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쿠데타와 사적제재를 동일하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좀 아닌 듯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박정희는 국가권력기관 그것도 공권력의 핵심인 군대의 장교였습니다. 군대라는 공적 조직을 이용한 것을 사적제재라는 범주에 포함시킬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엄격히 국군통수권자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위치였구요. 그리고 박정희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에 민간에 권력을 이양한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가권력기관이 제대로 국민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할때 최후의 수단으로서 사적제재를 검토해볼 수 있고 이 경우 요건을 충족했을 것을 전제로 정당방위나 기타 자연법 논의 등으로 써포트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 모든 사적제재를 긍정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6.25전쟁에서 인민군에게 부모를 잃은 형제가 있어, 간첩으로 의심되는 이웃을 살해하는 케이스의 경우 침해의 현재성 자체가 없습니다. 부모가 죽은지 이미 한참 되었는데 후에 그걸 빌미로 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할 수 있으며,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글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현실적으로 저런 방법이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건대학생의 경우 특히) 따라서 이것도 논거로 타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사적제재의 수난으로써 신상공개가 아에 처음부터 인정될 수 없는 것인가도 의문이라는 것이죠. 즉 애시당초 사적제재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이죠. 고액체납자라는 즉 세금을 안냈다는 이유로 신상공개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성범죄의 경우 인터넷상의 공개도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볼때 신상공개는 필연적으로 사적제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논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즉 사적제재에서 (절대로 허용될 수 없는) 강간등과 신상공개를 동급으로 취급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신상털이에 연좌제적 성격이 있다는 것도 조금 그렇습니다. 고액체납자 신상공개도 그럼 헌법이 금지하는 연좌제로 봐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연좌제라는 이유로 절대로 제재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논리의 비약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 역시 사안별로 경중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건대학생의 3종세트 발언은 아동성범죄나 몰카섹스비디오를 유통시키는 행위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보기 떄문에 신상공개라는 수단 역시 건대학생이 행한 행위에 합당한 대응수단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정당방위라는 것 자체도 사회적 합의입니다. 즉 이미 사적제재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안된다고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는 합의가 그 안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만 정당방위 상황이 아님에도 무분별하게 사적제재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 경우도 스스로 처벌을 감수하고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듯 합니다. 처벌한다는 것 자체가 사적제재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신상털이라는 현상이 상당부분 장난이나 재미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침해의 현재성이 없고 또 방위의사도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정당방위적 관점에서도 인정되기 힘들 것입니다. 즉 건대학생의 신상공개를 정당방위로 입론하는 논리는 똑같은 기준으로 논리의 비약 없이 현실적을 벌어지는 대부분의 신상털이가 잘못되었다는 결론 역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즉 사적제재를 인정하는 사람들도 (실정법적인) 법적 안정성 측면과 정의 측면으로 서로 조화시키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양자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여기서 사적제재가 되느니 안되느니 따져봤자 현실에서는 무한한 사적제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러한 사적제재 중에 어떤 것을 긍정하고 어떤 것을 부정함으로 법적 안정성과 정의 사이에 균형을 맞출 것인가가 문제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