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 Jones 교수의 주장과 <사이언스타임즈>의 기사
 

저명한 유전학자인 Steve Jones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진화는 정지를 향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앞으로 인종들이 모두 하나로 합쳐지고 저개발국이 충분히 산업화되면 인간은 거의 진화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주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그와 관련한 <사이언스타임즈> 기사를 살펴보자.

 

진화가 멈추었다는 이야기는 그 생명체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며 지구에서 사라진다는 의미도 된다.

(「인간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英 존스, “인간 진화 메커니즘 거의 사라져”」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27933)

 

표현형의 측면에서 진화가 멈추었다는 이야기는 오히려 해당 환경에 너무 잘 적응해서 더 이상 진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김형근 편집위원은 <사이언스타임즈>에 글을 쓰고 있다면 자신의 개똥 철학이 아니라 과학에 대해 이야기했어야 했다.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로 창조론을 반과학(anti-science)으로 규정하고 맹렬히 비난해 온 존스 교수의 독특하고 충격적인 '인간 진화의 종말' 주장에 대해 과학자들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간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英 존스, “인간 진화 메커니즘 거의 사라져”」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27933)

 

김형근 씨는 자신이 주목하면 과학자들과 세계가 주목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는 진화 생물학에 정통한 과학자들은 Jones 씨의 황당한 이야기에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주목을 한다면 아마 주로 “저명한 유전학자도 이런 황당한 헛소리를 할 수 있군”이란 식의 이유로 주목할 것이다.

 

<사이언스타임즈>의 이성규 씨가 아마 Jones 씨의 의견에 진지하게 주목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인 것 같다.

 

그럼 한 개인의 미래가 아닌 우리 인간 전체의 미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침팬지와의 공동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오늘날에 이른 인류가 앞으로 더 이상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남보다 힘이 세거나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 혹은 추위를 잘 견디거나 사냥을 잘하는 사람들이 살아남아 자손을 남겼다.

하지만 이런 육체적ㆍ지적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자연선택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생활환경에 의해 그런 능력의 차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미래 인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성규의 이야기가 있는 과학 이슈」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18107)

 

하지만 다음 문장을 보면 도대체 이성규 씨가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또 손을 대지 않고도 마음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텔레키네시스(telekinesis)는 물론 영감만으로 의사를 주고받는 텔레파시가 가능해지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 인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성규의 이야기가 있는 과학 이슈」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18107)

 

미래의 인간은 염력 능력과 텔레파시 능력까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기사를 내 보내려면 제목부터 <안티사이언스타임즈> 또는 <사이언스픽션타임즈>로 먼저 고치라고 권고하고 싶다.

 

아래의 글은 Steve Jones의 논거를 하나하나 반박하고 있다. 내용이 나의 글과 별 차이가 없다.

 

「Human evolution stopping? Wrong, wrong, wrong.」

http://johnhawks.net/weblog/topics/evolution/selection/jones-evolution-stopping-2008.html

 

 

 

 

 

종 분화의 문제
 

Dr. Stephen Jay Gould, an evolution expert at Harvard University, puts it this way, "We are not likely to speciate unless we send up some space colonies."

(「Evolution Of Humans May at Last Be Faltering, by WILLIAM K. STEVENS」

http://www.nytimes.com/1995/03/14/science/evolution-of-humans-may-at-last-be-faltering.html?sec=&spon=&pagewanted=print)

 

Gould 씨에 따르면 인간이 우주로 나가지 않는 한 더 이상 종 분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인류의 진화는 특이할 것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전체 인류가 한 부족처럼 통합되면 종 분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Jones 씨도 앞으로 인종들이 모두 통합되어 갈색 인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역시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종 분화가 일어나기는커녕 기존의 인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자연 선택
 

△ 자연선택: “옛날에는 20살까지 사는 아이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98%가 21살까지 살아남는다. 기대 수명도 매우 길어져 모든 사고와 감염 질환을 예방한다고 해도 기대 수명이 고작 2년 길어질 뿐이다.

자연선택의 편리한 도구는 죽음이었다. 진화에 중요한 요인인 죽음은 별 영향력이 사라졌다. 다시 말해서 죽음은 환경적응이나 적자생존의 종(種)을 선택하는 기준이 됐지만 이제는 모두가 오래 사는 사회가 됐기 때문에 죽음은 진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인간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英 존스, “인간 진화 메커니즘 거의 사라져”」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27933)

 

He said: "In ancient times half our children would have died by the age of twenty. Now, in the Western world, 98 per cent of them are surviving to the age of 21. Our life expectancy is now so good that eliminating all accidents and infectious diseases would only raise it by a further two years. Natural selection no longer has death as a handy tool." 

