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살인…英 법원, 자폐증 아들 살해한 엄마에 무죄 판결

이 사안에 대해 무죄판결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여? 법적으로 이 판결을 해석해보면 위법하지만 책임이 조각되어 무죄라고 본 듯 합니다. 대충 기사내용에서 어머니의 힘든 처지등에 대해 적고 있는 것을 봐서 그렇게 판단되네요.

책임이 조각되는 근거로 자폐증 아들을 살해 한 동기가 사랑때문이라는 이유인데 결국은 책임고의가 없다는 의미인 듯 해요. 살인의 구성요건적 고의란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인식과 의사이니 이것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니깐요.

특별히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부정의에 대한 정의를 세운다든지, 긴급한 위험회피를 위한 행위라든지, 사회상규적인 관점에서 일반인도 옳다고 평가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게 위법성이 없다고 한다면 살인이라는 행위의 위법성 평가에 있어 개인의 사랑이라는 특정 동기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결과가 되는 것은 법적안정성을 극도로 해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책임(=비난가능성)의 문제 즉 기대가능성이라는 측면과 책임고의(=심정반가치)의 측면이 검토되어야 할 듯 싶네요.

우선 구체적인 개인의 입장에서 자폐증 아들을 살해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는지가 문제됩니다. 역으로 표현하면 살인외에 다른 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는가 하는가 하는 문제가 되겠습니다.

대표적으로는 1) 납부된 어부가 북한지역내에서 찬양 고무행위를 한 사건이나 2) 대학교입시시험에서 우연한 기회에 출제된 시험문제를 알게되어 답을 암기하여 답안지를 기재한 경우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

자폐증 아들을 살해한 저 사건에서 아버지의 심한 폭행이 있었고 그로 인해 피해 도망다닌 점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살인외에 다른 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는 듯 합니다. 주위에 보면 자폐증 환자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남편의 폭력으로 탈출해서 먹고 살 마땅한 대책이 없었고 그 결과 같이 자살하려고 한 측면은 있지만 어머니가 노동자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장애가 있지 않는한 기대불가능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저 자폐증 어머니의 살해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할 수 있는 논거는 이른바 심정반가치 즉 윤리적인 차원에서 그 여자의 행위를 비난할 수 없다는 것 밖에 없는데 해당 법원이 제시한은 논거로 볼때 이 점이 가장 주효하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입니다.

와인 윌리엄스 판사는 이본느가 글렌을 살해한 것은 사랑 때문이지 악의가 있어서 한 것은 아니라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본느가 가족에게 되돌아가야 한다고 판결했다. 윌리엄스는 이번 결정이 자신의 판사 생활 중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며 다만 이본느에 대해 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윌리엄스 판사는 이본느가 아들을 잃음으로써 이미 충분한 처벌을 받았다며 그녀가 아니면 글렌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며 살해를 생각한 것은 불합리한 일이지만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사랑과 열정으로 글렌을 돌봐온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웃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본느는 글렌에 대해 매우 헌신적이었고 사랑과 애정으로 글렌을 돌봐왔다. 하지만 그녀의 결혼 생활은 평탄치 못했다. 영국 공군 출신인 그녀의 남편 마크는 툭하면 그녀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이본느는 많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이웃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것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본느는 결국 한 달 전 글렌을 데리고 남편으로부터 탈출했으며 카디프의 한 호텔에서 글렌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본느의 변호사 존 찰스 리스는 "이본느가 글렌을 죽인 것은 사랑 때문이었다"며 "그녀는 아이들에게 헌신적인 어머니였다. 그녀의 정신적 문제가 살인을 초래했지만 이는 의료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본느는 구조된 뒤 경찰에 "목을 졸랐을 때 글렌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글렌이 행복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본느의 딸 카를라는 "엄마를 사랑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엄마 편이다"라고 말했다

심정반가치라는 고상한 말을 썼는데 결국 행위의 윤리적 측면을 본다는 것일 겁니다. 암튼 이 살인사건의 무죄는 윤리적 측면을 내세워서 무죄를 선고한 보기 드문 케이스가 아닐까 생가되네요.

다만 사랑의 살인이 가능한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할 수는 있을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