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썼다가 분량이 많아 따로 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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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호남 개발론에 경북서부의 낙후론이 등장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강원도라면 몰라도요.

왜냐면 경북서부는 경상도의 하위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예산 배정은 시와 도로 시작해서 군과 구로, 다시 동과 읍, 이렇게 하위로 내려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호남이 낙후되었으니 개발해야 한다는 글에 왜 경북서부의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혹시 경북서부가 전남이나 전북에 소속되어 예산을 배정받습니까? 영남은 이미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충분한 예산을 배정받고 있는데, 그 예산이 유독 경북서부에 가지 못한 것이고 이는 효율이 많이 떨어지고 경상도 내의 권력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지 호남에 예산을 배정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따라서 경북 서부가 가장 낙후되었으므로 호남을 개발하기 전에 경북서부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 지역이 개발하라고 그동안 경상도에 상당한 예산이 배정되었던 것이고 따라서 경북서부의 개발을 위한 예산은 경상도 내에서 쟁취할 것이지 호남으로부터 쟁취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원도 낙후론을 근거로 호남보다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솔직히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감성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법학에서 들은 말인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법은 권리 위에서 잠자는 사람을 돕지 않는다" 비단 법뿐만이 아니라 이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말일 것 같습니다. 강원도가 낙후된 것은 1. 지리적 영향, 2. 정치적 편향성 때문입니다. 당장 최근 10년년동안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갈등하자 무주에서 평창으로 넘어갔죠.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이 아무것도 해주는 것 없는 한나라당 몰표였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좋지 않은 강원도를 개발할 필요성이 없어 개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동안 경상도의 패권에 강원도가 정면으로 싸운 적이 있습니까? 그런 주제에 전라도보다 못사니까 더 시급하다고 전라도는 깨갱하라는 말은 공부도 안 하고서 성적은 비슷하게 나와야 한다는 억지 주장에 가깝죠. 그동안 전라도가 뭔가를 쟁취하려 할 때는 경상도와 함께 방해를 하다가 정작 전라도가 무엇인가를 먹으려 할 때는 자신들이 더 못산다고 하는 모습이 감정적으로 짜증이 납니다.

그리고 전라도 개발해야 한다는 소리에 경북서부 이야기나 강원도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겁니다. 전라도 배제론의 핵심은 단순히 전라도가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되었으니 이제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라 영남패권에 의해 불균형적으로 개발되던 것을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영남 패권이 종식되고 제대로 SOC가 확충된다면 강원도나 경북서부는 전라도와 함께 개발이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전라도 낙후되었으니 개발해야 한다는 소리에 경북서부나 강원도도 개발해야 한다는 소리는 결국 영패를 유지할 명분밖에 안 됩니다. "쟤네들도 있는데 왜 니들 전라도만 난리냐? 역시 전라도라니까"

그리고 경북서부와 강원도는 개발 비용대비 효용이 적은 산간지역입니다. 반면 호남은 개발 비용대비 효용이 좋은 평야지대죠. 단순히 지역의 특성이 거세된 무미건조한 단어로 호남과 경북서부와 강원도를 동급으로 묶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부산과 광주를 비교해야 옳듯이 당연히 동급으로 비교해야 옳습니다. 무진장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모르고 경북서부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경상도 내에서 예산을 타는 경북서부가 호남보다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경상도에도 거지가 존재하니 그들이 구제받기 전에는 호남의 중산층을 위한 정책은 펼 필요가 없다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경북 서부나 강원도가 지리적인 영향으로 낙후될 수 밖에 없었기는 해도 경상도 내의 다른 산간지방보다도 더 낙후된 것은 순전히 정치권이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이지 호남처럼 정치적으로 배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호남의 요구는 정상화 하라는 것이지 자신들의 몫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사람 앞에서 나도 못 사니 니들보다 내가 먼저라는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죠. 잘 나가던 중산층이 정치적 음모에 휩싸여 빈민계층으로 전락했고 그로 인해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거지가 그들을 보고 자신들보다 잘 살면서 자신들도 생각하라고 훈계하는 꼴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ps. 정말 그저 경북서부가 낙후되었고 그래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면 호남이나 강원도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가 개발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호남에서 경북서부 개발하지 말라고 막았나요? 자기 몫을 자신이 못 챙긴 것이고 앞으로 공론화해서 챙기면 될 일입니다. 경북서부가 알아서 자기 몫을 챙기겠다는데 반대를 할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LH공사같은 모양새라면 반대가 좀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풍부한 경상도 내에서 획득한 자원이 아니라 똑같이 가난한 지역으로부터 챙긴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북서부의 낙후론을 말하기 위해 호남 이야기를 꺼내고 호남 낙후지역보다 낙후되었으므로 더 시급하다는 논리는 결국 하나로 이어지죠. 영패의 강화. 호남 배제의 강화. 님이 그것을 의도했든 안 했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