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그 글을 보고 씁니다. 뭐 그리 큰 글이 아니라서 댓글로 쓰려고 했는데 회원이 아니라서 그런지 댓글을 못 달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이곳에 씁니다. 운영자분께서 댓글로 옮겨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만 안 그러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딱 한가지 의견입니다. '기'가 뭔지 먼저 규정하고 나서 논의를 시작하시라는 겁니다. 님의 글에 "기란 피를 포함한 신체물질들의 이동"이라고 하셨더군요. 이 말씀을 보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가 뭔지 모르시는 채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기는 피(혈)와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입니다. "서구인들에게 '생명'의 문제란 우리에게 '기'라는 문제와 동일하지 아니한가"라는 말씀을 쓰신 것을 보면 기를 생명력 또는 생명력의 전달물질 쯤으로 이해하고 계시는 모양이더군요. 글쎄요... 

그리고 순수하게 논리적인 측면에서 님이 쓰신 ""기가 허하다"라는 말은 무엇보다 뇌에서 발생하는, 혹은 신체에서 발생하는 전기자극들이 약하다는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하신 말은 단순히 님의 이해 또는 해석에 불과한 것이므로, 이 이해 또는 해석이 타당하다는 증거를 제시할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님에 대해 "karma는 글의 톤으로 볼 때 30대 초반의 남부지역 출신 여자임에 틀림없다"라고 임의대로 판단하고 나서 님에 대해 뭐라고 하면 웃기는 짓 아니겠습니까?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방에서도 기가 뭔지 정확하게 규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님이 아무런 근거가 없이 기=신체의 전기자극으로 규정하실 수는 없지요. 그리고 기가 신체의 전기자극 정도로 이해될 것이었다면 한방은 이미 끝장이 났거나 아니면 거의 완전한 과학적 재해석이 이루어져 있거나 할 겁니다. 신체전기자극이야 계측하면 알 수 있으니까요. 다음 문단에 쓰듯이 한방에서는 기가 뭔지 도저히 알 수 없게 규정해 놓았기에 아직도 기라는 개념에 잡혀 있는 겁니다. 그런데 님께서 이렇게 마구 규정하시면 되겠습니까?)

전 님이 말씀하신 '과학주의자'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란 그야말로 뜬구름잡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지요. 과거에 신경전달물질이나 신체자극의 전달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에 신체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번개는 신의 장난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지금은 번개가 발생하는 매카니즘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바람의 신이 바람을 조작한다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지금은 바람은 그저 공기의 이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제가 보기에 '기'란 번개의 신, 바람의 신 같은 것들입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물질적 매카니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사라져야 마땅한 그림자 같은 거지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표현에 대해 반박을 합니다. "서구인들에게 생명의 문제"라는 표현을 쓰셨더군요. 그게 아니라 현대과학에서 생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서구인들에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학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고, 과학에는 서구의 과학, 동양의 과학 같은 거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