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학생 건으로 신상털이의 가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다 일면적으로 타당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보편과 특수..고래로 부터 수많은 이들이 이 개념의 창을 통해 사유를 진행시켜 왔죠. 

시대에 따라 어느 한쪽이 더 강조되면서 당대의 언어를 주조하는 사유의 바탕이 되곤 했지만, 
그 유구한 정신사 속에서 어느 한쪽의 생각이 본질적으로 우세하다는 결론에 이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화해하고, 그렇게 두개의 개념은 치열하게 맞물려 돌아가면서
인간사의 많은 부분들을 해명하는 인간 이성의 유효한 개념틀이 되어왔죠..

고로 자기 문제가 되면 특수를 강조하고, 남의 일이 되면 보편을 말하는 인간들의 심리는
이성이 이 개념틀로 사유할 때 나타나는 꽤나 보편적인 현상인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 나야말로 더 바른 말을 하고 있다고 믿기 보다는,
본 논의를 통해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게 더 유익한 일이 되겠죠..

그다지 목숨걸고 싸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하나..

제 태생이 디씨 천출이다 보니 그바닥의 사정을 님들보다는 더 안다고 생각하는데..

디씨 정사갤은 이념화 된 수꼴군단들의 서식지이기 때문에 예외적인 편이긴 합니다만,
대개 홍어드립을 치는 애들은 그 드립만 치는 게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흉노드립도 자주 치죠..

경상도 욕, 전라도 욕 갖가지 기타 개드립들을 섞어가며 하는 애들이 훨씬 많고,
다들 배설의 맥락에서 그런 얘기들을 재미삼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정색을 하고 덤비면 그러는 게 짜증나서 더 그 짓을 하는 애들이 많죠.

디씨는 배설하는 동네이고, 자기는 그 룰에 의거해서 하는 말인데,
잘난체 하는 것도 아니고 니가 먼데 정색하며 훈계질이냐..

이런 식의 반응이 곧바로 날라오는 게 바로 디씨입니다..

곧 언어가 유통되는 구조의 합의가 다른 동네라는 말이죠.

제가 이런 애들의 말에 너무 무게를 두지 말라고 한 것도 그이유 때문입니다.

이건 디씨에 오래있어 보면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 모습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그 꼴을 너무나도 불편하게 지켜봤는데

걔들의 하는 말이 본인의 강고한 신념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 
(=물론 그런 애들도 꽤 있긴 합니다만..)

안습한 현실에 대한 스트레스+사회적 편견에의 합류+상당부분 유희의 차원이 뒤섞여 
본인 스스로가 그 드립을 동세대의 배설문화로"만" 여기고 있음을,
그 심리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지역차별 발언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정색하고 말하면 할 수록 더 삐딱하게만 나가는 것..

그게 스스로 그 충고 자체가 틀렸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그런 식의 꼰대스런 충고와 간섭 자체를 못견뎌하고, 

그걸 정색씩이나 하며 말하는 재수없는 인간들에 대한 반감을 
그 드립을 더 치는 것으로 되갚아 주는 반응에 가깝다는 것.. 

그런 장면들을 여러번 목격하게 됐었던 거죠..

제가 홍어드립을 너무 심각하게"만" 바라보지 말라고 주문한 것,
요즘 세대들이 치는 홍어드립을 두고는, 
뭔가 다른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 것,

그게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고..

고로 얘들이 다 경상도출신인지도 저는 잘 확신할 수가 없더군요..
경상도 인구비중 만큼 경상도쪽에 그런 애들의 비율이 많다고 하면 수긍할 수 있겠지만..

무조건 경상도이기 때문에, 또 경상도인들 만이 
그런 개드립을 치고 있다라고 믿는다면,

그건 젊은 애들이 공유하는 하위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반증 밖에 안되는 것이겠죠..

고로 지나치게 관념적으로만 이 문제를 바라보지 말자는 것..
그게 곧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사실 신상털이 건은 디씨에서도 여러번 있었죠..

그게 피해자가 한 짓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한 정의로운 누군가가 한 짓도 아닌 

제 삼자가 오, 이거 재밌는 떡밥이네 싶어..
낄낄거리며 한쪽을 털어버린 후 
자기는 쏙 잠수 타버린 사례가 실제로는 훨씬 더 많았다는 거..

님들은 그런 차원은 전혀 배제한 채 얘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님들의 옹호논리가 혹여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를 걸어주는 격이 될 수도 있음을,
현실적인 그런 사례들도 분명히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겠죠..

아무튼 이 건을 두고 나올 말은 거의 다 나왔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 서서히 열기를 식혀보는 것도 괜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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