(「Humans will not evolve further, says geneticist, by John von Radowitz, PA Science Correspondent」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humans-will-not-evolve-further-says-geneticist-953723.html)

 

Jones 씨는 자궁 밖에 나온 이후의 사망률만 따지고 있다. 하지만 자궁 속에서는 여전히 많은 비율이 죽는다. 따라서 사망과 관련해서도 자연 선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Jones 씨가 간과한 문제가 또 있는데 자연 선택이 생존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 선택을 생존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사태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자연 선택은 번식 경쟁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직계 자손이든 방계 자손이든) 자손을 남기지 않는다면 그 개체는 자연 선택의 측면에서만 보면 망한 것이다.

 

현대의 어느 선진 산업국을 살펴보아도 모든 사람들이 똑 같이 번식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열 명 이상 낳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예 자식을 낳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못하거나 안 해서 자식을 낳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생식계에 문제가 생겨서 자식을 낳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어도 자식을 낳지 않기로 결정한다. 어떤 사람은 자식을 일찍 낳고 어떤 사람은 늦게 낳는데 이 차이도 자연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 낳는 자식 수가 같다면 번식 주기가 빠른 쪽이 자연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도로 번식한다면 당연히 자연 선택의 논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

 

자연 선택에서 생존 경쟁이 중요한 이유는 생존해야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춘기까지 생존하는 것은 번식의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춘기 이후까지 생존하면서도 번식을 못하거나 안 할 수 있다. 현대 산업국에서는 피임 수단과 낙태 수단이 발달했기 때문에 생존하고 성교까지 하면서도 번식을 하지 않거나 한 두 명만 낳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진화와 자연 선택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흔히 자연 선택 때문에 진화가 일어난다고만 보는데 이것은 한 측면만 보는 것이다. 자연 선택은 진화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진화를 막는 힘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번식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생기면 자연 선택에 따라 그 돌연변이가 개체군 내에 퍼진다. 즉 진화가 일어난다. 다른 한편으로 번식에 불리한 돌연변이가 생기면 자연 선택에 따라 그 돌연변이는 퇴출된다. 즉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물자가 풍부해지고 의학이 발달하여 과거에는 어릴 때 죽었을 사람들이 이제는 많은 경우에 생존한다. 즉 과거에는 퇴출되었을 돌연변이가 이제는 개체군 내에 어느 정도 퍼질 수 있게 된 것이다. Jones 씨는 이것을 진화가 멈추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 반대다.

 

진화 개념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표현형의 측면에서 정의할 수도 있지만 유전형의 측면에서도 정의할 수 있다. 유전형의 측면에서 정의한다면 Junk DNA의 구성이 바뀌는 것도 진화다.

 

 

 

 

 

돌연변이
 

△ 돌연변이: “진화의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인 돌연변이도 줄어들고 있다. 오늘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화학과 방사능 오염을 들 수 있다. 사실 인간은 현재 많은 화학물질과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인간 진화에 영향을 별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남성의 나이다. 이제는 35세가 넘는 남성이 아빠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늙어서 애를 낳는 노령 아빠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돌연변이의 가능성도 낮아진다. 또한 자녀의 수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수 또한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英 존스, “인간 진화 메커니즘 거의 사라져”」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27933)

 

Although chemicals and radioactive pollution could cause genetic changes, one of the most important mutation triggers was advanced age in men.

"Perhaps surprisingly, the age of reproduction has gone down - the mean age of male reproduction means that most conceive no children after the age of 35," said Prof Jones. "Fewer older fathers means that if anything, mutation is going down."

(「Humans will not evolve further, says geneticist, by John von Radowitz, PA Science Correspondent」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humans-will-not-evolve-further-says-geneticist-953723.html)

 

Jones 씨가 지적한 측면이 일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돌연변이의 수는 온갖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개체군의 크기도 매우 중요하다. 아래에서 Jones 씨 자신이 지적했듯이 인류의 인구가 증가했다. 즉 개체군이 커졌다. 따라서 더 많은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사냥-채집 사회 등과 비교하여 현대 사회에서 번식하는 연령이 전체적으로 많이 낮아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과거보다 상당히 늦게 결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Jones 씨 말대로 번식 연령이 낮아져서 과거에 비해 한 남자에 의한 돌연변이의 숫자가 두세 배 정도 작아졌다 하더라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현대에는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돌연변이가 만들어지고 있다.

 

 

 

 

 

유전적 부동
 

△ 무작위의 변화: "인간 유전정보에 의한 무작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 무작위 변화가 진화의 요인이 되려면 고립돼 존재하는 소규모 인구집단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외떨어진 조그마한 공동체 내의 결혼과 출생 등을 통해서 무작위 변화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재는 인구가 너무 많고 대부분의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농업의 발달 덕분에 현재 인구는 원래 가능 인구보다 1만 배가 더 많다. 서로 얽히고설켜 있고 결혼도 사회를 교차하며 이루어진다.

진화의 역사는 침대에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전 세계 침대들이 너무나 가까이 있다. 근친결혼은 흔한 일이 아니다. 영국의 경우 50명 가운데 1명은 다른 인종과 결혼하고 있으며 섹스가 가장 자유로운 곳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뒤섞여 가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인종이 결합된) 갈색(brown) 인종으로 돼 갈 것이다”

(「인간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英 존스, “인간 진화 메커니즘 거의 사라져”」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27933)

 

Random alterations to the human genetic blueprint were also less likely in a world that had become an ethnic melting pot, according to Prof Jones.

