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관해 쓰기가 조심스럽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최근 생각을 간략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생각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하듯 지금 한국은 집권자와 집권당의 연속되는 실정으로 국가재앙에
가까운 상태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2012년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희망은 있는가?

 나는 참여정부가 부동산 정책, 남북관련 등에서 기대와 달리 실정을 많이 범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그 실패의 뿌리가 그렇게까지 심각하다는 건 미쳐 못느끼고 있었다.
 그것을 여기 아크로에 와서 정치 관련 글을 읽으면서 여러 실상을 접하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그게
아마 내가 아크로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프를 보면 이른바 범 친노들은 지금도 노무현 신화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참여정부에서
굵직한 감투를 썼던 인사들이 노통의 비극 이후 뻔뻔한 얼굴 들고 다니며 지금도 야권연대 운운하는데 그 이름
마저 거론하고 싶지가 않다.

 지난번 어느 리더쉽 강좌에서 참여연대 부동산 거품제거 단장인 김헌동-김태동 전 경제수석 동생-씨가 이런
말을 했는데 그 역설의 표현이 재미있었다.

 "노대통령은 강남 사람들이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강남의 모든 가구에게 가구당 일백만달러 씩을 안겨주었다."

 일백만 달러면 현재 십수억원, 나는 이 금액이 거의 정확한 액수라는 걸 알고있고 김씨는 자신도 바로 그 수혜자
라고 실토했다. 사회양극화에 그 정부는 크게 공헌한 것이다. 아래 어떤 글에 담로님이 김종인씨가 노 정부에게
부동산 억제정책의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는데 노통이 듣지 않았다는 내용을 쓴 걸 읽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 동기이다.

 자, 그러면 희망은 있는가? 서프의 친노들은 자기네가 한국 정치를 다 요리하고 결정한다는 망상에 젖어있다.
사실 택시운전사나 설렁탕집 아주머니 같은 사람은 서프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대안은 미워도 고와도 민주당 뿐 아닌가? 아크로가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의 성향이 주류라는 글을 여기서
읽었다. 오래동안 필자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민주당에 별로 기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

 참여정부가 호남 민주당 세력과 이합집산의 곡절을 겪기는 했으나 현재의 민주당이 참여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이해찬 같은 사람은 원래 김대중의 사람이었고 현재의 민주당의 대부는 김대중 대통령
이다.
 어느 젊은 변호사가 -민주당은 서민정당인가?-라는 글을 쓴 걸 읽은 일이 있다. 국민,참여 정부시절 여러 정책
들을 도표와 수치로 비교한 글인데 그 결론은 민주당이 한날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보수적 정당이란 것이다.
민주당이 자기네 정책의 허술함을 깨닫고 <뉴 민주당 플랜>을 이태전 야심차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민주당 자신들도 잊어먹은듯 하다. 민주당에는 인물만 없는 게 아니고 국민에게 제시할
이렇다 할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정책도 없다.

 우리에게 메시아는 있는가? 메시아가 1012년 출현할 것인가? 이제 결론을 맺어야겠다.
현재 메시아는 없다.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몇몇 후보들을 보면 '참 한국에 인물이 이렇게도 없는가?' 라는
탄식만 나온다. 2프로 부족이 아니라 이십프로 오십프로라고 말하고 싶은 정도다. 최근 어느 강좌에 어렵사리
모신 김종인 전 수석은 이런 말을 두번이나 되풀이 말했다.
 -지도자 될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서 그때서야 공부를 시작하면 안되지요. 그러니까 실패하는 겁니다.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사람에게 공부는 이미 충분하고 넉넉하게 다아 되어 있어야 하지요.-

 미쓰 박이 지금 쪽집게 과외를 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여러명의 교수님이 법으로 금지된 불법과외를 하
느라고 땀을 흘리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 그런데 지방 군 행정 정도라면 모를까? 한 국가의 운영을 몇달의
과외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정책은 그렇다 치고 국가운영 철학이나 비젼은 또 무슨 과외로 해결하나?

 이건 미쓰 박 뿐만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민주당의 몇몇 예상 후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참여정
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도 텔레비에 나와서 말했다. -방향은 알겠는데 방법을 모르겠더라고.- 자유로운 방담자
리여서 그랬는지 그래도 솔직하구나 하고 느꼈다.

 윤여준 전 장관이 늦가을에 나오는 어느 강좌 예고 제목을 봤더니
 <제3의 정치공간과 리더십>이다. 이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다고 본다. 윤 전 장관이 현재 평화아카데미
원장을 맡아 정치지망자 교육을 하고 있고 그의 최근 발언들을 조금 관심 갖고 들어보면 그쪽에서 모종의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한다. 윤여준이 과거 보수쪽 싱크탱크인데 그게 뭐 새로울게 있냐고 말 할 사람이
있겠지만 현재 예측되는 배후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 이미 경륜과 생각이 검증된 몇몇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할 소지가 있
다는 것이다. 단순히 보수만이 아닌 온건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는 세력으로 말이다. 지금으로서는 여기까지이다. 
 참고로 평화아카데미의 이사장은 법륜 스님인데 나는 이 스님의 대북관계 인식이나 비젼이 김대중 대통령
의 그것을 완벽하게 계승보완한 것이어서 이 스님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제3의 정치공간, 혹은 세력- 그것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꿈꾸는 정치현실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늦기 전에 출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