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공적 활동, 그러니까 신문, 잡지, 방송과 같은 매체에서 행하는 진중권의 글쓰기, 말하기에는 불만 없습니다. 오히려 즐겨 읽고, 정말 진중권 박학다식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평론을 잘 모르지만 진중권의 영화평론이 다른 어떤 영화평론가의 글보다 더 잘 읽히고 재미있습니다. 아 정성일의 평론만 빼놓고요. 솔직히 진중권의 전공인 미학,철학계에서 그의 학문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중권의 공적 활동을 보면, 미학이 참 재밌는 거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떤 분이 말하기를 진중권은 어떤 단어를 사용할 때 그 개념을 자의적으로 사용하고(그분은 '텍스트'라는 단어를 가지고 그런 말씀을 하셨음), 너무 많은 분야에 대해 시비를 걸다보니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너무 자주 헛소리를 한다고도 하지만...그래도 진중권 재밌습니다, 상품성도 매우 높죠, 돈벌이까지 됩니다.

그런데 그가 그의 개인공간인 트위터, 블로그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형적인 사회 부적응자, 코쿤족, 오타쿠, 악플러와 다르지 않습니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고 사회생활하는 데 있어서 서툰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좀 그렇죠. 대개 인터넷에서 지나치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신기하게도 오프라인에서는 그런 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진중권도 좀 그런 면이 많이 보입니다. 나쁜 점은 아닌데 솔직히 좀 우습습니다.

그런데 일반인이 그냥 그러면 아무 불만없고 시비 걸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데 진중권은 그렇지 않죠. 그의 능력 덕분에 그의 인터넷 개인공간은 온전한 개인공간이 아닙니다. 수만, 수십만의 네티즌들이 매일 그의 개인공간을 찾고 그의 메시지를 수용합니다. 각종 대중매체에서의 활약으로 '진빠'도 어마어마하게 거느린, 준정치인의 지위까지 겸하는 사람이 진중권입니다.

그런데 진중권은 그러한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지 (사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거라 생각함) 특히 트위터에서 지나치게 이상한 짓을 많이 합니다. '우매한 대중'들이 진정한 아름다움, 미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임재범의 나찌 퍼포먼스를 찬양하는 게 우습다면서 자신의(진중권) 트위터 코멘트에 반발하는 네티즌들과 "너 따위"같은 단어를 써가면서 개싸움 벌이는 것은 약과입니다. 뭐 진중권은 우매한 대중들에 대한 조롱도 자신의 연구활동과 비슷한 뭐라고 덧칠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자살한 송지선 아나운서에 대해서도 막말한 경우처럼, 솔직히 사람이 덜됐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송지선 아나운서가 자살하기 전에, '수면제 먹었다 뛰어 내리고 싶다'는 글을 자신의 싸이 미니홈피에 올린 것을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조롱했죠. '엠앤엠 먹었다 번지점프 뛴건가'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많은 네티즌이나 일반 사람들이 송지선 아나운서의 그런 행동에 대해 "저 아나운서 왜 저러지, 좀 이상하네, 우울증 있나? 자살할 것 같은데.."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미쳤나 또라이네"라는 반응도 보이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일반인의 반응과 진중권의 반응은 매우 다른 파장을 가지고 있죠. 진중권 탓은 아니지만 실제로 얼마 후 송 아나운서는 진중권 표현대로라면 정말로 '번지점프'를 뛰었죠. 진중권은 그걸 접하고 무슨 생각을 했을가요?

진중권의 코멘트는 순식간에 수십,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죠. 그런 그가 한 아나운서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편견과 무지에 가득 찬 독설을 내뱉고, 조롱한 것은 정말 인간적으로 찌질한 행동이죠.


많은 분들은 진중권의 싸가지, 태도를 비판하는 것은 포커스가 빗나간 비판이라고 하시는데, 그 말이 맞긴 한데 솔직히 공감하긴 어렵습니다. 대중의 무지, 편견을 조롱하고 교화(?)하겠다는 그의 공적 활동은 그의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개인적인 활동과 거의 매치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편견, 무지, 오만함을 날것 그대로 진중권은 그의 개인공간에서 드러내죠. 거기다가 개인공간에서 더 잦은 공적발언을 쏟아냄으로써 오히려 그 자신부터 자신의 공적활동과 개인활동, 개인공간과 공적공간을 혼합시켰으니, 그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피드백을 하는 수용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그의 개인적 모습과 공적 모습을 결합해서 이해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예전부터 자살한 사람들 조롱하는 거 아주 못마땅했는데, 점점 더 찌질한 본 모습을 보여주는 거 같아서 아주 짜증납니다. 실제로 본 적 있는데, 정말 좀 그렇던데-_-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