He said: "Humans are 10,000 times more common than we should be, according to the rules of the animal kingdom, and we have agriculture to thank for that. Without farming, the world population would probably have reached half a million by now - about the size of the population of Glasgow.

"Small populations which are isolated can change - evolve - at random as genes are accidentally lost. Worldwide, all populations are becoming connected and the opportunity for random change is dwindling. History is made in bed, but nowadays the beds are getting closer together. Almost everywhere, inbreeding is becoming less common. In Britain, one marriage in fifty or so is between members of a different ethnic group, and the country is one of the most sexually open in the world. We are mixing into a global mass, and the future is brown."

He added: "So, if you are worried about what utopia is going to be like, don't; at least in the developed world, and at least for the time being, you are living in it now."

(「Humans will not evolve further, says geneticist, by John von Radowitz, PA Science Correspondent」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humans-will-not-evolve-further-says-geneticist-953723.html)

 

Jones 씨가 지적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했듯이 태어난 사람들 중 대부분이 생존하게 됨에 따라 이전에는 퇴출되었을 돌연변이가 이제는 살아남아서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의 힘에 맡겨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

 

 

 

 

 

더 이상 세상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Human evolution is grinding to a halt, according to a leading genetics expert.

The gloomy message from Professor Steve Jones is: this is as good as it gets.

Professor Jones, from the Department of Genetics, Evolution and Environment at University College London, believes the mechanisms of evolution are winding down in the human race.

At least in the developed world, humans are now as close to utopia as they are ever likely to be, he argues.

(「Humans will not evolve further, says geneticist, by John von Radowitz, PA Science Correspondent」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humans-will-not-evolve-further-says-geneticist-953723.html)

 

Jones 씨는 앞으로 인간이 더 이상 진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진 산업국에서는 이미 인간이 이룰 수 있는 유토피아에 거의 근접했다고 주장한다(“At least in the developed world, humans are now as close to utopia as they are ever likely to be”). 이것은 인간 진화의 문제와 상관 없이 황당한 헛소리다. 설사 앞으로 인간이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고 해도 미래에도 인류가 현재의 미국 같은 한심한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진화하지 않고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수천 년의 역사만 봐도 명백하다. 인간이 노예제, 성 차별, 미신 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가 스웨덴 같은 나라보다 여자를 지독하게 차별하는 이유는 그 나라 사람의 유전적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Jones 씨의 지적대로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르게 되면 인종들이 하나로 융합될 것이며 생활 수준도 비슷해질 것이다. 핵 전쟁과 같은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인류는 현재보다 더 풍요롭게 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태어난 사람들 중에 60세가 되기 전에 죽는 사람이 극히 적을 것이다. 즉 출생 이후의 생존 경쟁은 미미할 것이다.

 

하지만 번식 경쟁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즉 사람들이 똑 같은 나이에 똑 같은 숫자의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오히려 피임 수단의 발달 때문에 자식 수의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전에는 강력한 성욕 때문에 성교를 여러 번 하게 되면 임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성교 횟수와 임신 사이에 어느 정도 정비례의 관계가 있었다. 반면 피임 때문에 이 정비례 관계가 엄청나게 왜곡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리고 실제로 선진 산업국에서 사는 사람들 사이의 자식 수는 아주 많이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이 몸은 안 움직이고 머리를 많이 쓰는 쪽으로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앞으로 인간의 뇌가 점점 커지고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획득형질이 유전된다고 보는 라마르크주의의 오류에 빠졌기 때문이다. 진화는 그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머리가 나쁜 사람이 자식을 더 많이 낳기 때문에 인류의 머리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생각이 자연 선택의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수십만 년 동안 계속해서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 자식을 더 많이 낳을 것이라고 보장은 전혀 없다.

 

자연 선택은 환경에 달렸다. 어떤 환경에서 번식에 유리한 형질이 다른 환경에서는 번식에 불리하다. 아마 사냥-채집 사회에서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십중팔구 더 잘 번식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식을 더 많이 낳는 문화권에서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번식에 불리하다.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식을 더 많이 낳는 문화권에서는 여자가 예쁘게 태어나는 것도 번식에 불리하다. 왜냐하면 대체로 예쁜 여자는 부자 남자와 결혼하고 못생긴 여자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아갈 미래 환경에 대해서는 거의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뚜렷한 진화가 일어나려면 적어도 수만 년에서 수십만 년이 지나야 하는데 그런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천 년 후만 해도 인류의 과학기술이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할 것이다.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서 직접 유전자에 손을 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 진화를 예측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하지만 앞으로 인류가 진화할 것이며 자연 선택의 논리가 작동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선택압 중에 어떤 것은 더 강력해질 것이고 어떤 것은 약해질 것이다. Jones 씨는 선택압이 약해지는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는 더 이상 자연 선택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200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