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륜님(신정치문화원 이사장,민주당 성북을 위원장)의 글입니다


나는 유시민을 1980년 서울의 봄부터 알게 되었다. 발랄함과 재치 그리고 용기와 재주 그것이 나의 유시민에 대한 당시 기억이다. 그후 나는 광주항쟁 이후 조성된 살벌한 대결의 구도에서 노동현장의 일꾼이 되기로 하고 독재에 저항하며 나름의 삶을 살아왔다. 유시민은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갔다. 나와 유시민의 관계는 그렇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후 정치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던 어느날 그는 귀국했고, 방송국에 다니는 내 친구의 소개로 방송국 어느 프로그램 진행을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름대로 정치적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나는 “그런가?” 했다.


나는 노무현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으로 정몽준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 추진단장으로 일하다가 ‘이회창후보와 경쟁할 후보로’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결정한 다음 어느 날인가 우연히 유시민을 만났다. 그는 나에게 다음과 같은 인사를 했다.
“노무현후보를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그때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 나한테 고맙다고 할까’ 하는 것이 그때 내 생각이었다. 민주당이 노무현 후보를 흔들고 있는데 내가 도와줘서 고맙다는 뜻일까 아니면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아니라는 뜻일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본래대로 말하면 내가 유시민한테 ‘노무현 후보를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라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가 주객을 혼동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미묘한 언어의 유희를 떠나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지난 어느날 또 나는 의원 총회에서 유시민의원이 어떤 발언 도중 ‘노무현 주식회사의 대주주인 내가’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 내가 2008년 총선 서울 대참패에 대해 반성하며 이른바 전국 국토순례행사인 <걸어서 평화 만들기>를 두달 가까이 하고 있을 무렵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도 갑자기 서거했다. 나는 논의를 거쳐 행진을 중단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및 당선자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사람으로서 봉하에 내려갔다. 거기에도 유시민은 가장 서열높은 상주로서 봉하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이인영, 안희정 등이 섭섭하게 생각하며 "노무현을 국민의 품속에 묻어드려야죠" "벌써 가시게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그냥 봉하를 떠나 나만의 방식으로 걷기를 계속하면서 노무현대통령을 추모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유시민은 영웅이 되었을까?
그는 경기도 지사 선거에서 무리한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로 통합후보로 나서더니 충남에서, 경남에서, 안희정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을 꺽는 감동을 연출하는 동안 그는 경남 충남 지역보다 훨씬 과거 전적이 좋은 경기도에서 그리고 유권자들의 거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한나라당에 경기지사를 내주고도 그냥 그렇게 지내왔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절대로 줄 수 없는 자리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김해 선거를 그는 한나라당에 진상했다.  민주당에 대한 그의 지나친 증오와 열등감이 민주당이든 무소속이든 김경수가 출마하면 한나라당에 이기는 각종 조사를 보고도 그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국참당 승리를 위해 싸우다가 결국에는 한나라당에게 김해를 진상하고 말았다.
나는 국참당이 창당 한 후 유시민을 본 적이 없다. 다만 이제 유시민이 국참당을 계속하건 통합하건 연대하건 불문하고 아무 상관없지만 더 이상 노무현대통령의 이야기를 그의 입으로 하지 말았으면 한다. 나는 노무현대통령 후보비서실장, 당선자 비서실장, 당선자 인사특보를 지냈지만 그리고 대통령에 취임해서도 종종 노무현대통령을 만났지만 나는 유시민에 대한 긍정적 언급이나 심지어는 부정적 언급조차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은 적이 없다.


나는 유시민이 우리 정치의 일면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그것도 용감하게 지적하고 우리 정치에 좋은 역할을 했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그의 가치의 주관을 앞세우기 전에 그리고 그것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그 스스로 자신 속에 내재되어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훈련해야 하며, 그와 같은 대열에 서있는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해 배워야하며,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예의를 지키며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한다. 이번 김해 선거에서 김경수를 배척한 것은 노무현의 적자라는 자신을 속인 것이며(왜냐 하면 김경수같은 사람 만큼 노무현의 정신과 방식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당원을 공천하게 하기 위해 그렇게 무리를 했을까), 자신과 의견이 다른 민주당과 기타 연대 전선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며, 김해에서 감히 한나라당의 후보가 당선되게 한 무례를 저지른 사람이 유시민이기 때문이다.


이제 유시민은 노무현 후보, 당선자, 대통령, 전 대통령, 고인의 전 시기를 관통하는 이른바 ‘적자’ 자리를 내려놓고 국민에게 그 자리를 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야만 새로운 정치를 꿈꾸며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바른 길을 안내할 수 있을 것이다.

http://www.sgr21.or.kr/bbs/board.php?bo_table=sgr_02&wr_id=372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9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