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박명’이라고 했다. 정말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세계 최고의 미녀라는 칭송이 자자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 같은 경우는 우리 나이로 여든 살까지 오래오래 살았으니까 말이다. 조금 봉건적 사고를 해보자면 여자는 미모, 남자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이 있다면 만만치 않은 시기심의 소유자인 모양이다. 신은 아리따운 여자에게는 짧은 삶(薄命)을 주고, 재능이 출중한 남자에게는 무수한 숫자의 이른바 ‘안티’들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시야를 학계로 돌리면 그곳에서 안티 많기로 이름난 학자들 중에서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황태연 교수다. 보통 ‘교편’이란 표현은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 몸을 담고 있는 교수들에게는 잘 붙이지 않는 단어다. 그럼에도 나는 전혀 주저함이 없이 그 말을 썼다. 대담 내내 황 교수가 보여준 날선 결기를 달리 형용한 길이 없었던 탓이다. 그 결기가 그에게 학자로서는 드물게 수많은 안티들로부터 거친 오명과 비판을 선물해주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한국 정치학계의 안티제조기 황태연 교수가 덕치의 화신 공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대하소설에 가까운 분량의 정치철학서 시리즈를 금년 봄에 써냈다. 시리즈의 제목은 ‘공자와 세계’. ‘패치워크문명 시대의 공맹(孔孟) 정치철학’이라는 거창한 부제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에는 동서고금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6 27일 월요일 낮부터 시작한 대담은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 2시가 가까운 시간이 돼서야 끝났다. 여기서는 동국대학교 캠퍼스 내의 교수연구실에서 오간 내용만을 공개한다. 낙양의 지가를 하의실종 패션만큼이나 아찔하게 올려놓겠다는 야심을 품고서 ‘조국 현상을 말하다’를 며칠 전에 출간한 시사평론가 김용민 선생께서 대담에 도움을 주었음을 덧붙여 알려드리는 바이다.



최악의 호남 차별은 학계에서 이뤄져

 

- 김용민 (이하 김) :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 개인적 차원의 질문부터 먼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외교학과가 학부에서 별도로 개설되어 있는 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서울대학교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외교학과를 지망하셨음에도 학자의 길을 걷게 된 동기와 배경은 무엇인지? 공직에 나가면 우리 사회의 지역차별을 직접적으로 겪게 될까 우려하셨기 때문인가요?

 

= 황태연(이하 황) : 나는 그런 질문이 별로 정확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당시나 지금이나 호남() 차별이 가장 심한 곳이 학계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공직은 언론들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에 고건이나 강운태나, 뭔가 얼굴마담으로 쓸 수 있는 사람들을 출세시켜줬습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필요 없는 데가 조용한 학계입니다. 당시에 외교학과에는 단 한 명의 호남 출신도 없었습니다. 정치학과보다도 더 심했습니다. 나는 외무고시에 최연소로 합격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외교관이 되지 않은 것은 원래부터 공직으로 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는 수복 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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