화 이후 호남권 인구가 대규모 공장이 들어선 동남권·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10. 호남과 노동자의 연대가 이루어지길 바라며...피노키오님의 글 中

지역주의인가 인종주의인가

... 한국은 영남의 핏줄을 받고 태어나 경상도사투리를 쓰는 영남인종이 호남의 핏줄을 받고 태어나 호남사투리를 쓰는 호남인종을 열등한 인간으로 낙인찍어 차별하고 박해하는 사회이다. 그러므로 나는 영남패권주의라는 용어조차도 잘못이고, 오히려 영남우월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본다. 백인우월주의나 게르만우월주의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백인패권주의, 게르만패권주의라는 말은 금시초문이기 때문이다. 영남의 그것을 공격적 지역주의라고 부르고 호남의 그것을 방어적 지역주의라고 부르는 것도 틀렸다. 그저 인종차별주의만이 존재하고, 범죄적 인종주의에 저항하는 행동만이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나는 정치권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엄연히 존재하는 유사인종주의를 지금처럼 쉬쉬하기보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좌파정당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봉건적 인종주의가 만연한 나라에서 좌파의 시급한 우선 과제는 무엇이겠는가? 계급 투쟁 운운은 사실 배부른 헛소리에 불과하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별금지법에 지역간 차별행위를 범죄로 취급해 엄하게 처벌하는 조항을 공개적으로 삽입해야한다. 그래서 공직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도 감히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행위을 했다간 패가망신을 당하도록 해야 하며, 인터넷에서도 특정 지역민들을 모욕하는 글이나 그것을 방치하는 관리자들을 구속까지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행정적 비용이 들더라도 주민번호의 지역인식번호를 제거하고, 출신지가 기록된 모든 관공서의 문서들을 폐기해야 한다. 

미국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양식있는 백인과 흑인들의 노력으로 만연했던 인종주의를 거의 근절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는데, 그보다도 훨씬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 좋은 한국이 아직도 영호남 갈등같은 유사인종주의를 해결하지 못하고 점점 더 악화시키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이땅의 리버럴과 좌파들의 게으름이 어느 만큼의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어느 난닝구 사장님들에 대한 추억

제가 80년대 후반에 공단 거리를 빨간 띠 두르고 누빌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저녁때 노동자들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뒤풀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근처 민속주점 같은 식당에서 김치찌개 한그릇 안주삼아 동동주 마시면서 불온한 수다를 떨고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주인 아주머니가 푸짐한 안주를 갖다 주는게 아니겠습니까? 닭도리탕 같은 갑작스러운 고급 안주에 놀라서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그 식당에 손님으로 온 어느 사장님이 쏘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아주머니가 가리킨 쪽을 봤더니 중년의 남자 서너분이 술을 마시고 있더라구요. 

우리가 일제히 돌아보자 그 중의 한 분께서 '개의치말고 먹으라'는 손짓을 하더군요. 그래서 모임의 리더급이었던 제가 공손하게 그 자리에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분들 보기에 젊은이들이 정말로 훌륭한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고, 안주가 너무 부실하길래 조금 형편이 나은 자기들이 대접하는거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러다 합석을 해서 술 몇잔을 얻어 마셨는데, 서로 김사장 박사장 부르는 호칭이 자영업이나 조그만 영세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 같았고 걸죽한 호남사투리에 평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이 김대중 총재를 정말로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고, 우리같은 좌파 빨갱이(?)스런 사람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바로 난닝구라고 부르는 분들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자리에서 공짜 안주 대접 받던 이들 중 어떤 사람은 그래봐야 니네들 역시 사장님들 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테고, 어떤 사람은 '난닝구들이 정당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을 테고, 그래도 그 분들이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세운 공이 크니 미워하지는 말자는 사람도 있을테지요. 그렇게 각기 찢어져 서로 손가락질하고 증오하고 '니네가 한나라당보다 더 나쁜 새끼들이야'를 외치는 지경에 이르렀군요.... 



***

책상에 앉아 펜대를 굴리는 너희 지식노동자가 육체노동자의 사정을 뭘 아냐며, 영남은 자본가도 노동자도 1번, 호남은 자본가도 농민도 2번이라는 희한한 연대를 깨야 한다고, 영남패권을 영남대승론과 그에 대한 저항을 호남필승론으로 싸잡아 욕하고, 노동자, 농민, 장애인과 여성의 차별연대를 말하면서 호남차별을 절규해온 호남인들의 차별은 소외시키고, 부산지역경제를 말하며 타향살이 하는 호남, 충청, 강원인들의 팍팍한 삶은 이해하지 못하고, 이들에게도 소외당하고 산업기반이 없다며 노조운동에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는 호남출신 논객들... 지식노동자와 육체노동자가 노동자로 만나 이해하고 연대하고, 차별받아온 난닝구 사장님들과 도시빈민, 노동운동가들이 차별받아온 사람들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고, 일터를 잃고 무너지는 지역경제에 타향살이를 해야하는 아픔을 느끼는 부산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떠나 도시빈민으로 노동자로 타향살이를 해야만 했던 호남과 충청, 강원을 이해하고 보듬어 안을때 김진숙씨가 바라는 세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진숙씨의 절규와 인터뷰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도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